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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류현진 탐구생활①] 제구 천재, '재기의 신'이 되다[창간 54]

30대 중반 늦은 나이에 받은 팔꿈치 인대 접합수술.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자신의 별명 ‘괴물’처럼 보란 듯이 재기해 다시 메이저리그(MLB) 정상급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현장과 미국 매체들은 연일 류현진의 투구를 다시 조명하고 있다. '구속 혁명' 시대에 느린 공과 제구로 MLB 무대를 호령한 류현진은 세계야구에서도 독보적인 존재다. 일간스포츠는 창간 54주년을 맞이해 류현진의 특별한 제구력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탐구했다. 학창시절 은사부터 프로 무대에서 그를 이끈 선배들의 얘기를 두루 들었다. '슬로 커브' 신드롬을 일으키다류현진의 야구 인생은 재기의 연속이었다. 고교(인천 동산고) 2학년이었던 2004년 인대접합 수술을 시작으로 총 4번이나 수술대에 올랐다. 2015년 5월 받은 어깨 관절와순 봉합 수술은 투수에게 사형 선고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7%에 불과한 재기 확률을 이겨냈다.투구 내용은 더 좋아졌다. MLB 2017시즌, 류현진은 이전(2013~2016)까지 던지지 않았던 컷 패스트볼(커터)을 장착해 새 주무기로 만들었다.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지는 이 공으로 ‘이전 주 무기’ 체인지업을 대비했던 상대 타자를 제압했다. 류현진은 MLB 진출 뒤 두 번째 수술을 받고 돌아온 올해도 전과 다른 투구 래퍼토리를 보여줬다. 이번엔 커브를 활용했다. 류현진이 MLB 평균자책점 1위(2.32)에 오른 2019시즌, 커브는 구사율 12.2%에 불과한 그의 5번째 구종이었다. 올해는 구사율은 17.6%다.다른 점이 있다. 2019시즌 72.7마일(116.9㎞/h)이었던 커브 평균 구속은 올 시즌 68.5마일(110㎞/h)로 더 느려졌다. 66.1인치(167.9㎝)였던 수직 무브먼트(낙폭)는 올해 72.6인치(184.4㎝)다. 선수 시절 빼어난 커브를 구사했던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은 "힘을 빼서 던지면 누구나 구속 차이를 낼 수 있지만, 상대 타자가 쉽게 알아챌 수밖에 없다. 100% 투구로 60~70마일대를 오가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슬로 커브 구사는) 류현진만의 능력일 수 있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열두 살에 완성된 투구 자세현재 류현진의 커브는 사실상 새로운 구종이다. 어깨 수술 뒤 커터를 장착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특유의 구종 습득 능력과 이를 정확히 던지는 제구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류현진의 제구력에 대해 일정한 릴리스포인트나 타고난 감각을 말하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본지는 그 원천을 알기 위해 오랜시간 류현진을 지켜본 선배·지도자를 찾아가 얘기를 들었다. 류현진이 KBO리그 신인이었던 시절(2006년) 당시 한화 이글스 사령탑었던 김인식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구속은 빠른 편이었지만, 제구력은 지금처럼 뛰어나지 않았다"라고 돌아봤다.김 감독이 주목한 건 투구 자세였다. 그는 "내 눈에는 아주 괜찮았다. 기본기가 탄탄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당시 투수 파트 지도자들에게 "류현진의 투구 자세를 건드리지 말아라"라는 지시까지 내렸다고 한다.류현진은 투구 자세는 정석이다. 군동작 없이 중심이동이 이뤄지고, 오른쪽 어깨·왼쪽 어깨·왼쪽 팔꿈치가 수평을 이루기 때문에 운동에너지 손실이 적다. 체구(키 190㎝ 몸무게 113㎏)에 비해 뛰어난 유연성은 익히 알려진 강점이다. 류현진의 중학 시절(동산중) 은사 이찬선 전 감독은 "투구를 처음 본 순간부터 틀이 잡혔다고 생각했다. 지금도 (처음 봤을 때와 비교해) 크게 달라졌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라고 전했다. 류현진의 투구폼은 이미 초등학교 시절 완성됐다는 의미다. '야구 꿈나무' 류현진이 탄탄한 기본기를 갖출 수 있도록 이끈 지도자는 이호영 전 창영 초등학교 코치다. 이 코치는 "키킹하는 발(좌투수 기준 오른발)을 자신(류현진)의 신발 크기 기준 아홉 발자국 앞까지 뻗어서 투구하도록 조언했다. 팔 힘만으로 던지지 않도록 말이다. 투구 마지막 동작에서 상체(가슴 기준)가 포수 방향 쪽에서 멈출 수 있도록 지도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절대 시선을 포수 미트에서 떼지 말아라'라고 해줬다"라고 말했다.당시 어린 선수들은 훈련보다 실전을 더 좋아했지만, 열두 살 류현진은 하체를 활용하는 투구와 제구력을 강조하는 지도 방침에 흥미를 느꼈다고 한다. 이 전 코치는 "총 연습 투구 기준으로 80% 이상 스트라이크존(S존)에 던지도록 주문했는데, 이걸 유독 즐거워하더라"라고 돌아봤다. 25년째 숙성한 한결같은 투구폼. '제구 아티스트' 류현진을 만든 첫 번째 요인이다. 여기에 볼넷 허용을 유독 싫어하는 투구 성향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주전 포수로 신인 류현진과 배터리 호흡을 맞춘 신경현 경남대 감독은 "어느날 류현진에게 '너는 유인구는 안 던지냐'라고 물었더니 '저는 볼넷이 제일 싫습니다. 차라리 홈런을 맞는 게 낫습니다'라고 하더라. 당돌했지만 납득할 수 있는 대답이었다"라고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랬다. 이호영 전 코치도 "류현진은 당시 직구·슬라이더·커브만 던졌지만, 유인구로 스윙을 끌어내기 보다는 S존에 던지는 정면 승부를 즐겼다"라고 전했다. 신경현 감독도 "류현진이 가장 좋아했던 승부는 체인지업을 S존 안에 던져 얻은 범타였다. 직구 정면 승부보다 더 과감한 게 아닌가"라고 했다. 볼넷을 투수의 치욕으로 삼는 성향. 류현진이 정교한 제구력을 갖게된 근본적인 배경이 아닐까. (2부에서 계속)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9.25 14:30
야구

스타는 리더가 못 된다? 편견 깬 이강철

프로야구 이강철(55) KT 위즈 감독은 2021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우승을 이끌었다. 해태 타이거즈 투수였던 1996년 KS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그가 사령탑으로도 정상에 선 것이다. KBO리그 39년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선수 시절 KS 우승 반지 5개를 수집한 이강철은 152승을 거두며 리그 통산 다승 3위에 올라 있다. ‘스타 출신 감독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야구 속설에 정면으로 맞선 게 이 감독이다. 늘 겸손하고, 공부한 덕이다.2005년 선수에서 은퇴한 이 감독은 KIA 타이거즈 투수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2시즌을 마친 후에는 염경엽 감독이 이끌던 키움(당시 넥센) 히어로즈의 수석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KIA의 차기 감독 후보로 꼽혔던 그가 ‘꽃길’을 포기한 것이다. 다른 팀에서 다른 야구를 배우기 위해 고교 후배를 보좌하러 간 것이다. 이후 4시즌 동안 그는 염 감독의 세밀한 야구를 함께했다.이 감독은 2017시즌부터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김태형 감독도 그의 후배다. 이 감독은 김 감독이 던지는 승부수를 배웠다. 디테일 야구와 스케일 야구를 차례로 경험한 것이다.투수 전문가인 이 감독은 이 과정을 통해 야구를 보는 시야를 넓혔다. 그리고 2017년 두산 퓨처스(2군) 감독을 맡은 후 본격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 감독은 “(2군을 맡아) 직접 경기를 운영하며 ‘난 아직 감독이 될 준비가 부족하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값진 경험이었다”고 돌아봤다.이 감독은 2018년 11월, 우리 나이로 53세에 KT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첫 시즌 그가 가장 큰 변화를 준 쪽은 야수진이었다. 새 야수들을 기용하고, 적극적으로 타순을 바꿨다. 공격적인 작전 지시로 한 베이스를 더 보내는 ‘기동력 야구’를 실현했다. 코치 시절부터 관심을 가졌던 ‘데이터 야구’도 접목했다.물론 다 성공한 건 아니다. 타격이 강한 오태곤(현 SSG 랜더스)을 유격수로 내세웠지만, 공·수 모두에서 기대했던 효과를 보지 못했다. 발이 빠른 심우준을 1번 타자로 썼다가, 30경기 만에 이를 포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어려울수록 참모(코치)의 말에 귀를 열었다. 틀린 걸 빨리 인정하며 오답 노트를 채웠다.시행착오가 점차 줄었다. 그렇게 강해진 리더십은 점차 좋은 결과를 내기 시작했다. 백업 선수였던 배정대를 주전 중견수로 내세운 선택이 대표적이다. 이 감독도 “지난 3년 동안 가장 잘한 판단”이라고 했다. 조바심을 내며 완패(시리즈 전적 1승 3패)를 당했던 두산과의 지난해 플레이오프(PO)도 값진 교훈으로 삼았다. 1년 만에 더 강해진 KT는 KS에서 다시 만난 두산에 4연승 하며 설욕했다.해태 출신의 한 야구인은 “선수 시절 이강철은 야구를 잘했다. 그러나 해태에선 대단한 스타가 아니었다. 더 뛰어난 투수, 더 대단한 타자가 많았다. 이강철은 그런 환경에서 겸손했고, 잘 배웠다. 그 노력이 오늘 그가 감독으로 성공한 자양분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선수 시절 이 감독은 선동열·조계현·김정수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에게 밀렸다. 스스로 “난 2인자였다”고 인정했다. 그래서 감독 부임 후에는 “지도자로는 1인자가 되고 싶다”고 했다.이 감독은 서두르지 않았다. 무리하지 않았다. 코치, 선수들과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갔다. 그렇게 ‘만년 꼴찌’ 막내 팀 KT를 맡은 지 3년 만에 통합 우승으로 이끌었다. 선수 시절 그의 투구폼처럼 유연하면서 강한 ‘강철 매직’이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1.22 07:58
야구

돌아온 김강률 "키플레이어 평가? 감사한 마음"

김강률(32)은 김태형 두산 감독이 꼽은 마운드 운영에 키플레이어다. 2018년 10월에 아킬레스건 부상을 당한 뒤 재활기를 보내며 2019시즌을 통째로 쉰 투수다. 그러나 150km(시속) 대 강속구를 뿌렸고, 클로저와 셋업맨을 맡은 경험도 있다. 그가 예전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면 두산은 더 안정감 있는 허리진을 구축할 수 있다. 김강률은 지난 23일에 열린 두산의 자체 청백전에서 백팀의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2018년 10월 12일에 열린 정규리그 NC전 이후 약 1년 5개월 만에 잠실구장 마운드에 섰다. 공식전은 아니었지만 의미가 있었다. 1이닝 동안 공 20개를 던지며 피안타 없이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42km(시속). 지난 2월 24일 일본 미야자키에서 열린 세이부전에서 실전 복귀전을 치렀고, 이후 세 경기에 더 등판해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아직 정상은 아니다. 김강률도 "부상 부위에 통증은 없지만 아직은 몸의 움직임이 100%는 아니다. 개막 전까지 청백전을 통해 구위를 끌어올리겠다"고 했다. 김태형 감독도 조바심을 내지 않는다. 그는 "강점인 강속구를 던질 수 있을 만큼 밸런스가 회복될 필요가 있다. 불펜 자원이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무리시키지 않을 생각이다"고 했다. 그러나 한 시즌(2019년) 동안 등판하지 않은 선수는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 김강률은 "시국(코로나19)으로 인해 시간을 벌은 건 사실이다. 감독님의 배려를 잘 알지만, 개막부터 1군에서 동료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웃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시범경기가 취소됐다. 청백전만으로는 밸런스 회복에 다가서기 어렵다. 일단 트레이닝 파트에서 제시하는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몸을 만들고, 과거 영상을 보며 자신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있다. 2017시즌 투구폼을 기준으로 삼았다. 팔 스윙이 커지고, 투구 보폭이 달라진 점을 살폈다. 전력분석팀에서 제공하는 청백전 영상과 비교한다. 지도자들과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일과 시간이 끝나도 인터넷을 통해 과거 경기 영상도 수시로 보고 있다. 화두는 제 모습으로 돌아가는 것. 김태형 감독은 미야자키 2차 캠프 종료 뒤 총평을 하며 "불펜은 김강률이 키플레이어다"고 말했다. 이형범, 함덕주에 이어 클로저급 셋업맨이 돼주길 바란다. 김강률은 "부상 전에 투구를 염두에 두시고 그런 평가를 해주신 것 같다. 감사드린다. 그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자신이 부상을 당한 사이 불펜에서 중책을 맡게 된 후배들에 대해서도 "자극제가 될 수 있다. 선의의 경쟁으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0.03.25 08:58
야구

순조로운 박세웅의 수술 뒤 복귀 시즌

10구단 모든 지도자가 공감한다. 확실하게 1승을 기대할 수 있는 국내 선발투수 한 명의 존재가 얼마나 절실한지 말이다. 1위 SK에는 김광현(31)이 있다. KIA가 5강 경쟁을 흔들 수 있는 팀으로 인정받는 이유도 에이스 양현종(31)이 제 모습을 되찾았기 때문이다. 두산, 키움 등 현재 상위팀에도 내년이 더 기대되는 젊은 투수가 있다. KT와 NC, 삼성도 올 시즌 희망을 봤다. 최하위권에 있는 롯데도 위안은 있다. '안경 에이스' 계승자 박세웅(24)이 첫 시련을 순조롭게 넘기고 있다. 2017시즌이 끝난 뒤 오른 팔꿈치에 이상이 생긴 그는 2018년은 재활을 통해 부상 회복을 노렸지만 실패했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에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야구공을 잡은 뒤 처음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짧지 않은 재활기를 잘 마쳤다. 박세웅은 "여러 단계를 거친 뒤 공을 던질 수 있을 때 즈음에 다시 이전 단계로 돌아가거나 멈추는 사례도 있다고 들었다. 나는 문제 없이 소화했다. 심적으로 크게 흔들리진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도 갖던 의구심을 지웠다. '더이상 아프지 않다'는 믿음이 생기면서 팔 스윙에 자신감이 생겼다. 2018시즌에 그를 본 이순철 SBS 스포츠 해설위원은 "투구폼에 비해 공이 말려서 들어가고 있다"고 했다. 공 끝에 힘을 잃었다는 얘기다. 2017시즌에 시속 143.3km던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부상 뒤 141.5km로 떨어졌다. 그러나 수술 뒤에는 144.2km까지 올랐다. 투구 시작 동작부터 손끝에서 공이 떠나는 메커니즘, 그리고 포수 미트에 공이 들어갈 때에 전해지는 힘까지 2017시즌과 흡사하다는 평가다. 재활 기간 동안 변화를 준 슬라이더도 정착하고 있다. 횡으로 휘는 정도는 이전보다 덜 꺾이지만 구속은 시속 4.5km가 늘었다. 우타자 바깥쪽 낮은 코스로 들어간다. 기존에 주무기는 포크볼이었다. 위력도 있었다. 그러나 팔에 부담을 줬다. 무엇보다 올 시즌에는 통하기 어려웠다. 포수진의 포구 실수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네 경기에서 박세웅이 마운드 위에 있을 때 폭투나 포일은 없다. 성적도 준수하다. 지난달 7일 키움 고척전에서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고, 이후 세 경기에서도 모두 5이닝 이상 막아내며 3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7월31일과 지난 9일 나선 삼성전에서는 모두 승리투수가 됐다. 올 시즌 승수와 평균자책점은 중요하지 않다. 롯데뿐 아니라 한국 야구를 이끌어갈 우완 투수로 평가받던 그가 부상 암초를 만났고, 긴 재활 끝에 건강한 모습으로 1군 무대를 소화하고 있는 점이 중요하다. 박세웅은 3선발 이상의 역할을 해줘야 할 투수다. 자존심을 구긴 롯데의 재건을 주도할 투수다. 연착륙에 의미를 부여해도 부족하지 않다. 안희수 기자 2019.08.12 06:00
야구

'한화 이적' 신정락 "내 공을 던질 수 있는 밸런스를 찾겠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우완 사이드암 투수 신정락(32)이 각오를 전했다. LG 소속이던 신정락은 지난 28일 베테랑 투수 송은범과 1대1 트레이드로 한화에 영입됐다. 구단은 "불펜진 운용에 다양성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30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만난 한용덕 감독도 "불펜에 같은 유형의 투수가 많다. 서준이 지난 시즌보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옆구리 투수가 필요했다. 마침 LG와 카드가 맞았다. 일단 남은 시즌은 셋업맨으로 활용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장기적으로는 선발투수로도 활용할 계획이 있다. 마구로 불리는 변화구를 던지는 투수였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현란하게 휘어 들어갔다. 그러나 공익 근무 요원을 마치고 복귀한 2017시즌 이후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마무리투수로 나서기도 했지만 지키지 못했다. 올 시즌은 23경기에서 1승1패·4홀드·평균자책점 9.47을 기록했다. 부진한 성적이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신정락은 반등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던 이유는 너무 팔을 자주 올리고 내린 탓이다"고 했다. 자신의 투구를 정립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명확한 지향점을 갖고 투구폼과 밸런스를 만들 생각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무브먼트 회복이다. 이전까지는 상대가 공략하기 쉬울 만큼 무브먼트가 적었다고 봤다. "내 공을 던질 수 있는 투구가 가능한 밸런스를 찾기 위해서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2010년 1라운드 1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10년 동안 핀스트라이프를 입었다.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채 떠나는 아쉬움이 크다. 그러나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신정락은 "그동안 응원을 주신 LG팬께 감사 드린다. 갑작스러운 이적이기 때문에 당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기회가 왔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팀에 도움이 되는 투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수원=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 2019.07.3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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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컨트롤과의 싸움' 박종훈, "전반기는 75점"

2016년 박종훈(SK)은 계산이 서지 않는 투수였다. 데뷔 후 한 시즌 최다인 8승을 기록했지만 세부 성적이 만족스럽지 못했다.문제는 컨트롤. 리그에서 가장 많은 볼넷을 허용했다. 심지어 사구(死球)도 1위였다. 투구폼의 이점을 활용하지 못했다. 정통 잠수함으로 릴리스포인트가 지면에서 불과 28cm 떨어진 높이에서 형성돼 타자가 상대하기 까다로울 수 있다. 하지만 강점을 활용하기도 전에 자멸하는 경기가 많았다.그러나 2017시즌 전환점을 돈 박종훈은 놀라울 정도로 다른 모습이다. 전반기에만 이미 8승을 따냈다. 데뷔 첫 10승 고지가 눈앞이다. 평균자책점도 3.84로 낮다. 9이닝당 볼넷 허용은 5.85개에서 4.35개로 1개 이상 낮췄다. 여전히 볼넷이 많지만 갑작스럽게 흔들리는 횟수가 적어졌다. 4월 16일 대전 한화전에선 무려 606일 만에 선발 무사사구 경기로 시즌 첫 승을 따내기도 했다. 6월에는 5경기에 등판해 리그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 1.65(2위 켈리 평균자책점 1.80)를 기록했다. 그는 스스로 올 시즌 전반기를 "75점"이라고 평가했다. -전반기를 자평을 한다면."이전보다는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성적도 향상됐다. 아쉬운 점은 여전히 컨트롤이다. 컨트롤이 좀 더 안정됐으면 한다. 그러면 충분히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볼넷 여파로 긴 이닝을 책임지지 못한 게 아쉽더라." -그래도 커리어 하이인 8승을 전반기에 달성했다."생각 이상으로 운이 많이 따랐다." -올스타 휴식기가 시작되는데."작년에는 이 기간 동안 특별한 계획이 없었다. 부족한 부분을 생각하는 것보다 쉬면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올해는 데이브 존 투수코치와 라일 예이츠 퀄리티 컨트롤 코치, 최상덕 투수코치님께서 각기 다른 숙제를 내주셨다. 자세하게 이야기하기는 어렵지만 가장 기본적인 마인드, 마운드 위에서의 포커페이스 그리고 심판 콜을 최대한 신경 쓰지 않는 자세 등이다." -전반기 가장 아쉬운 경기를 꼽자면."NC전(6월 21일 1-2 패)이다. 볼넷이 5개로 많았다. 돌이켜 보면 좀 더 편안하게 할 수 있었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팀이 이길 수 있었는데….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던 롯데전에서도 초반 볼넷으로 고전했지만 5⅓이닝(3실점)을 버텼다."원래의 나였으면 1~2회 볼넷을 내주고 자멸했을 거다. 하지만 3회 마운드에 올라갈 때 일부러 웃었다. 3회부터 '재밌게 하자'는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 이렇게 해서 못 던지나, 저렇게 해서 못 던지나 큰 차이가 없는 거 아닌가. 최근 투구 내용이 좋지 않을 때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마음을 잡았다. 내가 언제부터 박종훈이었나."-정통 언더핸드인데 허리는 안 아픈가."트레이닝 파트에서 몸 관리를 정말 잘 해준다. 아픈 곳이 전혀 없다.(웃음) 폼 때문에 다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많이 해주시는데 이젠 아플 수 있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작년에는 후반기(2승6패 평균자책점 7.35)에 워낙 부진했다."커브에 대한 부담이 많았다. 7월쯤에는 컨트롤이 되지 않아서 그 이후부터 잘 던지지 않았다. 지금은 그런 문제가 없다." -커브의 컨트롤이 안 된 이유는."너무 좋았을 때만 생각하고 커브를 던졌다. 그러니까 오히려 몸에 맞는 공이 나오더라." -올 시즌에는 어떤 부분이 달라진 건가."예이츠 코치님이 항상 '네가 던지는 공은 타자가 쉽게 못 친다'고 말씀해 주신다. 데이브 존 코치님도 '타자와 싸우면 이길 수 있다'고 자신감을 심어주신다. 최상덕 코치님도 마찬가지다. '볼을 던져도 원래 그렇게 구사하려고 했던 것처럼 행동하라'고 하신다. 그래서 자신감이 생겼다. 투구 폼이 느려서 도루도 곧잘 내주지만 득점은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외국인 타자에 강점을 갖고 있었지만 올해는 안타도 많이 허용했다."기록상은 안타지만 뭔가 깨끗한 안타가 아닌 느낌이다.(웃음) 여전히 부담은 없다. 외국인 타자나 국내 타자나 상대하는 건 비슷하다." -주자가 유독 3루에 있을 때는 실점이 적다."나도 그 부분이 짜증난다.(웃음) 주자가 1루나 2루에 있을 때는 왜 이렇게 못 던지나 모르겠다. 주자가 3루에 있으면 편하다. 1루에 있으면 등 뒤에 있는 주자가 신경 쓰여서 마음이 급해질 때가 있다. 반면 3루는 주자가 눈에 보이지 않나. 좀 더 여유 있는 투구폼으로 던질 수 있다." -전반기를 점수로 평가한다면."75점이다. 지난해보다 성적이 좋아져서 70점 그리고 볼넷이 줄어서 추가 5점. 하지만 아직도 볼넷이 많고 사구가 적지 않다. 여기에 심판 판정에 신경도 많이 쓴다. 채워야 할 점수가 많다." -후반기 두 자릿수 승리도 눈앞인데."승리보다는 볼넷을 절반 정도로 줄이는 게 중요하다. 주자가 1루에 있을 때 2루 도루를 줘도 상관없지만 볼넷은 주면 안 된다." -시즌 10승이 갖는 의미도 있지 않나."(김)광현이형이 나한테 '풀타임 3년을 해서 10승을 못하면 바보'라고 얘기한 적이 있다. 그 바보가 되기 싫어서 해야 한다.(웃음)" -외국인 투수인 메릴 켈리를 통해 많은 걸 배우는 것 같다."국내 투수들은 여러 사람의 손을 많이 탄다. 하지만 외국인 투수는 트레이너도 잘 찾지 않더라. 이전에는 경기 전 마사지를 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생각이 좀 바뀌었다." -구체적으로 이야기하자면."켈리는 경기 후 어깨 아이싱도 거의 하지 않는다. '아이싱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하더라. 피로가 덜 풀리고 위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안 해보니까 큰 차이가 없더라. 켈리뿐 아니라 다른 선배들한테도 많은 도움을 받는다. (윤)희상이 형도 조언을 해준다. 지금까지 난 포수 사인에 따라서만 열심히 던지는 투수였다. 이제는 나만의 투구 패턴을 만들어 가고 싶다." -많이 성장한 모습이 보인다."작년에는 솔직히 이기적이었다. 나만 이기면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팀이 패하더라도 내가 잘 던졌으면 만족했다. 이젠 팀이 이겼으면 좋겠다. 내 위치에서 내가 할 일이 보이더라. 주눅이 들 필요도 없다. 자신감 있게 던지는 것,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7.07.17 06:00
야구

레나도 대신 최충연, 스피드와 자신감을 되찾다

삼성 새 외국인 투수 앤서니 레나도(28)가 부상으로 당분간 이탈한다. 고졸 2년차 우완 투수 최충연(20)이 레나도의 공백을 메울 임시 선발로 낙점됐다.김한수 삼성 감독은 27일 열린 2017 KBO리그 미디어데이 팬페스트에서 31일 KIA와의 홈 개막전 선발 투수로 페트릭을 예고했다.에이스로 점찍은 레나도가 지난 24일 두산과의 시범경기 마지막 선발 등판에서 오른 가랫톳 근육 부상을 당해서다. 그는 상대 선수의 타구에 팔을 맞는 과정에서 이를 피하려다 허벅지 안쪽 근육이 몰렸다.검진 결과 최소 한 달 이상의 공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삼성은 레나도를 일본 요코하마 이지마 병원으로 보내 조기 복귀를 계획한다.레나도가 빠지게 됨으로써 빈 자리를 메워야한다. 5선발 경쟁을 펼친 최충연, 정인욱, 최지광 등 가운데 김한수 감독은 최충연에게 가장 먼저 기회를 주기로 했다. 신인 최지광은 시범경기 구원 투수로만 나왔다.갑작스런 투구수 증가가 부담스럽다. 정인욱은 세 차례 시범경기에서 6이닝 2실점을 기록했지만 제구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삼성은 페트릭-윤성환-우규민-장원삼-최충연으로 선발진을 운영해야 한다.최충연은 올 시범경기 세 차례 등판에서 부진했다. 8이닝을 던지면서 13안타를 내줬고 평균자책점은 10.13에 달한다. 볼넷이 7개나 되는 등 아직 제구력이 부족하다.하지만 김한수 감독의 선택은 최충연이다. 그는 2016년 삼성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기대주다. 장차 삼성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할 자원으로 여겨진다. 삼성의 한 코치는 "최충연은 3년 내에 삼성의 우완 선발 투수로 성장할 것이다"고 자신했다.삼성과 최충연이 기대하는 건 스피드 회복이다. 최충연은 고교 시절 150㎞대 빠른 공을 던졌다. 그런데 7⅔이닝을 던진 지난해 직구 최고 시속은 141㎞에 그쳤다. 올 시범경기에선 149㎞까지 나왔다. 최충연이 지난해와 다른 2017시즌을 기대하는 가장 큰 이유도 스피드다. 그는 "지난해는 전광판을 보면 스피드가 136~137㎞에 그쳤다. 구속이 떨어져서 불안했다"고 털어놨다. 투구폼 변경과 함께 밸런스를 되찾았고, 이는 스피드와 자심감을 향상으로 연결된다. 최충연은 "지난해는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밸런스가 맞지 않았다. 팔이 제대로 넘어오지 않은 상태에서 힘으로만 던지려고 했다. 올해는 투구폼을 간결히 하면서 상하체 밸런스가 맞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여겼다. 아쉬움 가득했던 첫 시즌을 보내면서 배운 것도 많다. 그는 "지난해는 멋 모르고 했던 것 같다. 올해는 개막 엔트리에 포함돼서 1군에 끝까지 남아있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최충연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진 않는다. 10개팀 모두 개막 3연전 엔트리에 최대 3명의 선발 투수를 포함시키는 일반적이다. 그래도 임시 선발로 뛴다는 건 개막 엔트리에 포함된 것과 마찬가지다. 그는 "바뀐 투구폼이 아직 내 것으로 완벽히 만들진 못했지만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형석 기자 2017.03.29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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