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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나 만들까요? 아빠" "쓸데없는 소리" 박민호의 방황과 '행운'의 승리 [IS 피플]

"작년에 야구 인생에 마침표 찍을 고민…"지난 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승리 투수는 사이드암스로 박민호(32·SSG 랜더스)였다. 팀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박민호는 2이닝 무실점 쾌투로 '행운의 승리'를 따냈다. 2022년 4월 5일 수원 KT 위즈전 이후 757일 만에 따낸 개인 통산 14번째 승리였다. 경기 뒤 구단 홍보팀을 통해 소감을 전했는데 내용이 꽤 인상적이었다. 야구 인생에 고민의 흔적을 드러낸 그는 "후배들도 1군 무대에서 좋은 경기할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2일 한화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박민호는 "(기사를 보고) 연락이 너무 많이 왔다"며 멋쩍게 웃었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경기를 많이 못 나갔다. 1군에 있는 한 달 동안 못 나간 적도 있다. 2년이라는 시간이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던 거 같다"며 "어렸을 때부터 야구를 좋아했고 (선수) 하기 전에도 문학구장(현 인천 SSG랜더스필드)을 자주 갔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야구했는데 이제 야구의 페이지를 덮어야 하나 그런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동인천중-인천고-인하대를 졸업한 박민호는 '인천 토박이'다. 2014년 신인 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33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에 지명, 고향 팀에서 프로 데뷔하는 '행운'을 안았다. 하지만 활약이 미미했다. 2020년 두 자릿수 홀드(11개), 2021년에는 3년 연속 40경기 이상 등판했으나 1군에서 자리 잡지 못했다. 2020시즌 뒤 받은 손목 수술 영향이 작지 않았다. 여러 이유로 지난 시즌 뒤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했다.베이커리를 운영 중인 아버지에겐 "빵이나 만들까요? 아빠"라고 투정도 부려봤다. 돌아온 답은 "쓸데없는 소리 한다"였다. MBTI(성격유형검사)에서 T(이성적) 성향이 강하다고 밝힌 박민호는 "힘내라, 괜찮다는 말 보다 '야구나 하라'는 게 더 도움 됐다. 악의가 없는 이야기라면 '팩폭(팩트폭행)'을 좋아한다"며 "다시 한번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스프링캠프에 들어가면서 똑같이 준비하는 마음으로 했다"고 말했다. 어려움이 없는 건 아니었다. 1차 1군 캠프에서 몸을 만들었으나 2차에선 2군 캠프로 밀려났다. 다시 운동화 끈을 고쳐 맨 배경엔 '후배들'이 있다. 박민호는 취재진과 대화하던 중 그 앞을 지나가던 정준재(21)를 불러세웠다. 2024년 신인 드래프트 출신 정준재는 하루 전 데뷔 첫 1군에 등록, 이틀째 1군 선수들과 훈련했다. 정준재를 향해 "할만합니까?"라고 물어본 박민호는 이내 "(2군에서) 훈련을 많이 하고 있다. 어리다 보니까 선수들이 힘들어 하거나 지쳐할 수 있다. 그래서 약간 동기부여 차원에서 '너네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다"며 "후배들이 잘했으면 하는 마음에 그냥 한마디 한 거다. 말 한마디에 영향력이 있으니까, 말을 아끼겠다"며 껄껄 웃었다.박민호의 어깨는 무겁다. 멀티 이닝이 가능한 롱릴리프로 선발 투수와 마무리 투수의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승리의 기억은 잊고 내일을 준비한다. 그는 "싸워서 이길 준비만 하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대전=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5.0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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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공사판 전전하던 최형우, 역대 최고 해결사 등극

최형우(40·KIA 타이거즈)가 KBO리그 타점 역사를 다시 썼다. 순탄하지 않았던 지난 21년 프로 선수의 길을 버텨낸 훈장이다.최형우는 지난 2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홈 경기에서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KIA가 0-1으로 지고 있던 4회 초 1사 1루에서 상대 투수 한승주의 초구 144㎞/h 포심 패스트볼(직구)을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투런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주까지 최형우는 개인 통산 1498타점을 쌓으며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갖고 있던 이 부문(통산 타점) 최다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이날(20일) 한화전에서 타점 2개를 추가하며 신기록을 경신했고, KBO리그에서 1500타점 고지를 밟은 역대 최초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길고 험한 여정이었다. 최형우는 2002년 포수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지만, 4시즌(2002~2005) 동안 대타·대수비로만 6경기(1군 기준)에 출전한 뒤 방출당했다. 이후 고향에 돌아간 그는 돈도, 갈 곳도 없던 시간 동안 공사판에서 막노동을 하기도 했다. 이를 악물고 성공 의지를 불태운 시기였다. 군 입대는 최형우의 야구 인생 변곡점이었다. 먼저 지원한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는 탈락했지만, 경찰청 야구단에서 복무할 기회가 주어졌다. 김용철 당시 감독의 제의로 포수에서 외야수로 포지션을 바꾼 그는 타격 훈련에 매진했고, 2007년 2군 리그(퓨처스리그)에서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며 잠재력을 드러냈다. 전역 뒤 삼성이 다시 내민 손을 잡아 프로 무대로 복귀했다. 최형우는 이후 승승장구했다. KBO리그 대표 타자였던 양준혁·심정수의 뒤를 이어 삼성의 중심 타자로 올라섰다. 2008년 타율 0.276·19홈런·71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고, 2011년부터 5시즌 연속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삼성 왕조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했다.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을 앞두고 치른 2016시즌 타격 3관왕(타율·안타·타점)에 오르며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린 최형우는 이어진 스토브리그에서 KIA와 기간 4년 총액 100억원에 계약하며 KBO리그 최초로 100억원 몸값 시대를 연 주인공이 됐다. 우리 나이로 서른여덟 살에 치른 2020시즌에는 타율 1위(0.354)에 오르며 건재를 보여준 뒤 다시 KIA와 3년 재계약(47억원)을 따내기도 했다. 타점 기록은 최형우가 선수 생활 황혼기를 버텨낼 수 있는 힘이었다. 2016시즌 타격 3관왕을 차지하고도 외국인 선수 더스틴 니퍼트(당시 두산 베어스)에게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를 내준 뒤 그는 한동안 목표를 잃었고 ‘나는 최고가 될 수 없구나’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눈앞 타석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통산 타점 신기록 고지가 보였고, 새 목표를 정했다. 시련은 또 있었다. 그는 2021시즌 타율 0.233·55타점에 그칠 만큼 부진했고, 2022시즌 전반기도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 시기 최형우는 은퇴라는 단어를 머릿속에 그렸다.하지만 목표로 삼은 통산 타점 신기록 달성을 위해 다시 일어섰다. 최형우는 “그나마 유일하게 자부심을 갖고 있는 기록이 타점이었다”라면서 “부진했던 시기에 타점 1개의 소중함을 깨닫기도 했다”라고 돌아봤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최형우에게 타점에 가장 애착이 큰 이유를 묻자 최형우는 “내 역할을 해내는 것이니까”라고 짧게 말했다. 더 긴 답변을 원하는 침묵 속 기다림에 그는 “동료들에 애써 (타점 기회를) 만들어주니까”라며 말끝을 흐리며 웃어 보였다. 홈런을 아니면 혼자 만들 수 없는 게 타점이다. 동료가 출루해야 한다. 최형우에게 타점은 개인의 성취이자 팀을 위한 책임감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6.2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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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부상자 속출, 경직된 선수 기용…출구 없던 삼성

허삼영(50)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 삼성 구단은 '허삼영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한다'고 1일 발표했다. 허삼영 감독을 보좌하던 최태원 1군 수석코치가 2군 감독으로 내려가고, 박진만 2군 감독이 1군 감독 대행을 맡아 잔여 시즌을 지휘한다. 삼성은 이날까지 38승 2무 54패(승률 0.413)로 리그 9위로 처졌다. 포스트시즌(PS) 진출 마지노선인 5위 KIA 타이거즈(47승 1무 44패)와 승차가 9.5경기까지 벌어져 있다. 삼성은 올 시즌 전반기를 구단 역대 기록인 11연패로 마무리했다. 후반기 첫 2경기마저 패해 연패 기록이 '13'까지 늘었다. 지난달 24일 키움 히어로즈전을 승리, 간신히 연패 탈출에 성공했지만 이후 6경기에서 2승(2무 2패)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상대적으로 수월한 10위 한화 이글스, 7위 롯데 자이언츠와 홈 6연전이어서 반등을 기대했지만, 졸전을 거듭했다. 11-10으로 승리한 지난달 27일 한화전에선 9-3으로 앞서던 경기가 9-10으로 뒤집히기도 했다. 허삼영 감독은 2019년 9월 삼성의 제12대 사령탑으로 선임된 바 있다. 계약 기간 3년 총액 9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2억원)을 받는 조건이었다. 1991년 삼성 고졸연고구단 자유계약선수(투수)로 입단했던 허 감독은 짧은 선수 생활을 뒤로하고 1996년 훈련지원요원으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했다. 감독 선임 이전에는 삼성 전력분석팀장과 운영팀장을 겸임했다. 당시 하마평에 오른 감독 후보군과 비교하면 이름값이 떨어졌지만, 구단이 추구하는 데이터 야구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허삼영 감독은 첫 시즌이던 2020년 8위(64승 5무 75패)에 그치며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정규시즌 2위(76승 9무 59패)로 삼성을 6년 만에 PS 무대로 올려놨다. 데이비드 뷰캐넌(16승) 원태인(14승) 백정현(14승)이 이끄는 선발진의 힘이 강력했다. 플레이오프(PO)에서 두산 베어스에 덜미를 잡혔지만, 성공적인 시즌을 만들었다. 내부적으로도 "예상보다 좋은 순위로 마쳤다"라는 자평이 나올 정도였다. 2020시즌 성적에 고무된 삼성은 지난겨울 대대적인 투자를 했다. 내부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포수 강민호와 투수 백정현을 각각 최대 36억원과 38억원에 잡았다. 두 선수 모두 예상을 깨고 계약 기간 4년을 보장받았고, 총액도 상승했다. 무엇보다 FA를 1년 앞두고 있던 외야수 구자욱과 5년 최대 120억원(연봉 총 90억원, 인센티브 30억원)에 미리 계약하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인 투수 뷰캐넌과 타자 호세 피렐라와 재계약했고 새 외국인 투수로 알버트 수아레즈를 영입했다. 2022시즌에 '올인'한 것이다. 선수단 짜임새가 외국인 투수 교체로 애를 먹었던 2021시즌보다 더 나았다. 기대가 컸던 올 시즌 성적이 고꾸라졌다. 개막을 앞두고 선수단 내부 회식 자리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해 개막전 엔트리 구성에 애를 먹었다. 이후에는 구자욱(햄스트링) 강한울(손가락) 양창섭(어깨) 김상수(장요근) 김지찬(허벅지)을 비롯한 1군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부상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과정에서 허삼영 감독의 경직된 선수 기용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시즌 81경기 타율이 0.231에 불과한 강민호는 단 한 번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지 않았다. 주전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오른발목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 계속 공을 던지다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15경기 선발 등판에서 승리 없이 11패만 기록한 백정현도 꾸준히 1군에서 기회를 잡았다. 부진에 빠진 선수를 과감하게 엔트리 제외하지 못하면서 라인업의 유연성이 떨어졌고, 이는 성적 추락으로 연결됐다. 기대가 컸던 데이터 야구도 갈피를 잡지 못했다. 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외국인 선수들을 보유했지만, 후반기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허삼영 감독은 계약 마지막 해를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그가 감독으로 거둔 성적은 통산 178승 16무 188패(승률 0.486)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8.01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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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강백호·외국인 듀오 합류...완전체로 반격 노리는 KT

강백호(23)가 복귀 시동을 걸었다. '디펜딩 챔피언' KT 위즈가 반격을 노린다. KT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린 29일 수원 KT위즈파크. 공식 훈련에 앞서 홀로 토스배팅을 하는 선수가 있었다. 개막 직전 입은 오른쪽 새끼발가락 골절상으로 재활 치료를 받았던 강백호였다. 그는 28일부터 타격 훈련을 소화했다고 한다. 왼손 타자인 강백호는 오른발을 높게 들었다가 지면에 세게 내디디며 타격한다. 미세한 충격이 동일 부위에 쌓이며 새끼발가락에 피로 골절이 생긴 것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강)백호가 다친 부위가 축구·농구 선수에게는 치명적이라고 하더라. 본인은 '언제든지 나설 수 있다'고 하는데, 부상 재발 위험이 있어서 조심스럽다. 일단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 나선 뒤 복귀 날짜를 정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문제가 없다면 KT는 6월 둘째 주에 강백호를 1군 엔트리에 올릴 예정이다. KT는 30일 기준으로 10개 구단 중 8위(21승 28패)에 머물러 있다. 팀 타율 8위(0.247) 타점(170개) 10위에 그칠 만큼 공격력이 약했다. 박병호가 홈런 16개를 치며 분전했지만, 다른 타자들은 기복이 컸다. 지난 주말에는 9위 한화 이글스에 득점력에서 밀리며 3연패를 당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강백호의 복귀가 임박하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대체 외국인 선수 듀오도 6월 중순에 합류할 전망이다. KT는 지난 18일 팔꿈치 부상이 호전되지 않던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와 결별하고 웨스 벤자민을 영입했다. 26일에는 오른쪽 새끼발가락 골절상으로 이탈했던 타자 헨리 라모스의 대체 선수로 앤서니 알포드와 계약했다. 이강철 감독은 "벤자민은 30일 입국한다. 코로나 이슈가 없다면 내달 1일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 팀에 합류, 불펜 피칭을 소화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KT는 불펜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시즌(2021) 셋업맨을 맡았던 오른손 투수 박시영은 부상, 왼손 투수 조현우는 부진으로 이탈했다. 2020시즌 홀드왕(31개) 주권은 4점(4.26)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만큼 컨디션이 떨어져 있다. 이런 이유로 마무리 투수 김재윤이 조기 강판하는 경기가 많아졌다. 피로가 쌓인 김재윤은 지난 29일 한화전에서 아웃카운트 1개도 잡지 못하고 3점을 내줬다. 벤자민이 합류하면 쿠에바스를 대체해 선발로 나섰던 엄상백이 불펜으로 갈 수 있다. 엄상백은 2018시즌 12홀드를 기록하며 셋업맨을 맡은 경험이 있는 투수다. 과부하가 걸린 불펜진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취업 비자 발급 등 행정 절차를 밟고 있는 알포드는 6월 둘째 주 이후 합류할 전망이다. 강백호-박병호-외국인 타자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이 비로소 구축될 수 있다. 안희수 기자 2022.05.3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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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롯 이어 KIA도 '봄바람'

'호랑이 군단' KIA 타이거즈의 발톱이 날카로워졌다.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에 이어 KIA가 2022 KBO리그 '돌풍 릴레이'에 가세했다. KIA는 지난달 27일 KT 위즈전부터 6연패를 당하며 8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4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5연승을 거두며 반등했다. 2022시즌 전적은 9일 기준으로 15승 16패로 공동 7위. 리그 2위 LG와 2.5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다. KIA 타선은 4월 한 달 동안 팀 타율 2위(0.261), 출루율 1위(0.340)를 기록했다. 그러나 잔루 1위(196개)에 올랐을 만큼 공격이 효과적이지 않았다. 1~2경기에서 안타를 몰아친 뒤 급격하게 득점력이 떨어지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부진했던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 거포 유망주 황대인이 살아났다. 황대인은 지난 주말 한화 이글스와의 3연전에서 12타수 6안타 9타점을 기록했다. 6일에는 3점 홈런을 포함해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6개)을 올렸다. 개막 20경기에서 타율 0.224에 그치며 퇴출 위기에 놓였던 소크라테스는 5월 출전한 7경기에서 OPS(출루율+장타율) 1.385를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KIA 타선을 상대하는 배터리는 김선빈·나성범·최형우에게 출루를 허용하더라도, 소크라테스와 황대인을 막아내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현재 KIA 타선에는 피해갈 타자가 보이지 않는다. KIA 선발진은 팀 성적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저력을 보여줬다. 지난달 23일 키움전부터 6일 한화전까지 1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해내며 팀 역대 최다 연속 경기 QS 신기록을 세웠다. KIA는 지난달 13번의 QS를 해냈지만, 선발승이 4번에 불과했다. 득점력이 살아난 5월에는 임기영을 제외한 선발 투수 4명이 한 번씩 승리 투수가 됐다. KIA가 투·타 조화 속에 이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부상으로 이탈한 외국인 투수 로니 윌리엄스도 복귀를 앞두고 있어 KIA 선발진은 더 강해질 전망이다. 잠시 흔들렸던 필승조도 제자리를 찾았다. KIA는 4월 29일부터 치른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 모두 7회 이후 필승조가 무너지며 역전패를 당했다. 셋업맨 장현식은 블론세이브 2개, 마무리 투수 정해영은 2패를 기록했다. 잠잠한 타선보다 더 큰 문제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난 주말 한화 3연전에서 정해영이 2세이브, 장현식이 2경기 연속 무실점을 해내며 반등했다. 벤치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4월 내내 선발 기회를 줬던 '거포 유망주' 김석환을 지난 2일 퓨처스(2군)리그로 보냈다. 주전 3루수로 썼던 신인 내야수 김도영도 백업으로 돌렸다. 충분히 기회를 줬지만, 결과가 따라주지 않자 결단을 내린 것이다. 김도영 대신 1번 타자·3루수로 내세운 류지혁은 5월 출전한 7경기에서 타율 0.300 출루율 0.444를 기록하며 제 몫을 다하고 있다. 기동력도 살아났다. 지난달 KIA는 10개 구단 중 도루 시도(10번)가 가장 적었다. "빠른 야구를 하겠다"는 김종국 감독의 밑그림이 흔들렸다. 그러나 5월부터 KIA 주자들은 상대 배터리와 내야진에 위협을 주고 있다. 7경기에서 7번의 도루를 시도(4번 성공)했다. 7일 한화전 1회 초 공격에선 거포 나성범까지 작전 야구를 수행했다. 구단 프런트도 발을 맞추고 있다. KIA는 백업으로 밀린 포수 김민식을 SSG 랜더스에 내주고, 좌투수 김정빈과 내야 유망주 임석진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9일 단행했다. 2020시즌 10홀드를 기록한 김정빈은 왼손 불펜진이 약한 KIA에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달 24일 키움으로부터 영입한 공격형 포수 박동원은 이적 후 홈런 4개를 날리며 판을 이미 흔들고 있다. KIA의 연승 행진은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미 인기팀 LG가 개막 5연승으로 흥행 불씨를 지폈고, 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받던 롯데가 2위로 4월을 마치며 야구팬의 발걸음을 경기장으로 끌어들였다. 롯데가 최근 4연패를 당하며 주춤한 사이, 이번에는 KIA가 봄바람을 탔다. KIA는 10일부터 홈에서 KT와 3연전을 치른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가 들끓을 전망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2.05.10 05:59
야구

'2년 차 징크스' 소형준, 신인왕 후배 이의리 향한 당부

'2년차 징크스'를 겪은 2020년 신인왕 소형준(20·KT 위즈)이 2021년 신인왕 이의리(19·KIA 타이거즈)에게 경험에서 우러나는 당부를 전했다.소형준은 2021 정규시즌 7승 7패 평균자책점 4.16을 기록했다. 신인왕에 오른 2020시즌 성적(13승·평균자책점 3.86)에 크게 못 미쳤다. 개막 초반 주 무기 컷 패스트볼(커터)의 구속이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지며 고전했고,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이후 1군에 복귀해서도 투구 기복이 있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당시 소형준에 대해 "타자와의 승부에서 생각이 많아졌고, 결정구(커터) 위력도 떨어졌다"고 평가했다.지도자와 선배들의 도움을 받은 소형준은 멘털을 다잡았고 후반기부터 제 모습을 찾았다. SSG 랜더스와의 정규시즌 최종전,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KS) 2차전 선발 등판에서 호투하며 팀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다사다난한 2021년을 보낸 소형준은 "프로 무대가 얼마나 높은 지 새삼 실감했다"라고 돌아봤다.소형준의 경험은 그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이의리에게 교본이 될 수 있다. 이의리는 2021 정규시즌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을 기록하며 지난달 KBO리그 시상식에서 신인왕에 올랐다. 1985년 이순철(현 SBS 해설위원) 이후 36년 만의 타이거즈 신인왕이다.소형준은 이의리가 탈삼진 10개를 기록한 4월 28일 한화전 투구를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접한 후 "(이)의리는 정말 시원스러운 투구를 하더라. 나보다 훨씬 좋은 투수 같다"라며 극찬했다.소형준은 "의리는 워낙 구위가 좋기 때문에 나와는 달리 2년차 때도 잘 할 것 같다"라면서도 '신인왕' 후배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먼저 데뷔 시즌 성취에 연연하지 않는 것. 소형준은 "신인으로 주목받았고, 성적도 나쁘지 않았기 때문에 2년차에도 욕심이 나더라. 투구에 악영향을 미쳤다. 그냥 '나는 여전히 신인'이라는 마음으로 편안하고 단순하게 투구하는 게 좋을 것 같더라"라고 했다. 타자와의 승부에서 생각이 많아질 때마다 "멋모르고 패기 있게 던지자"라고 다짐했다고 전했다.두 번째는 구위 저하에 대처하는 자세다. 소형준은 데뷔 시즌 야구를 시작한 후 가장 많은 공(2172개)를 던졌다. 몸 관리 노하우가 부족한 채 오프시즌을 보냈고, 누적된 피로로 인해 2021시즌 초반 제 공을 던지지 못했다.소형준은 "돌아보면 (구위 저하는) 당연한 현상이었다. 처음 겪는 일 아닌가. 운동을 더 많이 한다고 팔이 가벼워지는 게 아니더라. 어느 순간부터는 '현재 컨디션에서 최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겠다'라고 마음 머었다"라고 했다. 이어 "개인 성적보다는 팀 레이스에 기여할 생각만 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나도 순위 경쟁에 집중하며 조금 더 좋은 투구가 나오더라"라고 덧붙였다.소형준의 당부를 들은 이의리는 "도움이 될 수 있는 덕담을 해줘서 정말 고맙다"라고 말했다. 이어 "2022시즌에는 타자와 더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겠다. 볼넷도 줄일 것"이라는 각오를 전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2.28 14:27
야구

이강철 감독과 쿠에바스의 '3년 밀당', 결과는 해피엔딩

KT와 삼성의 페넌트레이스 1위 결정전이 열린 10월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KT 선발 투수로 낙점된 윌리엄 쿠에바스(31)는 경기 전부터 여유가 넘쳤다.헤드폰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리듬을 탔고, 동료들을 향해 끊임없이 말을 걸었다. 관중이 들어찬 경기장을 보며 사진을 찍기도 했다. '단두대 매치'에 나서는 선발 투수지만, 긴장감은 엿보이지 않았다.이 모습을 본 이강철 KT 감독이 쿠에바스를 불러세웠다. '조금 차분하게 경기를 준비하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쿠에바스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나는 매니저(감독)가 너무 심각해 보인다. 나는 (1위 결정전에 나서는) 지금 상황이 즐겁다. 심플하게 던지려고 한다"라며 자신을 믿어주길 바랐다.이 말을 들은 이강철 감독은 "나도 (심각해 보인다는) 네 말을 인정한다"라며 웃어 보인 뒤 "이렇게 중요한 경기를 앞둔 상황에서 감독은 작은 부분까지 아우르지 않을 수 없다. 너도 나를 이해해달라"라며 쿠에바스를 달랬다.이 감독은 쿠에바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 쿠에바스는 10월 28일 NC전에 등판, 공 108개를 던지며 7이닝을 막았다. 그런 투수를 사흘 만에 다시 내세웠다. 쿠에바스는 올 시즌 삼성 타선에 강했고, 초반 기세 싸움을 맡겨야 했다. 이기기 위해 '혹사' 논란을 감수했다.이 대목에서 이미 쿠에바스를 향한 이강철 감독의 믿음을 엿볼 수 있다. 경기 전 전한 메시지는 노파심이 아닌 격려였다. 이에 선수는 '감독님도 이 상황을 즐기길 바란다'라며 응수했다.쿠에바스는 자신감을 결과로 증명했다. 1위 결정전에서 7이닝을 실점 없이 막아냈다. 투구 수는 99개. 나흘 동안 207개를 던졌지만, 마지막 공까지 힘이 있었다. KT는 6회 초 터진 강백호의 선취 타점을 지켜내며 1-0으로 승리, 창단 처음으로 정규시즌 정상에 올랐다. 경기 뒤 쿠에바스는 "이닝을 채울수록 아드레날린이 분출됐다. 몸 상태는 문제가 없었다"고 했다.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가 경기를 지배했다. 3일 휴식 후 등판이라 힘들었을 텐데 팀을 위해 희생하며 최고의 피칭을 보여줬다"고 극찬했다.이강철 감독과 쿠에바스의 관계는 묘하다. 3년째 '밀당' 중이다.쿠에바스가 입단한 첫 시즌(2019)에는 볼 배합을 두고 이견이 있었다. 이강철 감독은 불리한 볼카운트나 실점 위기에서 유독 빠른 공으로 정면 승부를 고집하는 쿠에바스의 성향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시즌 초반 12경기는 지켜보다가, 6월 9일 롯데전을 앞두고 면담을 진행했고 "갖고 있는 좋은 커브를 잘 활용하는 게 좋겠다"라고 설득했다.쿠에바스는 "더 디테일하게 승부하겠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선수 생활 내내 추구하던 방식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일시적으로 변화구 구사율을 높였다가, 다시 정면 승부를 고집했다. 사령탑의 권고를 무시한 건 아니다. 이강철 감독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2020시즌부터는 쿠에바스의 빠른 공 의존도가 너무 높아 보일 때만 조언했다. 이제는 적정 수준에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지난 6월에는 보직 전환을 두고 대립했다. 이강철 감독은 쿠에바스를 불펜 투수로 돌리려고 했다. 쿠에바스의 컨디션이 안 좋았고, 우완 사이드암 엄상백이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하며 선발진에 가용할 자원이 생겼기 때문이다. 쿠에바스에게 걸린 옵션 계약 조항을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만큼 진지하게 추진했다.선수는 보직 전환을 바라지 않았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가 흔쾌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고민하는 것 같다. 일단 타이트한 일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선발로 쓸 것"이라며 불펜 전환 계획을 철회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이 자극제가 된 모양새다. 위기감을 느낀 쿠에바스는 6월 25일 한화전에서 완봉승을 거뒀고, 이후 4경기도 모두 호투하며 반등했다. 결과적으로는 KT 선발진은 조금 더 탄탄해졌다.치열한 프로의 세계. 감독과 선수 사이에도 오해와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언어 장벽이 있는 외국인 선수와의 소통은 더 어렵다. 하지만 KT는 남 얘기다. 쿠에바스와 이강철 감독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스스럼없는 대화를 요청한다.이제는 서로의 성격 개조까지 챙길 정도. 이 감독은 쿠에바스가 진지한 태도를 갖길 바라고, 쿠에바스는 이 감독이 성적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그리고 이 묘한 관계의 시너지 효과는 KT의 창단 첫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11.02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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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권 고착화 KIA, 최원준 성장이 유일한 위안

최원준(24)이 KIA의 주전 우익수로 완전히 자리 잡았다. 그의 성장은 가을야구가 멀어진 KIA에 유일한 위안이다.KIA는 9월 치른 6경기에서 4패(1승 1무)를 당했다. 공격력은 참담했다. 평균 2.33득점을 기록했다. 팀 타율(0.187)도 10구단 중 최하위였다. 6일 기준으로 37승 5무 52패를 기록하며 리그 9위에 머물고 있다. 5위(NC·SSG)와의 승차는 8경기.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은 희박하다.이런 상황에서 연일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는 야수가 있다. 우익수 최원준이다. 그는 올 시즌 출전한 93경기에서 타율 0.291를 기록했다. 이 부문 리그 15위. 상위권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간판타자 최형우와 프레스턴 터커가 부진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분전하며 소속팀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지난 5일 출전한 대전 한화전이 대표적이다. 최원준은 5타수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1회 초 첫 타석에서 좌중간 안타를 치며 배트를 예열한 그는 0-1로 지고 있던 2회 초 2번째 타석에서는 2사 만루에서 한화 선발 투수 김기중의 시속 144㎞ 포심 패스트볼을 공략, 2타점 우전 안타로 연결시켰다. 앞 타자 김호령이 3구 삼진으로 물러난 탓에 상대 투수의 기세가 올랐지만, 침착한 승부를 보여줬다.지난 1일 두산과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는 해결사로 나섰다. KIA가 1-2로 끌려가던 9회 초 2사 3루 상황에서 최원준은 상대 구원 투수 김명신으로부터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4연패 위기에 놓였던 팀을 구해내는 타격이었다. KIA는 9회 수비에서 리드를 지켜내며 3-2로 승리했다.최원준은 2016년 2차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3순위)에 지명됐다. 입단 첫해(2016시즌)부터 1군에 데뷔했고, 2018시즌에는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2019시즌까지는 내·외야 수비를 병행했다. 외야수로 고정된 2020시즌부터 성장에 가속도가 붙었다.올 시즌에는 제자리를 찾았다. 2020시즌까지 외야수로 나섰던 터커가 1루수로 전향한 덕분에 우익수로 고정될 수 있었다. 꾸준히 출전 기회가 주어진 덕분에 타격 능력도 향상됐다. 개인 한 시즌 최다 출전·타석·안타·타점 등 전 부문에서 커리어하이를 앞두고 있다.수비력도 돋보인다. 강견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5일 한화전 1회 말 수비에서도 상대 타자 에르난 페레즈의 우전 안타 타구를 잡은 뒤 정확한 홈 송구로 2루 주자였던 하주석을 홈에서 잡아냈다. 올 시즌 기록한 보살은 7개. 리그 외야수 중 1위다.최원준은 "내가 욕심이 많은 편이다. 생각한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라며 자신을 다그치고 있다. 매서운 스윙과 강한 어깨, 쌓여가는 경기 수만큼 증가하는 실력. 매력 있는 타자가 비로소 주전으로 도약했다. 올 시즌 KIA의 수확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9.08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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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 받는 소형준, '6선발' 체제의 힘

리그 1위 KT의 최대 강점은 탄탄한 선발진이다. KT 선발진은 지난주까지 팀 평균자책점(3.73) 1위를 기록했다. 후반기부터는 한층 여유 있는 운영을 하고 있다. '6선발' 체제를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엄상백이 가세했다. 외국인 듀오와 토종 투수 4명이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KT는 '6선발 체제' 덕분에 체력 관리가 된다. 선발 투수의 통상적인 등판 간격은 5~6일이다. 가용 자원이 한 명 더 있는 KT 투수들은 1~2일 더 휴식을 보장받는다. 정규시즌이 막바지로 향하며 투수진 체력이 저하되는 시점. 추가 휴식은 단비다. 특정 투수가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건너뛰어도 부담이 적다. 다른 팀처럼 5선발 운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완 투수 배제성이 지난달 17일 LG전 등판 뒤 12일 동안 휴식을 얻었다. 재충전한 배제성은 복귀전이었던 8월 29일 삼성전, 지난 5일 LG전 모두 호투했다. 풀타임 2년차 소형준(20)도 휴식을 부여받는다. 이강철 KT 감독은 "원래 8일 KIA전이 소형준의 등판 순번이지만, 주말로 미루기로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소형준은 아직 몸을 만들어가는 선수다. 휴식을 취한 뒤 확실히 더 좋은 투구를 한다. 최대한 (선수의 어깨를) 아 끼면서 쓰려고 한다. 내년도 주축 선발로 나서야 할 투수다"라고 설명했다. 소형준은 전반기 내내 '2년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빠른 공의 구속은 떨어졌고,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리는 승부가 많았다. 지난달 19일 등판한 LG전, 25일 SSG전은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며 무자책점 투구를 했다. 하지만 31일 한화전에서는 3⅔이닝 5실점 하며 다시 주춤했다. 소형준은 '6일 이상' 휴식을 취하고 등판한 2020~21시즌 1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8을 기록했다. 5일 휴식 뒤 나선 18경기에서는 4.73. 이강철 감독의 말처럼 충분히 휴식한 뒤 더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소형준은 휴식기를 허투루 보내지 않는다. 신인 시절이었던 2020시즌에는 데뷔 11경기 만에 2주 동안 휴식을 부여받았는데, 그 기간에 팀 동료 윌리엄 쿠에바스로부터 컷 패스트볼을 배웠다. 복귀 뒤 실전에서 바로 활용했다. 올해 올림픽 휴식기에도 투구 패턴 변화를 궁리하고 멘털을 다잡았다. 소형준에게 휴식은 보약이다. 전략적으로도 탁월한 선택이다. 소형준은 오는 홈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주말 3연전(12일 더블헤더) 중 한 경기에 출격할 전망이다. 통산 6경기에 등판, 전승을 거둔 상대다. 평균자책점은 1.30. '거포 군단' SSG를 상대로 피홈런이 없다. 올 시즌 첫 승도 SSG전(4월 29일)에서 따냈다.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이 호투할 가능성은) 기록이 말해 주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선수에게 휴식을 부여하면서, KT의 승리 확률은 높였다. 그리고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 탄탄한 선발진이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9.0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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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덩이→애물단지, 공·수 모두 안 풀리는 터커

공격과 수비 모두 엉망이다. '복덩이' 외국인 타자로 평가받던 프레스턴 터커(31·KIA)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터커는 2021시즌 출전한 83경기에서 타율 0.237·5홈런·37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은 4일 현재 규정타석을 채운 KBO리그 타자 52명 중 48위, 홈런은 50위다. 퇴출을 당했어도 이상하지 않은 성적이다. 소속팀 KIA가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던 시점에도 공격 기여도가 낮았다. KIA는 7월 치른 6경기, 올림픽 브레이크가 끝난 뒤 치른 4경기에서 8승2무를 기록했다. 하지만 터커는 출전한 9경기에서 타율 0.207에 그쳤다. 8월 출전한 17경기 타율은 0.196. 터커는 개막 첫 달(4월) 출전한 23경기에서 타율 0.235를 기록하며 부진했다. 5월에는 타율 0.306·3홈런을 치며 반등했지만, 6월부터 다시 하락세다. 열흘 동안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터커는 KBO리그에서 세 시즌(2019~21)째 뛰고 있다. 2020시즌에는 타율 0.306·32홈런·113타점을 기록했다. 타이거즈 소속 선수 최초로 30홈런-100타점-100득점을 달성하기도 했다. 검증된 타자가 급격하게 기량이 저하됐다. KIA는 주축 타자 최형우마저 예년보다 부진하다. 타선에 구심점을 잃었고, 공격력도 떨어졌다. 포지션 전환이 악영향을 미친 모양새다. 지난해까지 우익수로 나선 터커는 올 시즌을 앞두고 1루수를 준비했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재능 있는 젊은 외야수들을 활용하기 위해 이와 같은 결정을 내렸다. 터커도 비활동기간 동안 1루 수비 훈련을 병행했다. 하지만 개막 뒤 터커의 타격감이 좋지 않았고, 결국 다시 외야수로 자리를 옮겼다. 수비 부담감이 타격감 저하로 이어지는 선수가 종종 있다. KIA 벤치 입장에서는 외국인 타자의 타격감 회복을 위해 조처가 필요했다. 극약처방에도 터커의 타격감은 나아지지 않았다.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다 보니 수비 집중력도 정상이 아니다. 좌익수로 나선 지난 4일 대전 한화전 4회 말 수비에서는 실책성 플레이를 범했다. 장운호의 평범한 뜬공의 타구 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전진하는 게 늦었고, 공을 잡지 못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었다. 3일 삼성전에서도 상대 타자 구자욱의 빗맞은 타구를 처리하지 못했다. 악순환이다. 복덩이였던 터커는 애물단지가 됐다. 윌리엄스 감독은 선수단을 향해 "눈앞에 놓인 상황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멘털 관리에 관한 얘기다. 말처럼 쉽지 않다. 하지만 현재 터커에게 가장 필요한 자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9.05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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