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IS 냉탕] 팀은 9연패, 타석에선 부진…반등 필요한 SK 주장 최정
간판타자라는 타이틀이 무색하다. SK 최정(33)이 맥없이 물러났다. 염경엽 SK 감독은 17일 인천 NC전에 앞서 "중심타선이 살아나야 한다. 중심이 살면 밑에 타선도 살면서 원활하게 돌아간다. 중심이 죽으면 어느 팀이건 힘들다"고 강조했다. 여기서 말한 '중심' 중 하나는 최정이다. 최정은 이날 경기 전까지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129(31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장타율(0.258)과 출루율(0.308)을 합한 OPS도 0.566으로 바닥을 쳤다. 최근 3경기에선 10타수 무안타로 아예 안타가 없었다. SK가 개막 후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한동민의 화력을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최정의 부진이었다. 염경엽 감독은 17일 경기에 최정을 5번 타자로 기용했다. 줄곧 고수하던 3번 타순이 아닌 5번으로 변화를 줬다. 지난해 606타석을 소화한 최정은 단 한 번도 5번 타순에 들어가지 않았다. 대부분 3번 타순(549타석)이었고 그나마 많이 들어간 게 6번(52타석)이었다. 생소할 수 있지만 반등을 바라는 마음이 더 컸다. 4번 한동민 뒤에 들어가 부담을 덜어주려는 의도도 있었다.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최정은 1회 결정적인 기회에서 범타로 물러났다. SK는 1회초 박민우에게 솔로 홈런을 맞고 0-1로 끌려갔다. 하지만 1회말 2사 후 제이미 로맥과 한동민의 연속 안타로 1,2루를 만들었다. 5번 최정은 NC 선발 드류 루친스키를 상대로 공 3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3구째 시속 147㎞ 직구에 배트를 내보지도 못했다. 그만큼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2-4로 뒤진 3회 두 번째 타석에선 무사 1루에서 안타를 때려냈다. 결과는 안타였지만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다. 좌중간에 떨어지는 코스가 절묘했다. 행운의 안타였다. 이마저도 상승세로 연결하지 못했다. 5회에는 2사 1루에서 유격수 플라이로 아웃돼 무기력함을 더했다. 한동민이 중전 안타로 출루해 기회를 연결해줄 필요가 있었지만, 하위 타선으로 가는 연결 고리를 스스로 끊었다. 8회에는 2구째 중견수 플라이 아웃. 마지막 타석이던 9회 1사 만루에서 2타점 2루타를 때려내 겨우 체면치레만 했다. 4타수 2안타. 워낙 낮은 기록 탓에 시즌 타율만 0.174로 소폭 상승했다. 최정은 SK의 핵심이다. 지난해 14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2, 29홈런, 99타점을 기록했다. 득점권 타율이 0.333,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한 OPS도 0.918로 수준급이었다. SK의 핫코너를 탄탄하게 지켰다. 그 결과 시즌 후 개인통산 여섯 번째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해 김한수 전 삼성 감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1987년생으로 이재원과 함께 선수단의 중심이다. 염경엽 감독이 올 시즌 주장을 맡긴 것도 바로 이 이유다. 최정을 중심으로 타선이 응집력을 발휘하길 기대했다. 그러나 극도의 슬럼프를 경험하고 있다. SK는 최정을 제외하면 전문 3루수 자원도 많지 않다. 부진하다고 쉽게 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SK가 속절없이 9연패를 당했다. 인천=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5.17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