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IS 고척 돋보기] 사실상 투 피치, 단조로운 패턴에 발목 잡힌 문성현
직구 아니면 슬라이더였다. 키움 문성현(29)이 단조로운 투구패턴을 극복하지 못하고 조기 강판당했다. 문성현은 16일 고척 NC전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3사사구 5탈삼진 5실점 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0-5로 뒤진 상황에서 배턴을 불펜에 넘겨 패전투수 위기다. 경기 전 손혁 감독은 "기본적으로 문성현이 길게 던졌으면 한다. 투구수는 70~80개, 4~5이닝 그 언저리를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3이닝을 버티는 데 실패했다. 이날 문성현의 투구수는 73개였다. 최고구속 시속 143㎞까지 찍힌 직구(37개)에 변화구로 슬라이더(26개) 포크볼(7개) 커브(3개)를 섞었다. 전체 투구수 대비 직구와 슬라이더 비율이 86.3%로 압도적이었다. 타자로선 복잡하게 수 싸움을 할 필요가 없었다. 직구 아니면 슬라이더만 대비하면 됐다.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문성현은 2회 실점했다. 선두타자 양의지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2사 후 노진혁에게 다시 한번 볼넷을 내줬다. 2사 1,2루에서 모창민과 강진성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고 2실점 했다. 두 선수는 모두 기다렸다는 듯이 결정구로 던진 슬라이더를 공략했다. 스트라이크존에 밋밋하게 들어온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3회 급격하게 무너졌다. 선두타자 이명기기와 후속 박민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이명기는 직구, 박민우는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무사 1,3루에선 양의지가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시속 139㎞ 직구가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2사 후 노진혁을 볼넷으로 내보낸 문성현은 김동혁과 교체돼 경기에서 빠졌다. 이날 문성현은 투구 레퍼토리가 단순했다. 사실상 투 피치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구위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리그 1위 NC 타선을 뛰어넘기엔 '무기'가 많지 않았다. 역부족이었다. 고척=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7.16 2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