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열린 고척 키움전에서 3회 이용규의 원 바운드 타구를 처리하는 김호재의 모습. 삼성 제공 삼성 김호재(26)가 팀 패배 속에서도 빛나는 '수비'를 보여줬다.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정규시즌 개막전을 앞두고 허삼영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선발 1루수'였다. 삼성은 스프링캠프 기간 주전 1루수 오재일과 백업 1루수 이성규가 연쇄 부상을 당해 1루수 자리가 공석이었다. 어떤 선수가 '개막전 1루수'로 나설지 관심이 쏠렸고 허 감독은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호재를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2018년 1군에 데뷔한 김호재가 정규시즌 선발 1루수로 출전하는 건 이 날이 처음이었다. 허삼영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김호재가 작년부터 (1루수) 준비를 해왔다. 유틸리티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서 수비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신뢰를 보냈다.
선수는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김호재는 1회부터 이원석의 빗나간 송구를 잡아냈다. 이정후의 3루 땅볼을 잡아낸 뒤 이원석이 강하게 공을 던졌지만 1루수 기준 외야 방향으로 쏠렸다. 김호재는 순간적으로 다리를 찢어 포구,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3일 고척 키움전에서 1루 수비를 잘 소화한 김호재의 모습. 삼성 제공 2회에는 이학주의 어이없는 송구마저 포구했다. 김수환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을 이학주가 1루에 악송구했지만 공을 잡은 뒤 김수환을 태그 했다. 키움 더그아웃에서 비디오판독을 신청할 정도로 타이밍이 아슬아슬했다. 그러나 판독 결과 아웃을 선언한 원심이 유지됐다. 김호재의 순간적인 판단이 돋보였다.
3회에는 이용규의 원 바운드 타구를 깔끔하게 처리했다. 무사 1루에서 야수 정면으로 향한 강한 타구였지만 포구 후 2루로 공을 던져 주자를 아웃시켰다. 김호재는 경기 내내 별다른 흔들림 없이 1루를 지켰다. 타석에선 3타수 1안타로 시즌 첫 안타까지 신고했다. 수비와 공격, 주루까지 3박자가 모두 흔들린 삼성은 이날 1-6으로 패하며 3년 연속 개막전을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