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최고 경영자 회복한 SK 최태원, 경영 일선 물러난 CJ 이재현
SK와 CJ 회장님들의 운명이 확연히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광복절 특사로 나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등기이사로 선임되며 최고 경영자로서 책임경영에 나섰다. 반면 경제사범으로 실형을 선고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22년 간 유지하던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며 책임경영에서 손을 뗐다. 최고 경영자 회복 최태원, 책임경영 시동 최 회장은 지난 18일 SK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 선임됐다. 지난 2014년 3월 형사 사건으로 물의를 일으키면서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은 지 2년 만의 복귀다.최 회장은 지난해 말 혼외 자녀의 존재를 고백해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으면서 등기이사 복귀에 비상등이 켜졌지만 이번에 별 문제 없이 선임안이 통과됐다.최 회장은 등기이사 복귀와 함께 그룹 계열사의 사장들로 구성된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정식 멤버로 참여하게 됐다. 이로써 명실공히 SK그룹 최고 경영자로서의 위치를 다시 회복했다.최 회장의 참여로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역할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펙스추구협의회 중심으로 최 회장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내세우고 있는 신에너지 개발에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전망이다. 최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신에너지 사업을 전담할 '에너지 신산업 추진단'이 신설됐다.최 회장은 책임경영의 시동을 해외에서 본격적으로 건다. 22일부터 25일까지 중국 하이난에서 열리는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인 보아오포럼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보아오 포럼 참석은 등기 이사 복귀 후 첫 공식 행보이다. 최 회장은 이번 방문 기간 동안 중국 등 현지 사업장을 둘러볼 가능성도 있다.최 회장은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올해 채용 규모는 8400명으로 지난해 8000명보다 400명 늘어났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과 주요 관계사 경영진이 일자리 창출로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자고 뜻을 모으면서 이번에 채용 규모를 늘리게 됐다"고 말했다. 경영 일선 물러난 이재현, 건강도 계속 나빠이재현 회장은 작년 12월 파기환송심에서 기대했던 집행유예 대신 2년 6개월이라는 실형을 받은 이후 풀리는 일이 없다.이 회장은 지난 18일 주주총회에서 CJ주식회사와 CJ제일제당의 등기이사에서 모두 사퇴했다. 이 회장은 1994년 2월 CJ제일제당 등기이사로 첫 등재된 이후 22년간 유지해온 등기이사직을 모두 내려놓으며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다만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한다.총 7개 계열사 등기이사를 맡았던 이 회장은 2014년에 CJ E&M·CJ오쇼핑·CJ CGV, 작년에는 CJ대한통운·CJ올리브네트웍스 등 5곳 계열사 등기이사를 잇따라 사퇴했다.CJ는 현재 삼촌인 손경식 회장이 이 회장의 빈 자리를 대신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전문경영인 체재로 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총에서 이 회장 대신 신현재 CJ 경영총괄 부사장과 허민회 CJ제일제당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이 각각 사내이사에 선임됐다.CJ는 오너 공백에도 올해 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지만 내부의 우려는 여전히 크다. CJ그룹 관계자는 "작은 규모의 인수합병은 올해 진행될 예정이지만 글로벌 사업의 경우 계열사 대표들이 쉽게 손을 대지 못한다"고 말했다.이 회장의 건강도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의 형 집행이 또 다시 건강 악화로 미뤄졌다. 대법원은 지난 18일 이 회장이 신청한 구속집행정지 연장을 받아들여 오는 7월 21일까지 구속집행정지 기간을 연장했다.형 집행이 미뤄지면 특별사면을 받기도 힘들어진다. CJ그룹 관계자는 "의사 소견으로 구속집행정지를 연장하고 있는 것인 만큼 이 회장의 상태는 좋지 않다"며 "특별사면은 수감 상태여야 하기 때문에 생각할 수 없는 선택지이다"고 말했다.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
2016.03.22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