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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2관왕 보이는 '셔틀콕 여제' 안세영, 도쿄 눈물 지우고 활짝 웃는다 "좋아서 하는 배드민턴이잖아요" [항저우 2022]
'셔틀콕 여제' 안세영(21·삼성생명)이 개인전 8강에 진출하면서 항저우 아시안게임(AG) 2관왕을 향한 진격을 이어갔다.안세영은 4일 중국 항저우 빈장 체육관에서 열린 2022 항저우 AG 여자 단식 16강전에서 압둘 라자크 파티마스 나바하(몰디브)를 게임 스코어 2-0(21-4, 21-6)으로 꺾고 8강전에 진출했다. 전날 32강전보다 2분 빠른 단 21분 만에 승리를 결정지었다.안세영은 지난 1일 열린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팀 우승을 이끌었다. 1매치(단식 1경기) 주자로 나서 중국의 에이스인 천위페이(세계 랭킹 3위)를 만나 2-0으로 완승했다. 팀이 매치 스코어 3-0으로 압승하는 선봉장이었다. 단체전 금메달은 안세영에게, 또 대표팀에 시작에 불과하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여자 단식 세계 1위인 만큼 안세영은 개인전에서도 우승 후보 0순위다. 안세영뿐 아니라 이날 각 종목에서 16강을 치른 배드민턴 대표팀은 혼성 복식(서승재-채유정) 남자 복식(최솔규-김원호) 여자 복식(김소영-공희영)에서 모두 승리했다.
16강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안세영은 "단체전을 마치면서 경기를 여유롭게 풀어가는 것 같다. (승리한 덕분에) 내일도 경기가 있어 더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단체전 우승으로 긴장이 풀어지는 일은 없다. 안세영은 "단체전은 단체전이고, 개인전은 개인전대로 의미가 깊다"며 "금메달이 생기니 '개인전도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욕심은 더 생긴다. 하지만 난 욕심 내면 잘 안 되더라. 매일 말하지만,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안세영은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AG 개인전 32강 첫 경기에서 패했다. 이어 2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는 천위페이와의 8강전에서 0-2로 패한 후 눈물을 펑펑 흘렸다. 당시 그는 "3년 동안 하루도 안 쉬고 준비했는데 기대만큼 성과가 안 나온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2년 동안 국제 무대에서 성적을 쌓았지만, 실력보다 마음이 더 단단해졌다. 안세영은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때는 아무것도 모르고 막연히 뛰었다. 도쿄 올림픽은 후회 없이 준비했고, 힘들게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올림픽을 통해 준비 과정이 힘들기만 하면 안 되고, 얼마나 잘 준비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고 했다.그는 "주위 분들이 많이 도와주셨다. 내게 '좋아서 하는 배드민턴 아니냐. 올림픽 마치고 끝낼 거였다면 애초에 시작하지 말았어야 한다'고 해주셨다"며 "맞는 말이었다. 좋아서 하는 배드민턴이니까 내가 하고 싶은 플레이를 해야 했다. 그냥 기계처럼, 지시대로만 하려 하니 발전 없이 뛰고 있었던 것"이라고 떠올렸다. 이어 "올림픽 후에도 난 기복이 많은 선수였다. 작년 10월부터 12월까지 국제대회 출전이 없었는데 그 시간을 통해 정말 많이 자신을 바꿨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단체전에서도 상당히 좋은 대진표를 받았던 안세영은 개인전에서도 대진운이 준수하다. 8강까지 톱 랭커를 만나지 않는다. 4강에 올라 중국 허빙자오(5위)를 만날 가능성이 크다. 단체전에서 자웅을 겨뤘던 천위페이는 결승에 가야 만날 수 있다. 안세영은 "중국 선수들이 정말로 이를 갈고 나올 거다. 나도 같은 상황일 때 그랬다"며 "두 번 이기기는 정말 힘들다. 중국 선수들은 정말 열심히 준비해 들어올 거다. 나도 잘 준비해야 할 거고, 맞대결 자체를 즐기려 한다"고 다짐했다.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2023.10.04 1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