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핸드백을 가로챈 날치기범이 도주한 뒤 한적한 골목길에서 핸드백을 살펴본다. 핸드백에는 여성의 손목이 잘린 채 붙어 있다. ▲한 여성이 해변에 떠다니는 시체를 발견한 뒤 좋아라 사진을 연신 찍어댄다. ▲두 학생이 학교 폭력배에 둘러싸인 채 소지품을 강탈당한다. ▲호텔방에 들어선 남자가 침대 위에서 여자의 청바지를 벗기려다 실패한다. 이 각각의 동영상 마지막에는 온라인 경매 사이트 회사명이 나온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 옥션이 지난 3일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온라인 광고 동영상이다. `시선만 끌면 무조건 오케이`라는 극한 광고 전략이 물의를 빚고 있다. 온라인 경매 사이트 옥션은 자사의 동영상을 본 누리꾼들의 거센 항의가 빗발치자 이 동영상을 홈페이지에서 하루 만에 슬쩍 내렸다. 하지만 이 동영상은 블로그 등 다양한 루트를 통해 퍼지면서 누리꾼들의 비난 댓글과 겹쳐 일파만파의 파장을 낳고 있다. 누리꾼들은 상식 밖의 광고라며 한 목소리로 옥션 담당자의 강력한 처벌을 주장하고 있다.
옥션이 만든 광고는 모두 여섯 개로 그들만의 쇼핑.속궁합 청바지(사진).독한 뇬.시체놀이.대한민국 승리 기원.싸대기라는 제목이 붙어 있다. 학교 폭력과 금품 갈취 등 심각한 사회 문제들을 희화화하고 있다.
`그들만의 쇼핑`은 불량스런 남녀 학생 4명이 남녀 학생을 골목길에 몰아세우고 가방을 뺏은 뒤 가방 안을 뒤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 광고에는 남성과 여성의 목소리가 깔리면서 그 모습을 `친절하게` 중계까지 한다.
6070이란 아이디의 누리꾼은 "사회 문제화한 학교 폭력을 재미로 볼 수 있는 거냐"며 "이런 발상의 광고는 학교 폭력만큼이나 암적 존재다"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옥션 불매운동을 벌여야 겠다"(swiri72), "광고 윤리를 떠나서 실형감이다"(winterbus) 등 비판이 거세게 쏟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옥션 측은 "업계 대표 기업으로 적절하지 않은 광고라서 즉시 삭제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광고 전문가들은 "온라인 광고의 속성을 이용한 게릴라 마케팅의 일환"이라며 "불과 하루 만에 광고를 철회했지만 옥션으로서는 얻을 건 다 얻었다"라고 밝혔다. 한 전문가는 온라인 광고 심의 기관이 따로 없는 상황에서 앞으로도 이 같은 극도의 선정성 온라인 광고가 잇달을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