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네 살짜리 수말인 `동서대로`가 지난주 금요일 12경주로 펼쳐진 1400m 레이스를 1분24초3에 주파하며 한국신기록을 수립했다.
이전 1400m 최고 기록은 지난해 4월 10일 서울경마공원에서 `고려방`이 세운 1분24초7초. 동서대로는 이전 기록을 0.4초(거리로는 약 5m) 경신했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의 최고기록은 지난해 7월 15일 모의경주에서 `개세지재`가 세운 1분25초7이었다.
`동서대로`가 한국신기록을 기록한 이날 경주는 `시선제압`, `파이트백` 등 내로라 하는 외국산 1군마들이 출전, 초반부터 선두경쟁이 치열했다. 강력한 스타트로 치고 나간 `동서대로`는 선두그룹을 줄곧 유지하며 경주를 풀어가다 결승선 200m를 남겨두고 무섭게 추입하는 `파이트백`을 따돌리고 결승선을 먼저 끊었다.
`동서대로`의 대기록 달성에는 행운도 없지 않았다.
전날부터 꾸준히 내린 비로 모래주로가 다져져(함수율 20%) 기록 달성에 최적의 조건이었고 수습기수(15승)인 김용근 기수가 기승함에 따라 3㎏에 달하는 적잖은 감량의 이점을 받았다.(20승 이하의 신인 기수가 기승할 때는 3㎏ 부담중량을 빼준다.) 여기에 이날 출전한 외국산마들이 선행형이 유난히 많아 초반 경주 전개가 빠르게 됐다는 점도 기록경신을 거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산경남경마공원이 개장을 준비하던 2004년 8월 일본에서 수입된 `동서대로`는 처음에는 별 기대를 하지 않는 마필이었다. 왼쪽 다리 이상으로 입사한 지 9개월이 지나서야 첫 모의 경주를 치렀고 성적도 하위권인 8착이었다. 그러나 오문식 조교사(3조)는 숨은 가능성을 간파하고 경주 주기를 늦추면서 적합한 사양관리 및 재활 운동을 병행, 서서히 능력을 배양시켰다. 통산전적 9전 5승 2착 2회(승률 55.5%.복승률 77.7%)로 최근에는 파죽의 3연승을 달리고 있다.
`동서대로`는 혈통도 좋고 강한 승부욕을 갖고 있어 앞으로 발전 가능성도 많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부마 디히어(Dhere-1993년 이클립스 상 2세마 챔피언)로부터 강한 체력을 물려받아 부산경남경마공원을 대표할 최강마의 가능성도 엿보인다.
오문식 조교사는 "다리가 좋지 않아 무리하게 경주에 출전시켰다가는 능력도 못보여주고 통조림 공장으로 보내질 것 같았다. 그래서 아꼈다. 음식관리부터 재활까지 전담 관리사를 붙여서 관리하고 능력을 발휘할 때까지 기다렸는데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