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의 아픔'은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
평창이 2회 연속으로 동계 올림픽 유치에 실패하면서 스포츠계에 자성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차제에 한국 스포츠 외교의 현주소를 재점검하고 동계 스포츠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스포츠 외교 한국 스포츠 외교는 10여 년간 국제 스포츠계의 '슈퍼 파워'였던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이 논란 속에 물러난 뒤 마땅한 후임자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이번 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이건희·박용성 두 IOC 위원이 전 세계를 돌며 동분서주했으나 주 타깃인 중남미와 아프리카의 부동표를 끌어 모으지 못했고 전통적인 텃밭이던 아시아권 표까지 잠식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결국 '포스트 김운용 시대'를 미리 준비하지 못한 점이 평창의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한 셈이다.
반면 러시아 소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앞세운 전방위 공세와 치밀한 로비로 1차 투표에서 탈락한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의 표를 흡수해 짜릿한 역전승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또 NBC와 LA 타임스 등은 개최지 결정 직후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 전 IOC 위원장이 소치의 승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도했다.
▲동계 스포츠 수준 이번 개최지 투표에서는 한국의 동계 스포츠 수준이 러시아에 크게 못미친다는 점도 선수 출신 IOC 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러시아가 역대 동계 올림픽에서 구 소련 포함 총 293개의 메달을 획득한 반면 한국은 31개의 메달에 쇼트트랙에서만 17개의 금메달을 따내는 '편식 현상'을 보였다.
최근 들어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500m 세계 신기록을 세운 이강석(의정부시청)과 여자 단거리 유망주 이상화(한국체대), '피겨요정' 김연아(군포 수리고) 등이 세계적인 기량을 뽐내고 있기는 하지만 경기력 향상과 유망주 발굴, 그리고 스키 등 설상 종목까지 아우르는 '메달 종목 다변화'는 숙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올림픽 유치 실패로 인해 당초 예정됐던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의 스키 점프대와 바이애슬론·봅슬레이 경기장, 강릉 빙상 멀티트레이닝센터 등의 건설이 불투명해져 가뜩이나 저변이 취약한 국내 동계 스포츠가 더 위축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테말라시티(과테말라)=신화섭 기자 [myth@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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