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대호(25)가 올 시즌 자칫 '무관의 제왕'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지난해 '트리플 크라운' 등 4개의 타이틀을 거머쥐었던 이대호는 최근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 있다.
4월 한 달 동안 홈런 6방을 터뜨리는 등 거침없이 시즌을 시작했던 이대호는 7월 말까지만 해도 2년 연속 트리플 크라운 도전의 기세가 뜨거웠다.
타격 선두를 질주했고 홈런은 공동 선두 또는 한 개차 2위를 유지했다. 타점에서 분발한다면 또 하나의 대기록이 가능해 보였다. 출루율·장타율 등에서도 1위는 그의 차지였다.
그러나 8월 들어 급격한 하락세이다. 부상과 함께 슬럼프가 찾아왔다. 이대호는 왼 어깨 상태가 안 좋은데다 수비 도중 왼 팔꿈치와 갈비뼈가 부딪히는 부상도 당했다.
타격시 왼팔을 100% 활용하지 못하면서 제대로 된 스윙이 나오지 못했다. 타구들이 힘 없는 뜬공에 그치기 일쑤였고 어쩌다 잘 맞은 타구는 펜스 앞에서 잡혔다.
김무관 타격코치는 "왼쪽이 무너지면서 제대로 된 스윙 궤도가 안 나온다. 예전 같았으면 홈런이 됐을 타구가 외야에서 잡힌다"고 말했다. 8월 치른 15경기 성적은 타율 2할2푼8리(57타수 13안타) 무홈런 7타점이다.
3할4푼이 넘던 타율은 20일 현재 3할2푼7리(공동 2위)로 떨어졌다. 후반기 맹타를 과시한 KIA 이현곤(.341)에게 리딩히터를 뺏겼고 차이는 벌어지고 있다. 홈런(22개·3위)은 삼성 심정수(25개)에 3개나 뒤져 있다.
더구나 7월 28일 두산전 이후 16경기째 홈런포는 침묵, 극심한 홈런 가뭄을 겪고 있다. 타점은 심정수(82개)에게 12개나 모자란다. 7~8월 거포 본능을 되찾은 심정수의 대폭발로 홈런·타점은 만회하기에 힘이 부치는 상황이다.
이대호가 타이틀 1위를 지키고 있는 것은 장타율 부문. 장타율 5할8푼으로 2위 삼성 양준혁(.570), 3위 한화 크루즈(.560)에 앞서 있다. 부진이 이어진다면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장 큰 목표인 이대호가 4강 진출이 가물가물한 상황에서 개인 타이틀마저 놓칠 위기에 놓여 있다.
한용섭 기자 [orange@ilgan.co.kr]
사진=임현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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