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 박석민에게 특명 “SK 왼손 투수를 잡아라”

2008년 준플레이오프서 삼성 박석민(25)은 가을 사나이로 우뚝 솟아올랐다. 2007년 2군 홈런왕이었던 박석민은 준PO서 맹타를 휘둘렀다. 12타수 7안타(0.583) 4타점으로 삼성 타자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그러던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준PO 3차전에서 홈을 파고들다 롯데 포수 강민호와 부딪혀 갈비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입고 말았다. 뛸 때마다 욱신거리는 통증이 그를 괴롭혔다. 하지만 부상도 그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진통제 주사를 맞으며 투혼을 불사른 박석민은 플레이오프서도 14타수 6안타(0.429) 4타점으로 활약했다. 팀은 비록 두산에 졌지만 그는 제 역할을 다했다.

2010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박석민은 여전히 부상과 싸우고 있다. 이번엔 한 곳이 아니다. 왼손 중지 인대는 늘어났고 오른 팔꿈치 통증에도 시달리고 있다. 뼛조각이 팔꿈치 인대를 눌러 통증이 심하지만 참고 그라운드에 나선다. 박석민은 부상 속에서도 정규 시즌 타율 0.303(356타수 108안타) 15홈런 64타점 58득점으로 선전했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출루율 부문에서는 롯데 이대호를 위협하기도 했다.

그런 박석민에게 특명이 떨어졌다. 과제는 SK 왼손 투수 공략이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박석민을 KS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선 감독은 "SK에 좋은 왼손 투수가 많기 때문에 오른손 타자인 박석민이 잘 해줘야 한다"고 이유를 말했다. 최형우·채태인 등 좌타자 위주의 삼성 중심타선 특성상 그에게 거는 기대가 더욱 클 수 밖에 없다. PO서 박한이의 맹활약을 점친 선 감독의 예측이라 더욱 눈길이 간다.

박석민은 정규시즌 SK를 상대로 타율 0.226(53타수 12안타) 7타점으로 상대 7개 구단 중 가장 낮은 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록은 어디까지나 기록일 뿐이다. 단기전에서는 기록 이외의 정신력과 팀 분위기가 개인 성적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일단 분위기는 좋다. PO 5차전에서는 연장 11회말 끝내기안타를 쳐내며 신바람을 냈다. PO 전체 성적은 16타수 3안타(0.188) 2타점에 불과하지만 서서히 감각을 되찾고 있다. 박석민은 "그동안 타격감이 너무 안 좋아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미안했다.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만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좀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오명철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