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페라테너 임형주(24)의 프로필을 보면 놀랍다.최초· 최고· 최연소라는 단어가 많다. 국내 데뷔 12년차이자 세계 데뷔 7년차인 그는 지난 5일 UN본부 무관단이 수여하는 '평화메달상'을 수상했다. 이번에도 임형주 답게(?) 역대 한국인 수상 제1호이자 전 세계 수상자들 중 최연소 수상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는 "감개무량하다. 재밌게 말하면 가문의 영광이다. 앞으로 내 음악 인생에서 굉장히 큰 힘이 돼 줄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동시에 귀한 족쇄가 된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이달 초 뉴욕 카네기홀에서 '한국전쟁 60주년' 기념공연을 했다."한국전쟁 60주년 기념 무대에 내가 섰다는 것 자체가 뜻깊었다. 또 세계 음악가의 꿈의 무대라는 카네기홀에서 그런 공연을 했다는 것도 뿌듯했다. 세계 데뷔를 카네기홀에서 했는데 이번 공연으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카네기홀에 있는 아이작스턴 오디토리움, 잔켈홀, 웨일 리사이틀홀에서 모두 공연한 한국인은 내가 처음이라고 하더라."
-연말 공연 준비는 잘 하고 있나."G20 개최를 축하하는 의미에서 마련한 공연이다. 장소도 G20회의가 열렸던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한다. 매 공연마다 열심히 하려고 하지만 이번 공연은 좀 더 특별한 것 같다. 오랜만에 국내 팬들과 만나는 자리라 벌써부터 설렌다."
-21일 세계 데뷔 7주년을 기념하는 음반도 발매했다."'미라클 히스토리(Miracle History)'는 데뷔 이후 한결같이 지지해주시고 성원해주신 팬들에게 바치는 헌정앨범이다. '와인드 베네스 마이 윙스(WInd Beneath My Wings)'는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가사에 고스란히 담은 곡이다. 팬들은 내 날개를 받쳐주는 바람과도 같다."
-미국 정규 1집을 발매한다고 들었다."미국 유명 음반사 아이에이엠지(IAMG)의 클래식 레이블인 아이에이엠지 클래식스(IAMG Classics)와 미국 내 음반유통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상반기에 미국 정규 1집을 발표할 예정이다."
-데뷔 후 쉬지않고 달려왔다."10대 때 부터 활동해서 그런지 이젠 바쁜 생활이 단련된 것 같다. 그런데 지난해에 살짝 슬럼프가 왔었다. 몸이 많이 안좋았고 정신적으로도 힘든 시기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일본 음악가 가토 가즈히코 등 나와 소중한 인연을 맺은 분들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을 때 마다 힘들었다."
-100억원을 투자해 문화재단도 설립했다. 운영은 어떻게 하나."어머니께서 대표로 있고, 나는 이사 겸 음악원장이다. 국내에 들어올 때 마다 수업을 한다. 영어 유치부 예능을 담당하고 있다."
-‘제 2의 임형주’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너무 어렸을 때 부터 전공을 시작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특히 성악의 경우에는 일찍 시작하면 성대를 다칠 우려가 있다. 초등학교 5~6학년 때 동요를 부르면서 성악을 시작해도 늦지 않다."
-굴곡없는 삶을 살아온 것 같다."감사하게 생각한다. 참 신기한 것은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거나 큰 상을 받기 전이면 용꿈을 꾼다. 줄리어드에 입학할 때도 그랬고,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식 무대에 서기 3주 전에도 용 8마리가 나오는 꿈을 꿨다. 카네기홀에서 데뷔할 때도 전날 밤 용이 3마리가 나와 내 품에 안기는 꿈을 꿨다."
-연애는 안하나."3년째 솔로다. 주변에서 그러는데 연애 안하고 3년을 넘기면 연애세포가 죽어서 마음의 문이 닫힌다고 하더라. 연애하는 친구들이 부럽고 나도 연애를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은 한다. 하지만 연애에만 열중하면 지금까지 쌓아온 커리어를 잃어버릴 것 같은 걱정이 들기도 한다. 지금은 연애보다는 일 할 시기인 것 같기도 하다."
-연예인과 사귀어 본 적도 있나."3년 전 헤어진 여자친구가 연예인이었다. 더 이상은 노코멘트."
-음악 말고 집착하는 것이 있나."예전에는 CD에 집착했다. 지금도 CD 수집을 좋아한다. 요즘에는 먹는 거에 집착하는 것 같다. 끼니 때마다 맛있는 것을 꼭꼭 챙겨먹어야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팬사이트에 글을 자주 올리던데 트위터를 통해 팬들과 소통할 생각은 없나."나는 디지로그에 가깝다. 스마트폰을 쓰지도 않는다. 무대 밖에서는 일반인 임형주로 살고 싶다."
-최종 목표가 언론인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사실인가."초등학교 때 엄기영 앵커가 방송에 나오는 모습을 보면서 언론인의 꿈을 키웠다. 또 워낙 어렸을 때부터 글쓰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현재 신문 15개를 구독하고 있다. 언젠가 꼭 언론사를 만들고 싶다."
-2011년 목표는."더도 덜도 말고 올해만큼만 했으면 좋겠다. 내년에 만 25세가 된다. 음악이라는 틀 안에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