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장자연 사건 재수사의 열쇠가 될 것으로 알려진 '자필편지'가 가짜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16일 오전 10시 가진 브리핑에서 경찰이 조사를 의뢰한 '장자연의 편지'와 장자연의 자필이 '상이한 필적'이라고 감정 결과를 발표했다. 국과수 측은 원본편지를 장자연의 친필편지가 아니라고 감정한 근거에 대해 "장자연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전씨의 필기 습관과 편지원본에서 드러나는 필기습관 및 특정 맞춤법을 매번 틀리는 점 등이 일치한다"며 "전씨로부터 압수한 편지 원본에 거짓말 등의 단어에서 ㅅ을 ㅈ으로 기재하는 습성 등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9일 장자연의 지인이라고 주장하는 전씨가 수감 중인 광주 교도소를 압수수색해 장자연의 편지로 추정되는 원본을 확보해 국과수에 감정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장자연 편지 추정 문서에 대해 압흔과 지문, DNA 검사 등 필적감정을 진행해 왔다. 이 편지에는 장자연이 성접대를 했다는 각계 유력 인사들의 리스트가 들어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전씨는 지난 2009년 장자연 사건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모 스포츠지에 '왕첸첸'이란 이름으로 장자연의 편지가 있다고 제보한 바 있다. 전씨는 2003년 특수강도강간죄로 구속돼 부산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당초 올해 5월 출소예정이었으나 교도소내 공무집행방해죄로 15개월 형이 추가됐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