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베테랑 이병규(37·등번호 9) 조인성(36) 박용택(32)의 초반 질주가 놀랍다.
올시즌 공격 전부문을 주도하며 팀성적 상승의 추진동력이 되고 있다. 이병규는 타격 1위(.382) 홈런 7위(5개) 최다안타 5위(34개)에, 조인성은 홈런 1위(7개) 타격 9위(.340) 타점 4위(26개) 최다안타 4위(36개)에, 박용택은 홈런 1위(7개) 타격 2위(.373) 타점 2위(28개) 득점 1위(29개) 도루 4위(8개) 최다안타 1위(41개)에 가각각 자리하고 있다. LG의 마지막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이들의 올시즌 8년 4강 실패 한풀이를 위한 활약에 LG 역시 팀타율(.282) 안타(294) 홈런(27) 타점(151) 득점(167) 장타율(.409) 등에서 모두 1위를 기록하며 8개 구단 최고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이병규 - 실패에서 배우다이병규는 올시즌 맹타 이유에 대해 "적응했기 때문"이라는 나름의 분석을 내놨다. 지난해는 일본야구에서 국내 복귀 첫해여서 낯선 한국 투수들을 상대한 탓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이병규는 "일본에 있는 3년 동안 각팀 에이스들이 다들 바뀌었다. 차우찬(삼성) 양현종(KIA) 등 젊은 선수들이 성장했다. 예전에는 (투수가) 다들 선배였는데 지금은 후배들이다. 김광현(SK)도 코나미컵에서 처음 만나 홈런쳤을 뿐이지 낯선 투수였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무대에 데뷔하는 기분이었다"라고 한마디로 정의했다.
베테랑답게 금새 적응했다. 이병규는 "지난해 후반기부터 타격이 괜찮았다. 투수들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구종, 구질, 투구 궤적 등을 다 알고 상대한다"라고 밝혔다. 지금의 질주는 단순한 적응뿐 아니라 비시즌 노력 덕이 크다. 김준기 전력분석팀장과 함께 비디오를 보면서 상대투수를 숱하게 분석했다.
조인성 - 여유가 생기다조인성은 타석에서 한결 여유가 있다. 지난해 타율 3할1푼7리 28홈런 107타점를 기록하며 한국야구 최고 포수로 자리매김한 기억 덕이다. 조인성은 "3년은 꾸준히 활약해야 진짜 '3할 타자' 아니냐"면서도 "지난해 나도 놀란 타격을 한 게 올시즌 타석에서 여유를 준다"고 맹타 비결을 설명했다.
조인성은 올시즌 타격보다 포수로서의 임무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 후배 투수들과 새 외국인 투수들을 이끄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 타격에서 큰 욕심을 내지 않고 할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추니 그만큼 좋은 타격이 가능한 것이다. 조인성은 "어떤 사람들은 나보고 '홈런만 노리고 스윙한다'고 하는 데 그냥 웃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박용택 - 긴장감도 즐긴다박용택이 타석에 들어서면 상대 마운드의 긴장감은 높다. 단순히 타격부문 순위 때문이 아니다. 투스트라이크를 잡아내고 유인구를 던져도 안타를 만들어내는 높은 집중력 때문이다. 바깥쪽 유인구는 밀어쳐 3루수와 유격수 사이를 뚫고, 몸쪽 낮은 공은 그대로 찍어쳐 내야를 넘겨버린다. 발도 빨라 내야수들도 한층 긴장하고 있다. 홈런 1위 질주에도 박용택은 "홈런을 많이 치면 좋지만 굳이 노리지 않는다"라며 "득점 기회를 살려 타점을 많이 올리는 게 첫번째 목표"라고 말한다. 홈런은 정확한 타격의 부수물이라는 것이다.
물론 박용택 역시 힘들다. 최근 소화불량에 시달려 죽만을 먹는 등 제대로 식사를 못하고 있다. 하지만 긴장감마저 즐긴다. 그러다보니 타격감이 떨어지더라도 금새 회복된다. 박용택은 "타격감이 떨어질 때면 서용빈 코치와 좋았던 때 타격폼 비디오를 보면서 금새 문제를 해결한다"며 "나말고도 (이)병규형이나 (조)인성이 형, 진영이, 택근이, 성훈이 등이 모두 잘해주니까 타석에서 부담도 적다"라고 시너지 효과도 이야기했다.
허진우 기자 [zzzmas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