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월간지 통계에 따르면 한국 남녀가 사랑을 나누다 결혼까지 걸리는 평균 기간은 약 21개월이라고 한다. 연애에서 결혼에까지 이르는 사랑의 '숙성기간'이 2년 정도 걸리는 셈이다. 그렇다면 말 많고 탈 많은 스타들의 숙성기간은 얼마일까? 최근 5년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연예계 대표 커플 열쌍을 중심으로 살펴봤다. 가장 진척이 빨랐던 정준호-이하정 부부의 3개월부터 최근 결혼을 발표한 유지태-김효진의 56개월까지 천차만별이었으나 평균은 17.7개월로 모아졌다.
▶유지태·김효진 - 56개월2003년 한 의류업체 광고를 통해 만났다. 2007년부터 공개연인을 선언해 56개월 연애 끝에 마침내 12월 2일 결혼식을 올린다. '기럭지' 만큼이나 긴 열애기간이 인상적이다. 결혼 전까지 평균 열애기간인 21개월에 비해 거의 세 배가 될 정도다. 대부분의 커플이 긴 열애기간 동안 많은 다툼이 있지만 이들은 그 흔한 불화 한 번 없이 사랑을 해왔다. 연예계 '모범 커플'의 좋은 예다.
▶김남일·김보민 - 36개월'진공청소기' 김남일의 흡인력이 김보민을 빨아들였다. 두 사람은 3년 연애하고 2007년 12월 결혼했다. '허니문 베이비'로 다음해 9월 아들을 출산했다. 당시 '월드컵의 영웅'으로 뭇 여성들의 이상형으로 꼽혀 온 김남일의 결혼 소식에 많은 여성팬들이 좌절했다. 이들은 다른 부부들과 달리 남편에 대한 아내의 사랑 표현이 두드러졌다. 김보민은 SNS를 통해 남편에 대한 걱정하고 자랑하며 아직도 많은 이들의 시기어린 질투를 받고 있다.
▶설경구·송윤아 - 24개월두 사람의 결혼 발표는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2006년 영화 '사랑을 놓치다'를 통해 멜로 연기를 선보였던 게 현실에서도 제일 가까운 사이가 됐다. 2년 여의 열애기간을 거쳐 2009년 5월 결혼식을 올렸다. 수많은 하객들의 규모는 연말 영화제나 시상식을 방불케 했다. 송윤아는 결혼 후 7개월 뒤 임신했고 다음해 10월 아이를 출산했다. 이후 육아에 전념하다가 올 초 tvN '코리아 갓 탤런트' 심사위원으로 복귀했다. 출산에도 변하지 않는 몸매는 유부녀들의 로망이 됐다.
▶유재석·나경은 - 24개월2006년 노처녀들의 관심사는 '누가 국민 MC 유재석과 결혼하냐'는 것이었다. 유재석은 결국 '마봉춘'의 차지가 됐다. 나경은은 당시 얼굴보다 목소리가 먼저 알려졌다. MBC '무한도전'을 통해 연신 '사내방송입니다. MBC'라는 말을 했고 이로 인해 '마봉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유재석은 2006년 겨울 '무한도전'을 통해 나경은과 교제 사실을 발표했다. 2년 여의 달콤한 연애를 즐기고 2008년 7월 6일 노처녀들의 눈물을 뒤로 한 채 결혼식을 올렸다.
▶장동건·고소영 - 24개월'세기의 커플'이 탄생했다. 장동건-고소영의 결혼식을 지켜 본 사람들은 모두들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결혼식이었다'고 입을 맞췄다. 두 사람은 1999년 영화 '연풍연가'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그후 연예계 대표 절친으로 지내오다 2010년 1월 열애 사실이 알려졌다. 열애 기사 보도 후 '아니다'라고 말하는 수많은 커플과 달리 쿨하게 사실을 인정했고 열애부터 결혼까지는 약 2년이 걸렸다. 결혼 당시 고소영은 임신 중이었고 지난해 10월 아들을 낳았다.
▶기태영·유진 - 18개월두 사람은 2009년 MBC 주말극 '인연 만들기'에서 만나 '평생 연인'이 됐다. 드라마 종영과 동시에 사랑을 싹 틔웠고 18개월이 지난 7월 23일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지난 5월 각자의 팬 카페에 누구보다 슬퍼할 팬들에게 가장 먼저 결혼 소식을 알렸다. 최근 3주간의 유럽 신혼여행을 마치고 귀국했다. 신혼여행 중 찍힌 사진은 또 한 번 팬들의 마음에 질투의 불을 질러 놓았다.
▶이천희·전혜진 - 12개월키다리 신랑 이천희와 어린 신부 전혜진이 결혼했다. 두 사람은 2009년 SBS 주말극 '그대 웃어요'에서 부부로 출연했다. 극중 부부가 현실 부부로 거듭난 케이스인 것. 드라마 종영 후 약 1년 여간 사랑을 확인한 뒤 2011년 3월 11일 결혼했다. 결혼식에 앞서 속도위반 소식도 함께 전해 결혼 4개월 만에 득녀의 기쁨을 안았다. 이후 CF를 통해서 부부애를 과시했다. 전혜진이 9세 연하지만 두 사람의 정신연령은 비슷할 것 같다.
▶타블로·강혜정 - 10개월전혀 연관성이 없을 것 같은 힙합 청년 타블로와 개성파 배우 강혜정의 만남은 신비로웠다. 배우 봉태규의 소개로 만난 두 사람은 10개월의 열애 끝에 2009년 10월 27일 결혼에 골인했다. 연애 시절 에픽하이의 콘서트에서 사랑을 자랑하거나 기념일에 서로가 만든 핸드 메이드 선물을 전달하는 등 온갖 닭살 행각은 다했다. 달콤한 신혼에 빠져있을 시기에 타블로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겼지만 잘 견뎌내며 사랑을 확인했다. 최근엔 가족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권상우·손태영 - 6개월한류스타와 미스코리아의 만남은 시원시원했다. 권상우는 2009년 7월 18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결혼 사실을 알렸다. 언론의 보도나 소속사의 알림도 아닌 당사자의 기자회견. 세상의 관심을 받은 지 두 달 만인 9월 28일 결혼을 했다. 6개월의 짧은 연애기간을 살펴보니 결혼 당시 손태영의 배에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혼수가 마련된 상태였다. 출산 후 패밀리룩을 입고 공식 행사장이나 여행지에서 사진을 찍는 등 아직도 깨가 쏟아지고 있다.
▶정준호·이하정 - 3개월사랑의 불꽃이 삽시간에 '훨훨' 타올랐다. 두 사람은 이하정이 진행하는 MBC 6시 뉴스매거진 '이하정이 만난 사람'을 통해 정준호와 처음 만나게 됐다. 그 후 좋은 만남을 유지해 3개월만에 초고속 결혼에 성공했다. 100일도 안되는 열애기간에 만난 지 열흘만에 키스를 했다는 사실은 화제가 됐다. 하지만 결혼 후 한 달이 채 안돼 불화설에 시달렸고 SNS를 통해 부부애를 과시하거나 토크쇼에 동반 출연하며 모든 루머를 진화했다.
엄동진·김진석 기자 [kjseven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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