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미디어데이가 1차전 하루 전인 15일 부산 사직구장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롯데에선 양승호 감독과 투수 송승준·포수 강민호, SK에선 이만수 감독대행과 1루수 박정권·3루수 최정이 참가했다. 시작은 "PO가 몇차전까지 진행되겠느냐"는 질문이었다. 참석자 가운데 다섯 명이 손가락 네 개를 들었다. 소속 팀이 3승 1패로 이긴다는 의미. 유일하게 양 감독이 손가락 세 개를 들었다.
양 감독은 이번 PO에서 3인 선발 로테이션을 쓸 예정이다. 4차전 이상 가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더라도 고전할 수 있다는 생각. 양 감독은 PO 1~3차전 선발도 모두 공개했다. 1차전은 15승 투수 장원준이 맡고, 2차전은 송승준, 3차전은 라이언 사도스키가 던진다. 양 감독은 "다승 순으로 순번을 정했다"고 농담했다. 이 대행도 "김상진 투수코치가 2차전 선발 투수를 정하는데 좀 망설이고 있다"고 전제한 뒤 "1차전 김광현, 2차전 송은범, 3차전 고든, 4차전 윤희상으로 끝내겠다"고 공언했다. 포스트시즌 선발 투수가 모두 예고되는 건 이례적이다.
두 감독은 PO 키 플레이어로 각각 손아섭과 이호준을 꼽았다. 좌타자 손아섭이 SK 왼손 투수들을 상대로 좋은 성적을 내야 하며, 주장 이호준이 잘해야 후배들을 잘 이끌 수 있다는 의미다.
롯데 송승준은 "SK가 지난 4년 간 세 번 우승한 포스트시즌의 강자다. 하지만 이미 과거이고, 올해는 아무도 모른다"고 출사표를 밝혔다. 이에 박정권은 "우리 팀은 5년째 현재진행형이다. 시즌 시작때부터 우승을 위해 뛰었다. PO 진출이 처음인 롯데의 약점을 노릴 것"이라고 맞받았다. 신경전도 있었다. 강민호가 "과거엔 SK를 피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올핸 그랬던 경기가 없다. 투수 모두가 SK전에 던지고 싶어한다"고 하자 최정은 "다른 팀보다 좀 더 쉬운 팀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과거 빈볼 시비, 사인훔치기 논란 등 악연에 대해 강민호가 "훈련 기간에 준비를 많이 했다. 단속을 잘 하면 상대가 정확히 훔치지 못할 것"이라고 하자 박정권이 "무슨 준비를 했다는 거냐. 우리는 그런 플레이를 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기자석에서 웃음이 나오는 가운데 두 팀 감독이 과열 분위기를 진정시켰다. 양 감독은 "빈볼이야 경기의 일부로 볼 수도 있지만 사인훔치기 등 플레이가 있어선 안 된다"고 했고, 이대행은 "두 팀 모두 착한 선수들이다. 오해가 있어선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