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나름 빅 매치입니다. ‘대대강광’의 큰 형님들이 붙는걸요.” 프로축구 대구 FC의 홍보팀 사원 박종민 씨는 19일 대전 시티즌과 홈경기를 앞두고 강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대강광’. 발음도 쉽지 않은 이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선 프로야구의 ‘엘롯기 동맹'을 떠올리면 된다. ‘엘롯기’는 엘지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기아 타이거즈 등 인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구단들이 2000년대 이후 줄곧 순위표 하단에 머물러 붙은 명칭이다. 2009년 기아가 우승을 차지하며 동맹에 금이 갔지만, 8시즌 연속으로 돌아가며 꼴찌를 맡은 ‘엘롯기’는 해당팀 팬들에게 부끄러운 단어가 됐다.
프로축구에서 엘롯기에 버금가는 동맹이 바로 ‘대대강광’이다. 대구와 대전 시티즌, 강원 FC, 광주 FC 등 최근 몇 년 간 하위권을 맴돌던 시민구단들의 첫 글자를 따서 묶었다. 2011년 창단한 신생구단 광주는 조금 억울하겠지만, 광주 상무시절까지 끌어안은 결과다. 2010년 나란히 12~15위(강원·대전·광주상무·대구)를 차지한 이들은 지난해에도 11~12위(광주·대구)·15~16위(대전·강원)로 끈끈한 동맹애(愛)를 이어갔다.
하지만 올 시즌엔 ‘대대강광’에도 균열의 조짐이 보인다. 먼저 치고 올라간 건 막내 광주다. 시즌 초반 2위까지 오르며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꾸준한 쪽은 대구였다. 중위권에 계속 이름을 올리더니 4월 말부턴 스플릿 시스템의 상위 리그 마지노선인 8위권을 지키고 있다. 하위 리그에 포함될 경우 강등을 피하기 위해 피말리는 승부를 이어가야 한다. 이번 대전전은 8위권을 사수하기 위해 반드시 승점을 확보해야 하는 경기다.
“‘대대강광’ 네 팀 중 대구와 대전이 가장 먼저 창단했으니 큰 형님들”이라 언급한 대구 홍보팀 박씨는 "'대대'의 첫 순서는 당연히 대구"라고 했다. 그는 "물론 대전에서야 자기들이 먼저라 주장할 것이다. 연고전·고연전 같은 관계로 생각하면 된다”며 웃었다. 1997년에 만들어진 대전이 2002년 한일월드컵 붐으로 탄생한 대구보다 창단 년도로는 5년 앞선다.
역대 전적은 7승 12무 9패로 대구가 열세다. 그러나 홈에선 대구가 강했다. 5승 7무 1패로 단 한 번밖에 지지 않았다. 최근 선수단 분위기도 화기애애하다. 스승의 날이었던 지난 15일, 주장 유경렬을 중심으로 조촐한 파티를 열고 모아시르 감독에게 상품권과 꽃다발을 전달했다. 정 많은 모아시르 감독은 “브라질엔 ‘스승의 날’ 같은 행사가 없다. 더구나 축구 지도자를 하면서 선수들에게 이런 대접을 받기는 처음”이라며 감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