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한지혜(28·본명 이지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23일 종영한 MBC 주말극 '메이퀸'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한지혜. 선박회사를 배경으로 한 이 드라마에서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 '현대판 캔디' 천해주 역을 열연했다. 타이틀롤을 맡아 시청률에 대한 부담이 그 어느 때 보다 컸지만 그의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메이퀸'은 10%대의 시청률을 보이다가 후반에 들어가며 동시간대 방송되는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 KBS 2TV '개그콘서트'를 꺾었고, 최종회는 26.4%(AGB닐슨미디어리서치)라는 경이적인 시청률을 기록했다. "'개그콘서트'를 제치고 1위를 했을 때 정말 기뻤어요. '개그콘서트'의 시청률을 깼다는 것 자체가 상징적인 것 같아요"라며 웃는 한지혜를 27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드라마 촬영이 끝난 후 뭐했나. "가족들과 일본 여행을 다녀왔다. 간단한 생활 일본어만 했는데 여행에 어려움은 없었다. 즐거운 시간이었다."
-맥주홀릭이라던데 드라마 끝나고 많이 마셨나. "맥주는 완전 좋아해서 계속 마실 수 있다. 이번 종방연 날 엄청 마시려고 했는데 체하는 바람에 아쉽게도 많이 못 마셨다."
-4개월 동안 울산에서 촬영했다. 어땠나. "울산 가이드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울산에 대해 많이 아는 것 같다. 하하. 어디가 맛있는 곳이고 어디가면 볼거리가 있는지 잘 알고 있다. 그동안 도와주시고 응원해주신 울산시민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
-신혼 생활도 못 즐기고 남편과 떨어져있어서 힘들었을 것 같다. "개인적인 부분이니깐 그런 얘기는 안했으면 좋겠다.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만 하고 싶다."
-막장 논란이 있었다. "자신을 괴롭히고 죽이려고 했던 사람이 알고보니 자신의 친아버지라는 설정을 받아들이기 힘든 분들도 있었던 것 같다. 드라마 설정을 받아들이는데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는 제작진 입장에서 원하는 드라마의 방향이 있었던 것 같다. 그 분들이 택한 길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메이퀸'에 출연하고 싶어서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다던데. "(남편과) 미국 시카고에 있다가 '메이퀸' 시놉시스를 보고 정말 꼭 출연하고 싶었다. 캐스팅 등의 논의를 위해 수차례 한국과 미국을 오갔다."
-극 중 김재원과 재희와 연기를 했다. 두 사람의 장점은. "일단 재원오빠는 재밌는 파트너다. 연기를 정해진대로 하지 않고 재밌고 귀엽게 살려서 하시는 분이다. 사실 배우들이 작품을 하다보면 사이가 좋을 때도 있고 안 좋을 때도 있다. 재원오빠가 가끔 미울 떄도 있었는데 그러다가 오빠가 연기하는 걸 보면 또 그 모습이 귀엽고 예쁘더라.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재희 오빠는 초반에 굉장히 친하게 지내고 밥도 자주 같이 먹었다. 하지만 중반이후 재희 오빠 캐릭터가 악마로 변하면서 오빠 성격도 좀 바뀌더라. 어느 순간부터 촬영장에서 말도 잘 안 했다. 오빠의 그런 모습을 보고 처음에는 '왜 저러나' 싶었는데 드라마 속에서 나랑 오빠가 불편한 관계니깐 이렇게 지내는 것도 연기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라마 촬영 중 재희가 이미 결혼을 했고 아들까지 있다는 기사가 났다. 결혼한 사실을 예전부터 알고 있었나. "전혀 몰랐다. 드라마 촬영할 때 전혀 그런 얘기를 안 했다. 기사가 난 이후에도 그것(결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다."
-그 일 이후 재희와 촬영할 때 불편했을 것 같다. "그렇진 않았다. 사실 다른 스태프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했는데 다들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아무렇지 않게 촬영해서 좀 놀랐다. 인터넷에서만 크게 이슈가 됐지 촬영장에서는 그냥 잠잠했다."
-극 초반 아역들이 출연했다. 아역의 열연에 부담감을 느꼈을 것 같다. "(김)유정이가 내 캐릭터의 어린시절을 연기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감정이 좋고 예쁜 친구라서 마냥 뿌듯했다. 배우는 얼굴이 예뻐야되는데 나는 그런 쪽은 아니다. 그런데 유정이는 예쁘니깐 보고 있기만 해도 흐뭇하더라."
-결혼 전과 후,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이 달라졌나. "그런 건 없는 것 같다. 다만 바람이 있다면 이번 드라마 속 캐릭터처럼 발랄하고 상큼한 역할을 더 해보고 싶다. 더 나이가 들고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 아이도 나을텐데 그러면 자연스럽게 아줌마 역할도 할 것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조금 더 젊고 예쁜 역할을 하고 싶다."
-앞으로 계획은. "'메이퀸'을 통해 얻은 점이 많다. 연기의 맛을 알았다고 할까. (웃음) 어느 순간 연기를 하는데 '아! 이거구나'라는 느낌이 왔다. 이런 감이 왔을 때 차기작을 연이어 찍고 싶다. 쉬지 않고 활동을 하고 싶어서 소속사 대표님에게 빨리 다음 작품을 가져오라고 독촉하고 있다. 차기작에서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배우들이 비슷한 생각이겠지만 연기 인생의 정점을 찍어보고 싶다. 지금 이 상태에서 한 걸음만 더 올라서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