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2전 147승. 승률 23.6%와 복승률 38.9%. 최단 기간 100승 돌파. 시즌 최다승 신기록. 최단기간 통산 800승.
문세영 기수가 지난해 이뤄낸 결과다. 문세영은 2012년 한국 경마 주요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국보급' 기수로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높였다. 이제 2013년부터는 국내 무대를 넘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올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동안 마카오 타이파 경마장에 진출해 정식 기수로 활동하게 된 것이다.
마카오는 세계 경마 국가 분류에서 파트2에 속해 파트3에 포함된 한국보다 경마 시행 수준이 높다. 그러나 평균 순위 상금 4000~5000만원에 월 평균 경마 시행일이 6~7일에 불과해 한국에 비해 기대 보수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세영은 "이제 곧 삼십대 중반이다. 지금이 아니면 새로운 도전을 시도해볼 기회가 올 것 같지 않았다"며 "당장 손해일지 몰라도 앞으로 더 긴 시간 말을 타고 살아야하는 만큼 도전을 선택했다"고 마카오 진출 동기를 전했다.
문세영의 해외 진출은 마카오 경마 민간시행체인 마카오자키클럽이 지난해 9월 한국 기수의 자국 활동을 요청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특히 상위 파트 국가의 시행체에서 국내 기수를 먼저 초청해 정식 면허를 발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마카오에서 활동한 한국 기수들이 자비를 털어 생활한 것과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마카오자키클럽은 왕복 항공권을 포함해 통역, 숙소, 보험혜택 등을 제공하는 등 문세영에게 상당한 예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태인 한국마사회 국제화팀 팀장은 "한국경마는 마카오 경마와 인연이 깊다. 2005년 마카오 경마에 3개월간 진출한 오경환 기수는 외국인 기수 17명 중 3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룬 바 있다. 또 지난해에는 서승운 기수가 '2012 아시안 영 건스 챌린지'에서 11명 중 종합 3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마카오자키클럽의 이번 한국 기수 초청은 그동안 한국 기수들이 마카오에서 펼친 활약이 쌓여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준 결과"라고 평가했다.
마카오는 해외 베테랑 기수들이 선진 기승술을 겨루는 각축장으로 알려져 있다. 뉴질랜드·호주·브라질·독일·프랑스·홍콩 등에서 3개월 또는 6개월의 방문면허를 받아 활동하는 외국인 기수만 해도 20여 명에 달해 '상설 국제경마 경기의 장'이라 볼 수 있다. 문세영 입장에선 세계 각국의 전술을 배우고 자신 만의 장점을 재확인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문세영은 "호주·영국 등에서 수입돼 오는 마필의 수준은 마카오가 확실히 한국보다 높다. 하지만 기승술에 있어서는 한국기수들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본다"고 평가했다.이어 그는 "사실 3개월의 짧은 시간에 많은 것을 이뤄내겠다는 것은 욕심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럼에도 경험하고 배우고 오겠다는 마음가짐뿐만 아니라 한국기수도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겠다. 무사히 끝내고 지금보다는 한층 더 여유를 가지고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