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 같은 외모와 늘씬한 몸매는 물론 지난해 드라마 5편에서 당차고 야무진 캐릭터를 무리없이 소화하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내일이 오면' '적도의 남자' '사랑비'에서는 톡톡 튀는 신세대 사랑법을 보여주더니 '신의'에서는 외유내강 노국공주 캐릭터를 실감나게 연기했다. 최근 종영한 '학교 2013'에서는 공부·집안·얼굴 삼박자를 고루 갖춘 '엄친딸' 송하경을 얄밉지 않게 그려내며 배우로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찔러도 피 한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차도녀'이미지와 달리 "박씨 집안 셋째 딸로 태어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고 넉살좋게 웃으며 제 소개를 한다.
-새침한 이미지와 달리 수더분한 것 같다.
"큰 언니와 일곱 살, 작은 언니와 여섯 살이나 차이가 난다. 귀여움을 많이 받고 자란 덕분에 '밝은 모습이 보기 좋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 출신으로 알고 있다.
"유치원 때 '서울랜드 예쁜 어린이 선발대회', 초등학교 6학년 때 '빙그레 모델 선발대회'에서 1등을 했고 아이스크림 광고에도 출연을 했다. 이후 아역배우로 활동을 하다 학교 수업 때문에 포기했다. 오디션 시간이 수업시간과 겹치더라. 그땐 학업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정식 데뷔작 '내일이 오면'(12) 전까지 배우 활동을 완전히 그만뒀나.
"중학교 때 아이돌 그룹 멤버 제안을 몇 차례 받았다. 선뜻 들어가지 못했던 건 스스로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당시 어머니는 '무슨 배짱으로 거절하냐?'며 걱정하셨다. 먼저 준비를 하고 때를 기다리자는 생각에 안양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실제 모습이 '학교 2013'에서 연기한 송하경과 많이 닮았나.
"송하경 보다는 김동석과 비슷한 점이 많다. 학생 때는 숫기가 없었다. 연기를 할 땐 '에라 모르겠다'하고 내지른다."
-'학교 2013'에선 누구와 가장 친해졌나.
"류효영과 많이 가까워졌다. 효영이가 나를 볼 때마다 '우리 엄마랑 정말 많이 닮았다. 말투도 엄마랑 진짜 똑같아'라고 말했다. 어머니 사진까지 보여주더라.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잊을 수 없는 장면은.
"방송에는 편집됐는데 김영춘 오빠가 내 볼에 기습 뽀뽀를 했다. 대본에 없는 장면이었는데 갑자기 입을 맞추더라. 정신이 멍해져 화낼 틈도 없이 지나갔다. 얼굴이 화끈거려서 혼났다. 시간이 좀 지나고 정신이 들어 영춘오빠를 못살게 굴었다. 왜 그랬냐고 따졌더니 '그냥 뽀뽀가 하고 싶었다'고 하더라. 황당했다."
-기억에 남는 작품.
"고두심·최종원·남일우 선생님 등 대선배들과 함께 찍은 '내일이 오면'이다. 첫 작품이고, 대단한 선배들과 함께 한 드라마라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다. '학교 2013' 첫 대본 리딩날 KBS 로비에서 남일우 선생님과 우연히 마주쳤는데 나도 모르게 있는 힘껏 달려가 '보고싶었다'면서 와락 안겼다. 내가 눈물을 흘리니 선배님이 '또 만나겠지'하며 등을 토닥여주셨다. 정말 소중한 인연이다."
-작품 욕심이 많아졌을 것 같다.
"작품 갯수에 대한 욕심은 없다. 그보다는 매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정신을 더 바짝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