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1도움’ 이천수-차두리, K리그서 함께 웃었다
'2002 막내'들이 K리그 클래식(1부리그)에서 함께 웃었다. 누구에게는 단순한 1도움이겠지만 이들에게는 특별한 공격포인트였다.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을 뜨겁게 달구는 스타로 꼽히는 이천수(32·인천), 차두리(33·서울)가 20일 나란히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이천수는 20일 열린 전북 현대와의 리그 8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42분 결승골을 도왔다. 지난 2009년 5월 23일 성남전 이후 1428일만에 나온 공격포인트였다. 이에 앞서 차두리도 대구 FC와 경기에서 후반 37분 몰리나의 추가골을 도와 국내 무대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공교롭게 첫 공격포인트를 둘 다 같은 날에 기록해 더 주목받았다.
둘은 K리그 클래식에서 활약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를 잘 넘기고 팀에 빨리 녹아들어 얻은 공격포인트였던 만큼 그 의미는 특별했다.
이천수는 2009년 전남에서 임의탈퇴 신분을 맞았다. 전남 코칭스태프와 불화를 일으켜 선수 자격을 박탈 당했다. 이후 중동, 일본을 전전했지만 제대로 녹아들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에는 무적 신세로 아예 한 시즌을 보냈다. 차두리는 가정사가 문제였다. 지난달 12일 부인 신모씨(34)를 상대로 서울가정법원에 이혼조정신청을 냈다.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뛰다 제대로 한 시즌도 소화하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어렵게 K리그 클래식에 뛰어든 둘은 팀을 위해 묵묵히 뛰고 또 뛰었다. 그리고 복귀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나란히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둘의 소속팀 감독들도 만족하는 분위기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이천수에 대해 "천수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숨통이 트이고 있다.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니 나머지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차두리가 경기력뿐 아니라 내적으로 팀이 하나될 수 있는 해피 바이러스를 감염시키고 있다"면서 "본인도 와서 많이 힘들었을텐데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며 차두리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둘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 대표팀 막내급 선수들로 맹활약하며 한국 축구의 4강 신화를 이끌었다. 그리고 11년이 지난 2013년, 각자의 위치에서 조금씩 예전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둘의 중심에는 개인이 아닌 팀이 있다. 차두리는 "내 경기도 중요하지만, 팀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 나를 스타가 아닌 한 명의 선수로 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천수도 "욕심을 버렸다. 팀 승리를 위해 더 헌신하는 선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