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를 윗도는 무더위에도 김응룡 한화 감독은 "춥다"고 했다. 그는 "감독은 여름에도 벌벌떤다"며 손사레를 쳤다. 특유의 자학개그였다.
2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김 감독이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그의 표정에서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시즌 내내 위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힘든 상황이 이어지는 팀 성적에 대한 고민이 얼굴에서 드러났다.
한화는 올 시즌 58경기에서 17승1무40패를 거둬 리그 최위에 머물러 있다. 승률은 0.298. 이날 경기전에도 한화는 롯데와 KIA를 상대로 3연패했다. 막내구단인 8위 NC와는 5경기 차이다.
팀 상황이 쉽게 나아질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김 감독은 “1군으로 새롭게 합류할 선수는 송광민, 안승민, 한승택 정도”라고 했다. 안승민은 이날 엔트리에 등록되진 않았지만, 1군에 합류해 선수들과 함께 훈련에 임했다. 김 감독은 “안승민은 모레(23일) 선발투수다. 송광민은 2군에서 몇 경기 뛰게 하고 올릴 것이다. 한승택은 부상이 나으면 1군에 올릴 수도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들이 1군 무대에서 얼마만큼의 시너지 효과를 내줄지는 미지수다.
30도가 윗도는 무더위. '더운 여름을 어떻게 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 감독은 “감독은 사계절 내내 벌벌 떤다. 날이 더워도 속은 항상 춥다. 감독 자리가 벌벌 떨게 한다”라고 웃었다. 감독 자리가 그를 긴장시킨다는 말이었다. 그의 웃음마저 씁쓸해 보였다.
이날 한화는 경기를 앞두고 약 20분간 수비 보강 훈련을 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본부터 충실히 하자는 의미였다. 김 감독은 "해볼 수 있는 것은 다 해봐야하지 않겠어"라며 선수들의 움직임에 눈을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