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마 사상 첫 해외 진출 조교사가 탄생했다. 7월부터 마카오 타이파 경마장에서 활동하는 서범석 조교사가 그 주인공이다.
KRA한국마사회는 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해온 서범석 조교사가 마카오자키클럽으로부터 조교사 면허를 받았다고 4일 알렸다.
서울경마공원의 남승현 마주가 싱가포르 마주 자격으로 2009년 ‘MRA CUP 대상경주’에서 우승했고 장추열·서승운이 단기면허로 미국 경마에 출전해 우승한 사례는 있었지만 조교사의 해외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카오는 세계경마국가 분류에서 파트2에 속해 파트3에 속한 한국보다 경마시행수준이 높은 편이다. 마카오의 경마산업은 영국 무역업자들에 의해서 동양 최초로 시작됐으며 인구가 55만 명에 불과한 탓에 마권 매출의 상당 부분을 홍콩 등 주변국 위성중계에 의존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마카오 경마는 수준 높은 경기력 유지를 위해 세계 각국의 유능한 지도자와 스타기수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뛰어난 성적을 기록한 조교사는 아시아 최고 상금을 자랑하는 홍콩경마로의 진출도 가능하다.
지난 2일 마카오 활동을 위해 출국한 서범석 조교사는 현재 국내 마주 6명(김도욱·박남성·서순배 정영식·정형철·최상배 마주)과 홍콩·필리핀 등 현지 마주 2명과 경주마 위탁관리 계약을 맺은 상태다. 이들로부터 총 18 마리의 경주마를 위탁받은 서범석 조교사는 경주마에 대한 검역과 등록업무를 시작으로 관리사와 소속 선수 등 경마 관계자들을 갖추고 7월 중순 타이파(Taipa) 경마장에 있는 마방에 입사해 이르면 9월 초부터 경주에 출전하게 된다.
서범석 조교사는 기수시절부터 피나는 영어공부를 하는 등 남들보다 한발 앞선 글로벌 마인드를 가지고 국제적 활동을 해왔다. 자비로 호주유학을 강행해 호주에서 관리사 생활부터 하면서 94년에는 뉴질랜드, 95년 호주에서 선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또 자신이 배운 기술과 노하우를 한국경마에 접목해 대상 경주에서 우승을 4번이나 차지했으며 ‘에이스갤러퍼’, ‘선히어로’ 등 뛰어난 명마도 길러냈다.
서범석 조교사의 학구열은 누구도 넘볼 수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평이다. 올해 5월에는 중앙대학교 대학원 체육학과에서 ‘재활승마 참여 장애아동의 내적동기와 부모의 양육 스트레스의 변화’ 논문을 발표해 박사학위를 받기도 했다.
서범석 조교사는 “외국 마주들에게 한국산 경주마의 혈통과 뛰어난 기량을 소개하고 관리사는 물론이고 선수도 한국인을 데뷔시켜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조국의 명예를 드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국 경마를 대표해 마카오를 거쳐 아시아 최고의 경마시행국인 홍콩 경마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내 인생의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부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일부에선 서범석 조교사가 한국과 해외에서 병행하여 활동하는 것에 대해 "한 곳에 집중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서범석 조교사는 마카오가 서울과 부경경마공원을 오가는 시간정도에 불과하고 사전에 철저한 준비를 했기 때문에 병행 활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