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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 충주성심학교 ‘1승’보다 값진 ‘1점’



1승만큼이나 의미있는 1점이었다.

충주성심학교가 13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47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일간스포츠·중앙일보·대한야구협회 주최, 스포츠토토 협찬) 대구고와의 경기에서 1-12, 5회 콜드 게임으로 져 또다시 1승에 실패했다. 청각장애인들로 구성된 충주성심학교 야구부는 2002년 창단 후 단 하나의 목표를 향해 뛰고 있다. 바로 '1승'이다. 2011년에는 이들의 이야기가 영화 '글러브'로 만들어지며 많은 관심을 얻기도 했다.

충주성심 선수들은 목동구장 경기가 처음이었다. 시각에 더 예민한 이들에게 낯선 구장은 또 하나의 어려운 상대였다. 충주성심 선발투수로 나선 고득원(17)은 0-0으로 맞선 2회말 선두타자 박상현(18)에게 우월 홈런을 맞은 뒤 흔들리기 시작해 2회에만 6점을 내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두 번째 투수 양인하(18)도 대구고의 뜨거운 타선을 막아내지 못하고 3회와 4회 각각 5점과 1점을 내줬다. 5회초 충주성심의 공격이 시작됐을 때는 이미 0-12로 점수 차가 벌어진 뒤였다. 5회에 3점 이상을 뽑아내지 못하면 콜드 게임이 선언되는 상황. 박상수(43) 충주성심 감독은 '마지막' 공격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이제 더 하고 싶어도 못한다. 한 점이라도 내고 가야 아쉬움이 덜 남지 않겠나. 0-0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있게 뛰어라"고 당부했다.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힘을 냈다. 5회초 1사 후 타석에 선 충주성심 1학년 이동건(17)은 "꼭 점수를 내서 5회로 경기가 끝나는 걸 막겠다"는 각오로 상대투수 오정록(17)의 3구째를 힘차게 받아쳤다. 타구는 우측 라인을 타고 흘렀고, 이동건은 이를 악물고 내달려 3루에 안착했다. 이어 김권세(17)의 중견수 키를 넘는 적시 2루타 때 홈을 밟아 이날 팀의 처음이자 유일한 득점을 이뤄냈다.

이동건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동료 김권세, 양인하와 함께 여름방학 중 주어진 휴가도 자진 반납한 채 훈련을 했다. 그는 "전국대회에 처음 참가해 많이 떨렸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연습을 많이 하면 잘 할 수 있다고 해 그 말을 믿고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가장 닮고 싶은 선수는 KIA 김선빈(24)이다. 이동건은 "나처럼 체격(171㎝·65㎏)이 작지만 빠른 발과 허슬 플레이를 하는 모습을 닮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수 감독은 "내일부터 선수들의 휴식일이 예정돼 있는데, 다들 동건이의 활약을 보고는 쉬지 않고 운동을 하겠다고 해서 코치들도 휴가를 반납하게 생겼다"며 껄껄 웃었다.

한편 김해고는 효천고를 6-1로 눌렀다. 김해고 선발 공수빈(19)은 135개의 공을 뿌리며 9이닝 동안 7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완투했다. 김해고는 2-1이던 7회초 1사 만루에서 4번타자 이건호(18)가 2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승기를 굳혔다.

목동=김주희 기자 juhee@joongang.co.kr
사진=이호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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