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65) 브라질 감독은 여유로웠다. 한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가진 첫 훈련에서 평소 전술대로 조직력을 맞추기보단 새로운 포진의 가능성을 먼저 실험했다. 한 팀에 공격 자원만 5명을 몰아넣고 공격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관찰했다.
9일 파주 국가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방한 후 첫 공식 훈련을 가진 브라질은 공 돌리기와 압박·탈압박 훈련에 이어 미니 게임을 진행했다. 이때 독특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소집 기간이 길지 않은 국가대표팀 감독은 처음부터 주력 전술에 맞춰 팀을 짜는 경우가 많다. 홍명보(44) 한국 감독도 늘 구사하는 4-2-3-1에 맞춰 두 팀을 짜 맞붙게 한다.
반면 스콜라리 감독은 달랐다. 브라질은 4-3-3 혹은 4-2-3-1을 활용해 지난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 우승을 차지했다. 최전방 공격수, 좌우 윙포워드, 공격형 미드필더가 공격진을 이룬다. 그런데 미니게임에서 스콜라리 감독은 한 팀에 공격 자원 5명을 몰아 넣었다. 파투(코린티안스)와 네이마르(바르셀로나)를 공격수로 배치한 데 이어 루카스 모우라(PSG)를 왼쪽 날개로, 헐크(제니트)를 오른쪽 날개로 넣었다. 그 아래에는 수비력보다 공격력이 좋은 오스카(첼시)를 배치했다. 4-1-1-4에 가까운 '초공격전술'이었다.
공격자원을 한 쪽에 몰아넣느라 상대팀엔 공격수 조(아틀레치쿠 미네이루)와 윙어 베르나르드(샤크타르) 말고는 공격진에 세울 선수가 없었다. 스콜라리 감독은 왼쪽 윙어로 디에구 카발리에리(플루미넨세)를 넣으면서까지 한쪽 팀에 공격 자원을 집중 배치했다.
그 결과 미니게임은 양 팀 모두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난잡한 양상으로 전개됐다. 공격진이 부족한 팀은 물론, 공격자원을 집중 배치한 팀 역시 익숙한 전술적 움직임이 이뤄지지 않아 고생했다. 오른쪽 날개가 전문인 모우라는 왼쪽 날개 자리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허둥댔다.
브라질 방송 TV글로브의 티아구 마라나웅 기자는 "양팀 모두 주전과 비주전이 섞여 있어, 이 훈련으로 주전 라인업을 짐작하긴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