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중국 법인 누적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신라면 판매개수로 환산하면 약 18억 개에 달하는 양으로, 중국 국민(13억 명)이 모두 한 번 이상 신라면을 먹어본 셈이다.
농심에 따르면, 1999년 당시 700만 달러로 시작한 농심의 중국 사업은 지난해 1억 2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올해 9월 말까지 누적 매출 10억 달러를 달성하며 15년 간 약 15배의 매출 성장을 이룩해냈다.
농심은 중국에서의 성공이 신춘호 회장의 '역발상'에서 비롯됐다고 자평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내세우는 '현지화' 대신 '차별화'를 고집하며 신라면을 브랜드 그대로 중국 시장에 선보인 것. 신춘호 회장은 중국 진출 당시 "농심의 브랜드를 중국에 그대로 심어야한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얼큰한 맛은 물론, 포장, 규격 등 모든 면에서 '있는 그대로' 중국에 가져간다. 이것이 중국 시장 공략의 전략"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고급 제품의 이미지를 고수한 것 역시 이번 성공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농심은 신라면·안성탕면·짜파게티·너구리 등 베스트 제품을 중국에 내놓으며 고급 이미지를 구축했다. 현재 신라면은 중국 라면보다 1.5배 가량 비싸게 팔리고 있다. 개방 정책에 따른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 향상과 식품 안전에 대한 관심 증가로 신라면의 인기도 함께 높아졌다는 것이 농심측의 설명이다.
마케팅에 있어서는 현지인의 정서를 적절히 반영했다. 1999년 창설된 '농심 신라면배 세계 바둑최강전'은 중국 내 인기 스포츠인 바둑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정착 시킨 대표 사례다. 중국이 우승했던 2008년 대회는 중국 전역 700여개 언론사를 통해 집중 보도돼 총 112억원에 해당하는 마케팅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에는 세계 전자상거래 업체인 타오바오와 손잡고 중국 온라인 시장을 공략했다. 넓은 대륙에서 온라인으로 손쉽게 식품을 구입하는 중국의 소비 패턴을 활용한 것. 타오바오 농심 쇼핑몰의 3분기 매출 성장률은 2분기 대비 130% 가까이 성장했다.
구명선 농심 중국법인장은 "농심은 중국에서 15년 간 단 한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적이 없다. 최근에는 신라면블랙·둥지냉면 등 프리미엄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어 향후 성장세가 더욱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농심은 올해 중국 매출 목표를 지난해 1억 2000만 달러보다 38% 늘어난 1억 6500만 달러로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