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메스티스(2부리그) 키에코 완타에서 활약하고 있는 신상훈(20)과 안진휘(22)가 '찰떡 궁합'을 과시하고 있다. 팀내 공격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페이스다. 안진휘가 '도우미', 신상훈이 '해결사' 역을 맡아 경기를 치를수록 완벽한 호흡을 보이고 있다. 신상훈과 안진휘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트리오 아레나에서 열린 펠리탓과의 2013-2014 핀란드 메스티스(2부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1-2로 뒤진 2피리어드 5분 44초에 환상적인 콤비 플레이로 동점골을 합작해냈다. 지난 17일 JYP 아카테미아전(1-3) 만회골에 이은 2경기 연속 골 합작이다.
이날 안진휘는 센터로, 신상훈은 라이트윙으로 4라인에 기용됐다. 연장전까지 치르는 동안 8번 밖에 링크에 서지 못했지만 단 한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고 골을 만들어내는 높은 집중력을 과시했다. 2피리어드 5분 44초에 수비 지역에서 안진휘가 퍽을 가로채 상대 진영으로 돌진하는 신상훈에 연결, 단독 찬스를 만들어줬고 신상훈이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이로써 신상훈은 시즌 6호골을 수확했고 안진휘는 두 번째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안진휘는 "(신)상훈이와 서로 퍽을 잡았을 때 움직여 공간을 만들며 패스를 주고 받아 찬스를 노리는 방식으로 훈련을 많이 했고 실전에서도 잘 들어 맞고 있다. 오늘 경기에서도 호흡이 잘 맞았는데 출전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았던 점이 아쉽다"고 신상훈과 2경기 연속 골을 합작한 소감을 밝혔다. 신상훈과 안진휘는 이로써 핀란드 2부 무대에 완벽히 적응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의미가 크다. 아이스하키 2부리그는 축구보다 야구에 가까운 형태로 운영된다.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와 대륙간아이스하키리그(KHL), 스웨덴아이스하키리그(SHL), 핀란드 SM리가 등 아이스하키 강국의 2부리그는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의 트리플 A와 같은 개념이다. 2부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면 톱 리그 진입의 길이 열린다. 키에코 완타는 SM리가 명문 요케리트의 팜 팀으로 시즌 중에도 '빅 리그'의 부름을 받는 선수들이 많이 있다.
21일 펠리탓전에 나선 키에코 완타 선수 가운데 공격수 알렉시 무스토넨(18)과 이리 카리얄라이넨(21), 수비수 에사 린델(19) 등은 SM리가와 메스티스를 오가는 선수들로 핀란드 내에서도 손꼽히는 유망주다. 무스토넨은 핀란드 18세 대표팀 주장으로 조만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지명을 받을 것으로 평가되고 린델은 2012년 NHL 신인 드래프트 3라운드에 댈러스 스타스에 지명됐다.
신상훈과 안진휘의 최근 활약은 사상 최초의 '한국인 아이스하키 톱 리거 배출'이 결코 꿈이 아님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다. 한편 최근 최악의 슬럼프에 빠져 있는 키에코 완타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4-5로 패배, 5연패의 부진이 이어졌다. 키에코 완타는 1피리어드에 먼저 2골을 내주며 무겁게 출발했고 2피리어드 초반 야르모 모킬라, 신상훈, 알렉시 무스토넨의 릴레이 득점포로 전세를 뒤집었지만 2피리어드 12분 45초에 파워 플레이 골을 내줬다. 3피리어드 4분 51초에 이리 엘로의 골로 다시 앞서 갔지만 13분 39초에 동점골을 허용했고 연장 피리어드 4분 7초에 역전 골든골을 얻어 맞고 무릎을 꿇었다.
키에코 완타는 3일 JYP에 2-1로 이긴 후 5경기째 승리를 맛보지 못하고 있다. 정규리그 24경기를 치른 21일 현재 키에코 완타는 8승 3연장승 1연장패 12패(승점 31)로 12팀 가운데 9위에 머물고 있다. 핀란드 메스티스는 정규피리어드에 3점, 연장승에 2점, 연장패에 1점의 승점이 주어진다. 최악의 공수 부조화를 보이며 17일 꼴찌 JYP에 1-3, 10위 펠리탓에 4-5로 지며 연패 탈출의 호기를 놓친 키에코 완타는 23일 오전 2위를 달리고 있는 강팀 투토와 원정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