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세든-레이예스 재계약 추진 SK, ‘제 2의 브리또’ 뽑을까
과연 SK가 '제2의 브리또'를 데려올까.
SK는 지난 25일 마감된 보류선수 명단에 올해 14승과 8승을 기록한 세든(30)과 레이예스(29)를 포함시켰다. 보류선수 명단에 들었다고 해서 모두 재계약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다른 구단과 계약하는 걸 막기 위해 일부러 이 방법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보류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내년 1월31일까지 계약하지 못하면 임의탈퇴 처리돼 이적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세든과 레이예스는 내년 시즌에도 비룡군단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구단 관계자는 "시즌 중에도 구단과의 관계가 좋았다"며 "(재계약을 추진하는 단계에서) 큰 문제가 없으면 모두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 청신호가 켜졌지만 SK의 고민은 나머지 한 자리다.
내년 시즌은 용병 보유가 현행 2명에서 3명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지난 5일 열린 단장회의에서 '외국인 선수를 모두 같은 포지션으로 뽑는 것'을 금지함에 따라 '투수+타자' 조합으로 용병 슬롯을 채워야 한다. 자연스럽게 자취를 감췄던 외국인 타자가 3년 만에 프로야구 무대를 밟게 됐다.
보통 호세(48·전 롯데)나 가르시아(38·전 한화) 같은 거포에 눈길이 먼저가지만 SK의 상황은 다르다. SK는 주전 2루수인 정근우(31·한화)가 최근 FA(프리 에이전트)로 이적해 내야에 공백이 생겼다. 박진만(37)과 나주환(29), 김성현(26) 등 기존 멤버에 내년 2월 제대하는 김연훈(29)과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한 신현철(26·전 넥센)까지 예비전력도 갖췄지만 혹시 모를 공백에 대비해 2루를 맡을 수 있는 내야 용병도 영입 리스트에 올려놨다.
이만수(55) SK 감독은 "정근우가 있었으면 힘 있는 중심타자로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키스톤 콤비가 가능한) 내야수 아니면 1루나 외야를 볼 수 있는 중장거리타자로 영입을 고려중"이라며 "구단에도 말을 해놓을 상태"라고 귀띔했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가 도입된 후 유격수와 2루수 즉, 키스톤콤비를 볼 수 있는 용병은 흔하지 않다. 브리또(SK·삼성·한화·2000~5)라는 걸출한 외국인 타자가 있었지만 치멜리스(한화·1998)와 캐세레스(OB·두산·1998~99), 발데스(KIA·2008) 등이 모두 실패했다. 주루와 수비는 합격점을 줄 수 있었지만 공격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보였다. 홈런을 펑펑 터트렸던 페르난데스(SK·2002)와 퀸란(현대·LG·2000~2) 등은 포지션이 3루였다. 3루와 1루를 볼 수 있는 내야수는 구하기 쉽지만 키스톤 콤비를 이룰 수 있는 용병은 그렇지 않다.
현재 SK는 모든 자원을 동원해 외국인 타자를 물색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도 "광범위하게 외국인 타자를 찾아보고 있다. 내야수도 (영입할 수 있는) 자원이 많지 않지만 넓은 범주에서 함께 알아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허락되면 내야수 용병을 깜짝 영입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SK는 프로야구 역대 최고의 유격수 용병인 브리또(41)를 발굴한 경험이 있다. 2006년에는 내야 전포지션 수비가 가능한 일본인 시오타니(39)를 깜짝 영입하기도 했다. 키스톤 콤비를 형성할 수 있는 외국인 타자를 찾아보기 시작한 SK의 움직임에 눈길이 모아지는 이유다.
배중현 기자 bjh1025@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