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정수빈(24)이 프로 신인시절을 그리워하며 '나 돌아갈래'를 외쳤다. 겨우내 타격폼 단점 보완에 열을 올렸지만, 아직까지 아쉬움이 남기 때문이다. 정수빈은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봤지만, 완벽하다고 느낄 만큼의 타격폼을 찾지 못했다. 프로에 막 들어왔을 때의 내 타격폼이 가장 이상적이었다. 그때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정수빈은 팀의 9번 타자로 그라운드에 나선다. 애초 두산의 톱타자 역할을 해줄 것으로 보였지만, 타격과 출루를 고려해 송일수 두산 감독은 그를 9번에 배치했다. 주루와 수비력, 송구능력까지 리그 최고 수준이라 평가받는 정수빈이지만, 여전히 타격면에서 부족함을 보이기 때문이다. 물론 야구센스가 뛰어나고, 작전수행능력이 좋은 정수빈이 테이블세터로 공격을 연결해주는 9번의 자리가 적합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정수빈은 "1번 자리보다 9번이 심적으로 편한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그래도 내가 할 몫은 해야하는데, 지금은 내가 어떤 타격을 하고 있는지 나도 모르겠다. 고민이 많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프로에 막 들어왔던 신인 시절에는 '내 것'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내 것'도 사라진 기분이다. 타격을 잘하는 형들의 장점을 관찰하고 내 것으로 만들어 보려고 노력은 했지만, 쉽지 않다. 마음 같아서는 신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했다.
2009년 두산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그는 알토란같은 활약을 하며 '팀 외야의 미래'로 떠올랐다. 정수빈은 입단 첫 해 3홈런 17타점 0.264의 타율을 기록했다. 당시 두산의 사령탑이었던 김경문 NC 감독은 "정수빈은 주루, 수비, 타격 3박자를 모두 갖춘 선수"라고 칭찬하기도 했다. 다음해인 2012년에는 1홈런 19타점·타율 0.322을 올리며 쏠쏠한 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이후 2012시즌에 타율 0.235로 다소 부진했으나 지난해 125경기에 출장해 2홈런 29타점·타율 0.276을 올렸다. 타율은 좋아졌지만, 변화구 대처 능력이 예전만하지 못하다는 평가다.
정수빈은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신인때 타격 영상을 찾아 봤다"면서 "노력은 했지만, 쉽지 않은 일임은 분명하다"고 했다.
아쉬움은 남아 있지만, 시즌의 막은 어김없이 오른다. 정수빈은 "올해는 풀타임을 꼭 뛰고 싶다"면서 "상황에 따라 잘 대처하고 늘 고민하는 자세를 잊지 말아야 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안되면 시즌 끝나고 군대 간다는 생각해야지요"라며 웃어보였다. 웃으며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그의 말투에서 '여기가 끝'이라는 뜻의 단호함도 함께 묻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