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이후 한동안 연예계의 시계는 멈춰버렸다. 2주간 거의 모든 일정이 '올스톱'됐다. 사고 발생 이후 3주차에 접어들면서 '생업'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움츠리고 있는 상태다. 일어나선 안되는 사고가 발생하고 국가가 흔들리는 상황에 방송과 공연을 재개하는게 말이 되냐는 생각을 할수도 있다. 당연한 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일거리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연예인, 또 스태프들도 많다. 슬퍼하되 '할 일'은 해야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나올법하다. 피해자 가족들의 눈가에 눈물이 마르지 않고 있는 지금, 무엇에 대해 논하든 사사로운 일이 될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조심스레 이번 참사 이후 연예계 전반에서 일어난 일들에 생각을 나눠봤다. 연예인들의 기부와 태도 논란, 그리고 방송사의 움직임, 또 공연 및 페스티벌 취소 건 등에 대한 여러가지 의견이 나왔다. 토론에는 일간스포츠 엔터팀 기자들이 참여했다. 각 쟁점에 대한 네티즌의 생각은 리서치 전문 사이트 소비자 리서치패널 틸리언(www.tillionpanel.com)을 통해 알아봤다.
*토론 참여자 : 정지원·김연지·엄동진·김진석 기자
세월호 참사 이후 연예인들도 애도물결에 동참했다. 분향소를 직접 찾아가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있고 선뜻 성금을 기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연예인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지적하며 '현 사회적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심지어 기부를 강요하는 분위기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물론, 연예인들이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직업이라는 점을 감안할때 사회적인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져야하는 것도 사실. 하지만, 이들에게 적용되는 도덕적 잣대가 지나치게 엄한건 아닐까.
김연지 : "연예인에게 들이대는 도덕적 잣대가 너무 엄한건 사실이다. 물론, 그들이 대중의 사랑때문에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지만 그렇다고 국민의 세금으로 먹고 사는 공무원은 아니지않나. 국회의원도 안 내는 성금을 연예인들이 앞장 서서 내고 있다면 칭찬을 해줘야할 일이다. 그런데 오히려 '너는 왜 안 내놓냐'는 식으로 몰아세우기까지 한다. 사건사고가 일어날때마다 연예인들이 무슨 사회적인 책임을 다해야하는 사람처럼 내몰리곤 하는데 이건 잘못된거다."
엄동진 : "세월호 참사 관련 피해자들을 위해 연예계에서 모인 기부액을 따져보면 약 30억원이 넘는다.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회장과 아티스트들이 10억원을 쾌척했고,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도 5억원, '관상' 제작사 주피터 필름의 주필호 대표도 1억원을 내놨다. 송승헌·이휘재·전지현·하지원·강호동, 송윤아·설경구 부부도 각각 1억원씩, 또 김수현은 3억원을 기부했다. 박경림과 김보성 등도 1000만원씩 내놨다. 대단한 일이다. 그런데 이들을 비뚤어진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버는 돈이 얼만데 이 정도 밖에 안 내놓냐'는 말도 안되는 소리들을 한다. 오히려 개그맨들은 이번 사고로 행사가 취소되고 방송이 결방되면서 경제적으로 힘들어진 케이스도 많다. 연예인들이라고 사회적 의무와 책임을 강요당해야한다는건 말도 안 된다."
정지원 : "스타들이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는건 어쩔수 없는 일이다. 그들이 감수해야할 일이기도 하다. 대중의 사랑이 없으면 그 자리에 오르지 못했을것 아닌가. 요즘은 연예인을 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사회적인 지위도 높아졌고 존경을 받는 이들도 많다. 이 정도라면 그들에게도 노블레스 오블리제(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적적 의무)라는 단어를 적용할수 있지 않을까. 물론, 누가 얼마를 냈는지 기준을 세우고, 또 기부하지 않는 연예인을 몰아세우는건 분명 잘못된 일이다. 다만 대중의 시선을 고려해 행동을 조심하고 모범을 보일 필요는 있는것 같다. 돈을 내라는게 아니다. 이경규처럼 하필 이런 시기에 골프 회동을 나가는건 좀 눈치없는 행동이었던것 같다."
엄동진 : "이경규는 매체간 보도경쟁의 희생양이 된 것 같다. 특종경쟁이 치열해진 현 분위기에서 눈길을 끌만한 기삿거리를 찾던 기자의 눈에 이경규가 딱 걸린거다."
김진석 : "매체들의 과열경쟁은 문제다. 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이경규 관련 기사는 지금 분위기에서 충분히 나올만했다. 물론,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니고 이경규 본인에게 정말 중요한 일이었을수도 있다. 다만 그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스타의 행동치곤 좀 조심성이 없어 보였다."
김연지 : "어느 정도는 동의하겠는데 그래도 연예인이라고 싸잡아 비난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고위직 공무원들도 아무렇지 않게 가족행사를 열고 웃고 즐기곤 한다. 진정 비난받아야할 사람들은 연예인이 아니라 책임감없는 공무원들 아닐까."
→ 네티즌의 선택은? (참여 : 총 6883명)
그렇다.(유독 연예인들의 행동에 대중이 예민하게 반응한게 사실이다.) 58.4% (4018명)
아니다.(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들이 먼저 솔선수범해야하는게 맞다.) 41.6% (2865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