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은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KBL센터 6층 회의실에서 임시 총회를 열어 경선 끝에 김 고문을 새 총재로 선출했다. 이로써 김 고문은 지난 2002년 11월부터 2004년 4월까지 제3대 총재로 활동한 지 10년만에 KBL 총재직을 맡게 됐다.
이번 KBL 총재는 김 고문과 김인규 전 KBS 사장이 복수 후보로 나서 경선을 통해 선출했다. 김 고문은 1차 투표에서 6-3으로 김 전 사장에 앞섰지만 무효 표가 1표 나와 재적회원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어야 하는 KBL 정관 규정으로 2차 투표를 한차례 더 치러야 했다. 2차 투표에서 김 고문은 1차보다 두 표를 더 얻어 8-2로 김 전 사장을 제치고 새 총재직에 취임하게 됐다.
경기인 출신인 김 고문은 국가대표로 활약했고 대한체육회 부회장, 1984년 LA올림픽 한국 선수단 총감독, 대한농구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고 1997년 프로농구 출범을 이끈 주역이다.
총회가 끝난 뒤 KBL 센터 내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김 고문은 "10년 전에 내가 이 건물을 마련해주고 떠났다. 그러다 오늘 다시 들어오니까 감회가 새롭다"면서 총재에 오른 소감의 운을 뗐다. 김 고문은 과거 프로농구 출범 직후를 떠올리며 현재의 프로농구 위상 추락에 대한 아쉬움을 밝혔다. 그는 "프로농구 초창기에는 빠르고 재미있다는 말들을 많이 들었다. 주말에는 공중파 3사가 모두 중계를 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그러나 외형적으로는 커졌지만 언젠가부터 속공이 사라지고 재미가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김 고문이 밝힌 프로농구의 부활 키워드는 '재미'였다. 김 고문은 "(프로농구 개혁의) 본질은 재미있게 농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농구엔 다른 스포츠에 없는 모든 요소를 갖고 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농구의 상품 가치를 올리면 저절로 관심이 많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재미있는 농구를 위해 지도자들의 노력과 심판 개혁을 강조했다. 특히 김 고문은 "심판들도 농구를 재미있게 이끌 의무가 있다. 그러나 심판들이 생존하려고 우유부단하고 복지부동한다. 이러면 안 된다. 반칙으로 지적할 걸 하지 않는다면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심판도 창의성이 있어야 한다. 고쳐야 할 건 고쳐야 한다"고 지적해 최근 자주 불거져 왔던 심판진 판정 문제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KBL 출범 초기의 사례들을 거론한 김 고문은 "농구의 질을 높이면 저절로 모든 게 쫓아온다. 비껴나간 궤도를 본 궤도로 올리도록 노력하겠다"며 총재로서 소임을 다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로농구가 출범한) 18년 전 초심의 자세로 돌아가겠다. 농구가 개혁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면 언제든 물러나겠다"며 굳은 다짐을 드러냈다.
김 고문은 한선교(55) 현 KBL 총재의 임기가 끝난 뒤, 오는 7월 1일부터 3년동안 KBL 새 총재직을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