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고 황대인(18)은 올해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이 유력한 선수다. 한 프로구단 스카우트는 "삼성 박석민의 고교 시절을 연상하게 한다"고 했다. 타자로서 재능이 높지만, 투수로도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황대인은 20일 강원도 춘천 의암구장에서 열린 제48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협회 주최, 스포츠토토 후원)에서 16강전 순천 효천고와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와 6이닝 1실점 완투승을 거뒀다. 경기고는 황대인의 호투 속에 1회 말에만 9점을 내며 효천고에 11-1(6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황대인은 시속 140km 초반대 빠른 직구와 과감한 몸쪽 승부로 효천고 타선을 2안타로 꽁꽁 묶었다. 삼진은 8개나 뽑아냈다.
신현성 경기고 감독은 "올 시즌이 끝나며 프로에 가는데, 7년은 더 함께하고 싶은 선수"라며 그를 칭찬했다. 신 감독은 "(황)대인이는 팀의 주장으로서 리더십이 좋고, 투·타에서 모두 재능이 뛰어나다"라며 "감독에게 믿음을 주는 선수"라고 말했다.
황대인은 잘 던지는 투수지만, 본인은 타자가 더 매력이 있다고 했다. 프로구단 스카우트들도 '대형 타자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이라는 평가다. 지난 15일 중앙고와의 대통령배 2회전에선 홈런 두 방을 쳤다. 올 시즌 고교 야구 대회에서 황대인은 5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황대인은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아버지께서 직접 캐오신 산삼을 먹어서 그런지 힘 하나는 자신 있다"고 했다. 파워와 함께 정교함도 갖췄다. 황대인은 올해 치른 12경기(20일 경기 제외)에서 41타수 18안타 타율 0.438을 기록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줄곧 봐온 3루 수비도 좋다. 유연성이 타고났고, 강한 어깨도 일품이다. 황대인은 "투수를 병행하면서 어깨가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고는 지난 2008년 대통령배 결승에서 덕수고에 패해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이후 결승에 오른 적이 없다. 황대인은 "팀이 참가하는 올 시즌 대회다. 반드시 우승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말했다. 경기고는 오는 22일 8강에서 경북고를 상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