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철 한화 투수코치가 대표팀에 승선한 이태양을 어미새의 마음으로 격려한다. 사진은 지난 7월 3일 잠실서 열린 LG전에서 흔들리는 이태양을 진정시키고 있는 정민철 코치. 이호형 기자
새끼를 잠시 떠나보낸 어미새의 마음이었다. 정민철 한화 투수코치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나서는 이태양(24)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태양은 지난 15일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소집 됐다. 숙소 앞에서 만난 그는 "대표팀에 뽑힐 거란 생각도 못했다"며 "경기에 나가게 되면 무조건 열심히 해야 한다. 보직에 상관없이 내 역할을 하겠다.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다. 팀에 폐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 재미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주위에서 격려가 많이 왔다. 특히 정민철 코치님께서 부담 갖지 말고, 실력을 보여주라고 하셨다. 큰 힘이 됐다"며 감사함을 나타냈다.
이태양은 올 시즌 한화의 '히트 상품'이다. 5월9일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한 그는 23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8패 평균자책점 4.70을 기록 중이다. 퀄리티스타트는 14차례로 국내 투수 가운데 양현종(KIA·15회)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프로 데뷔 5년 만에 당당히 팀의 선발 한 자리를 꿰찼고, 활약을 바탕으로 야구인생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다는 영광도 누렸다. 그런 이태양의 활약 뒤에는 정민철 코치의 공이 있었다. 정 코치는 이태양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전수했다. 그리고 대표팀 합류를 누구보다 기뻐했다.
정 코치는 "(이)태양이가 우리 팀을 대표해서 대표팀을 뽑혔다"며 "류현진 이후 대표팀에 뽑힌 투수 아닌가. 선수에게 나라를 위해 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는 쉽게 오지 않는다. 다시 한 번 축하하고, 잘했으면 좋겠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이어 "대표팀 경험은 아무나 얻지 못한다"며 "분명 많은 걸 보고 배우고 느끼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정민철 코치는 프로 통산 161승을 기록하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태극마크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지난 1999년 아시아야구선수권에서 주축 투수로 한국의 우승을 이끈 것이 유일한 활약이었다. 2007년 베이징올림픽 예선전에서는 대표팀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랐지만 끝내 최종 승선에는 실패했다. 태극마크에 대한 아쉬운 마음이 누구보다 크다. 그러나 애제자 이태양의 대표팀 승선은 그의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충분했다.
정민철 코치는 "이태양이 올 시즌 보여준 좋은 모습을 유지한다면 대표팀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며 "나는 TV를 보면서 응원할 예정이다. 모든 걸 쏟아붓고 멋지게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제자의 활약을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