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이태원의 음식점 절반은 방송인 홍석천 것이라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오죽하면 홍석천 거리를 만들자는 의견까지 있을까. '마이'로 시작하는 음식점은 홍석천이 운영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거의 틀리지 않는다. '마이타이'를 비롯해 '마이치치스' '마이홍' '마이첼시' 등이 모두 그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다.
그중 홍석천의 대표 가게라고 할 수 있는 타이 음식점 '마이타이'는 입구에 '착한가게' 현판이 달려있는 특별한 곳이다.
예전부터 나눔의 가치에 대한 생각이 확고했던 그는 오랫동안 주변에 도움의 손길을 주고 있던 터였다. 흔치않은 인생사를 자랑하는 만큼 그가 비슷한 처지의 주변인을 생각하는 마음은 각별하기 그지 없다. 또 워낙 알고 있는 사람도 많고 챙겨야할 후배도 많다보니 개인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일을 거절하기 어려웠다는 설명.
그동안 그는 이같은 일을 이제껏 조용히 남모르게 해왔다. 워낙 공개하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인데다가 어차피 하고 있는 일인데 이제 와서 남들에게 드러내는 것도 웃기다고 생각했기 때문.
그러나 어느 순간 이런 생각을 조금은 바꿔야 할 필요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몰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널리 알려져서 나눔의 효과가 커지고 파급력이 생긴다면 이 또한 의미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착한가게'였다. 매달 일정액을 입금하면 나의 노력이 나눔의 현장으로 돌아가도록 도와주는 착한가게의 취지가 마음에 들었다는 것. 하지만 현판 하나 붙이고 통장으로 돈만 붙이면 끝나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
홍석천은 "달라진 건 현판 하나 더 달린건데 굉장히 마음이 쓰이더라고요"라며 "'착한가게'라는 타이틀이 저에게도 커다란 책임을 지워주더군요. '더욱 좋은 가게를 만들어야지' '나도 더욱 좋은 사람이 되어야지' 식으로요"라고 말했다.
가끔 '착한가게'는 '가격도 착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우기는 손님 때문에 난감할 때도 있다는 홍석천은 "그래도 '착한가게'에서 착한 서비스를 받고 돌아가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으니 많이 드시고 가라"며 웃었다.
JTBC '마녀사냥', E채널 '용감한 기자들', KBS W '애프터스쿨의 뷰티바이블2' 등 각종 프로그램의 패널로, 강연자로, 그리고 사업가로 정신없이 바쁜 그였지만 인터뷰를 하는 중간중간 사인을 요구하거나 사진을 함께 찍어달라는 손님들의 요구를 단 한 번도 물리치지 않았다. 미간 한 번 찡그리지 않고 활짝 웃는 낯으로 그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착한가게' '착한 홍석천'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