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역 사거리에 위치한 '아이리움 안과'는 보통 안과와는 다르다. 바로 병원 수익의 일부를 기부하는 '착한 병원'이기 때문.
강성용·최진영·김은경·하병진 등 네명의 원장이 함께하는 아이리움 안과는 각자 같은 병원에서 일했거나 같은 학교를 나온 인연으로 한 병원에 모였다.
네명 모두 비슷한 나이대에 또래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 만큼 말도 잘 통하고 생각도 비슷해 좋은 점이 많다고 자랑하는 김은경 원장은 네명 중 단 한명이라도 반대의사를 표했으면 기부나 어려운 사람 돕는 일이 어려웠을 텐데 다행스럽게도 그런 일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고 웃었다.
모두 한마음으로 어떻게하면 보다 밝은 사회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는 것.
김은경 원장은 "사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며 "그전에는 나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내 아이와 그 아이가 사는 세상이 조금 더 나아지는 방향을 생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아이리움 안과는 2011년부터 안과의료봉사단체인 비전 케어에서 봉사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의사가 할 수 있는 일이 진료만 있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미치면서 기부의 범위를 더욱 넓혔다. 2013년에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사람들을 선별해 무료로 교정수술을 실시했다.
원래 한달에 한번씩 생일을 맞이하는 직원에게는 케이크와 선물도 했는데, 언젠가부터는 그 대신 직원의 이름으로 사랑의 열매에 일정액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바꿨다. 행여 직원들이 선물이나 케이크를 받지 못한다고 서운해할까봐 걱정도 했지만 그보다는 다들 자신의 이름으로 기부를 한다는 사실에 더욱 행복해했단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도 마찬가지다. 아이리움 안과가 '착한 병원'이기 때문에 자신이 진료를 받거나 수술을 하게 되면 일정액이 사회에 '저절로' 기부된다는 사실에 더욱 뿌듯하고 감사해한다는 설명이다.
김은경 원장은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기부한다는 건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기에 남 몰래 하는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많이 알려져서 더 많은 사람들이 동참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은 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며 "작지만 모이면 큰 일을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나만 잘사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 다 행복한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고 말했다.
유아정 기자 poroly@joongang.co.kr
◇ 착한가게란?
중소규모의 자영업에 종사하며 매출의 일정 액수를 기부해 나눔을 실천하는 모든 가게를 뜻합니다. 매월 3만원 이상 또는 수익의 일정액을 매달 꾸준히 나누어 주시면 됩니다. 2005년부터 시작해 올해 7월말 기준으로 7378개의 가게가 참여했습니다. 착한가게에 동참하면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현판을 달아주고, 해당 업소의 소식을 온·오프라인 소식지에 실어드립니다. 가입 문의 전화 080-890-1212, 홈페이지 http://store.che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