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배우보다 다소 늦게 연기에 도전(2011년)한 김성균은 데뷔작('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이웃사람'(12)과 '화이: 괴물을 삼킨 아이'(13)에선 보기만해도 등골이 서늘해지는 연쇄살인마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박수 무당 역할로 반전 매력을 뽐낸다.
지난 23일 개봉한 '우리는 형제입니다'에서 김성균은 어린 시절 가족과 헤어진 후 계룡산 보살을 만나 무속인의 길을 걷는 하연 역을 맡았다. 진짜 무속인에게 "신내림 받아도 될 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었을만큼 캐릭터를 100%로 흡수했다. 그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길을 지나다닐 때 사람들이 내 이름을 부르거나, 내 얼굴이 붙은 포스터를 보면 아직도 신기하다"며 얼굴을 붉혔다.
-극중 하연은 신경질적인데, 실제 성격은 어떤가.
"비슷하지 않다. 하연과 달리 굉장히 소심하고 소극적이다. 우유부단하기도 하고 낯도 많이 가린다."
-실제로 점이나 사주를 본 적이 있나.
"연극배우 시절 지금의 와이프와 대학로에서 사주와 궁합을 봤다. 그때는 연극만 하고 있었는데, 사주를 봐주시는 분이 '방송이나 영화 쪽으로 가면 잘 풀릴거다'라고 했다. 대학로 연극배우에게 듣기 좋으라고 한 소리일 수 있지만 결국에는 잘 되서 좋다.(웃음)"
-코믹한 연기가 더 소화하기 쉬울 거 같다.
"아니다. 코믹연기가 정말 어려운 거 같다. '웃긴 장면인데 관객들이 안 웃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많고 두려움도 크다. 예능에 출연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나왔던 '런닝맨'에서도 진웅이 형은 이것저것 열심히 하는데, 난 정말 아무것도 못했다."
-의외다. '런닝맨'에서 굉장히 재미있었는데.
"진웅이 형이 재밌어서 그런 거다.(웃음) 집에서 보니 재밌긴 하더라. 소주를 마시며 다시보기로 또 보기도 했다. (다시보기 가격이) 1000원이나 하더라. 깜짝 놀랐다."
-영화 속에서 애드리브도 많이 했나.
"애드리브를 잘 못한다. 1년에 한 두 번 정도 하나?(웃음) '아 이거다! 싶은 정도로 확실한 것만 한다."
-캐틱터의 색깔이 일상에서도 영향을 끼칠 거 같다.
"어두운 연기나 악역을 할 때는 연기를 하지 않을 때도 표정이 나도 모르게 어두워지더라. 엘리베이터 안에서 눈을 무섭게 치켜뜨게 되기도 한다. '응답하라 1994' 촬영을 할 때는 대학생 역을 맡아서 그런지 스스로 어려지는 느낌이었다."
-조진웅과는 벌써 다섯 작품째 호흡을 맞춘다. 이제 눈빛만 봐도 통하지 않나.
"진웅이형은 항상 눈빛으로 무언가를 말하는 사람이다. 호흡은 말할 것도 없고, 도움도 많이 받는다. 시사회 때도 말했지만, 형이랑 '술코드'부터 '식성'까지 잘 맞는다."
-옆에서 본 조진웅은 어떤 사람인가.
"큰 덩치와 달리 굉장히 감성적이고 여린 사람이다. 눈물도 정말 많다. 스태프와 일 이야기를 하면서도 많이 운다. 그리고 형이 울기 시작하면 다 운다."
-극중 김영애와 엄마와 아들로 호흡을 맞춘 소감은.
"이런 말이 실례가 될 수 있는데, 김영애 선배님은 정말정말 사랑스러운 분이시다. 말씀하시는 거나 생각하시는 것도 굉장히 소녀 같으신 분이다. 나중에 꼭 다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추고 싶다. 연륜과 나이가 있는 배우임에도 현장에 일찍 오셔서 다른 배우들을 챙겨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