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의 코칭스태프 발표가 12월 중순까지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늦어지는 코치 인선 때문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적합한 인재를 놓치지 않으려는 이종운(48) 롯데 신임 감독의 노력으로 빗어진 지연이다. '신속'보다 '정확'이 중요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일이다.
이미 알려진 대로 롯데는 1군 코치의 선임을 완료된 상태다. 공식 발표는 아니었지만 지난달 29일 납회식에선 이용훈(37) 재활군 코치 등 6명의 신임 코치진이 소개되기도 했다. 마무리캠프를 지휘한 김민호(53) 전 2군 타격코치가 수석 코치로 내정되는 등 보직도 대부분 정해졌다. 구단 측도 "2군과 육성군에서 3명 정도의 자리만 채우면 된다"고 전했다.
코칭스태프 공식 발표가 늦어지고 있는 이유는 1군에서 타격을 지도할 코치 한 명의 영입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종운 감독이 간절히 원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구단이 더 많은 코치의 충원을 약속한 상황이기 때문에 추가로 필요한 인물을 얻기 위한 이 감독의 구애가 계속되고 있다. 모든 코칭스태프 인선에 관한 발표를 일괄적으로 하려 했기에 그 '히든 코치'의 1군행이 확정될 때까지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종운 감독은 "타격 코치로 꼭 와줬으면 하는 분이 있는데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것 같다.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믿는 만큼 좀 더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다"고 전했다. 사령탑으로 선임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코칭스태프 인선조차 다 하지 못했다'는 따가운 시선도 있지만 포기할 수 없는 인물이기에 중요한 것을 좇아 모든 것을 결과로 보여주겠다는 생각이다.
아직 채워지지 않은 3명의 코치 선임도 서두를 생각은 없다. 김민호 코치의 지휘 아래 마무리 훈련이 잘 끝났고, 비활동기간이기에 당장은 급하지 않다는 것이 이 감독의 생각이다. 그는 "코치 선임이 늦어지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나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런 시선 때문에 인사 같은 중요한 일을 대충 할 수는 없다. 더 많이 찾고, 기다리다 보니까 좋은 분들과 함께할 기회가 생기더라"고 말했다.
육성 팀의 리빌딩을 도모하고 있는 롯데에 1·2군 사이의 소통는 매우 중요하다. 이종운 감독도 "1군과 2군이 따로가 아닌 하나의 팀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전했다. 그만큼 이종운 감독의 의중을 잘 이해하고 실천해 줄 수 있는 코치들이 필요하다. 구색만 갖추는 것보다 한 명이라도 적합한 인물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유능한 코치진 영입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프로에서의 경력이 많지 않은 이 감독의 인력풀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새 사령탑이 선임된 팀들 중 대부분이 이름값 있는 코치진을 영입하며 전력 강화를 기대케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현재 롯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사령탑이 중심을 잡고 팀을 확실하게 장악하는 부분이다. 전력과 전술을 활용해 성적을 내는 것은 감독의 영향력이 발휘된 다음에나 가능하다. 롯데는 이미 사공이 많아 갈 길을 못 잡던 시기를 겪었다. 감독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코치진 영입은 '빠르게 유명한' 코치를 선임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