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리메라리가 새로운 득점왕에 도전하는 네이마르 - 수아레즈 - 벤제마 ] 인간계 3인방이 7년 만에 신(神)의 영역을 탐하고 있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 피치치(득점왕)에 도전장을 낸 네이마르(24), 루이스 수아레스(29·이상 바르셀로나), 카림 벤제마(29·레알 마드리드)의 얘기다.
스페인어로 '작은 오리'를 뜻하는 피치치는 1910년대를 풍미한 아틀레틱 빌바오의 전설적인 스트라이커 라파엘 모레노의 별명에서 유래됐다.
지금까지 프리메라가 최고 골잡이 자리는 '축구의 신'이고 불리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와 리오넬 메시(29·바르셀로나)가 양분했다.
호날두(2010-2011·2013-2014·2014-2015시즌)와 메시(2009-2010·2011-2012·2012-2013시즌)는 지난 6년간 각 3번씩 피치치를 나눠 가졌다. 그런데 올 시즌 반환점을 돈 현재 프리메라리가 골잡이 경쟁엔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메시(10골)가 최근 부상으로 주춤하면서 독주가 예상됐던 호날두(16골)에 수아레스(18골)-네이마르(16골)--벤제마(16골)가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는 자고 일어나면 득점 선두가 바뀌고 있다. 정규리그 20라운드가 벌어진 18일(한국시간)이 대표적인 경우다.
호날두와 벤제마는 이날 스포르팅 히혼(5-1승)전에서 나란히 2골씩 터뜨렸다. 리그 15·16호골을 기록한 호날두와 벤제마는 15골이었던 네이마르와 수아레스를 제치고 득점 공동 선두에 등극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레알 마드리드보다 4시간30분 뒤 선두는 다시 바뀌었다. 바르셀로나가 이날 레알 마드리드보다 경기를 늦게 치뤘기 때문이다.
수아레스는 아틀레틱 빌바오전(6-0승)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했고 네이마르와 메시는 각각 1골씩 넣었다. 3골을 몰아친 수아레스는 곧바로 득점 1위로 뛰어올랐다. 네이마르도 16번째 골을 기록하며 호날두 벤제마와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새로운 피치치의 등장 가능성은 높다.
가장 유력한 인물은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수아레스다. 지난 시즌 중앙과 오른쪽 측면을 오갔던 그는 올 시즌엔 전 경기를 중앙 공격수로 출전하고 있다.
숏패스 비율이 90%에 육박하는 바르셀로나의 전술 특성을 고려하면 양 측면의 메시-네이마르보다 득점 찬스 빈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는 수치가 증명한다.
지난 시즌 16골14도움을 기록했던 수아레스는 올 시즌 현재 18골6도움을 기록 중이다. 포지션이 바뀌면서 도움은 현저히 줄었고 득점은 이미 지난 시즌 기록을 넘어섰다.
네이마르와 벤제마는 복병이다.
지난 시즌 22골9도움을 기록한 네이마르는 올 시즌도 벌써 9도움(16골)을 올리고 있다. 득점 만큼이나 도움에도 치중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골 욕심을 부리는 건 쉽지 않다. 벤제마 역시 호날두와 베일 위주의 전술에서 득점 기회를 독식하는 건 쉽지 않다.
지난 시즌 48골을 터뜨렸던 호날두는 라파엘 베니테즈 전임 감독이 펼친 베일 위주의 팀 전술 변화 맞물려 주춤했다.
하지만 지네딘 지단 신임 감독의 부임으로 호날두의 공격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기 때문에 수아레스와 막판까지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메시 역시 몰아치기에 능해 언제든지 득점왕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은 "호날두가 2골을 넣자 수아레스는 해트트릭으로 화답했다"며 흥미로운 대결을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