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방송된 MBC '무한도전'에서는 할리우드를 대표하는 잭 블랙이 출연해 멤버들과 어울렸다.
이날 잭 블랙은 등장과 동시에 예능감을 발동시켰다. 음악에 맞춰 코믹댄스를 추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한바탕 놀고 난 후 '원 모어'라는 말에 다시 몸을 흔들었다.
흥미로운 장면은 지금부터. 정준하는 본격적으로 춤을 추기 위해 일일 통역사로 나온 샘 해밍턴에게 자신이 입고 있던 코트를 건넸다. 뭐라고 말을 하는지 들리진 않지만 별 말 없이 옷을 건네보인다. 이후 흥에 겨운 정준하는 무아지경 댄스로 잭 블랙에게 다가갔다.
이때 유재석은 스텝을 밟으며 샘 해밍턴에게 다가왔다. 그가 들고 있던 정준하의 코트를 낚아 채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전달했다. 제작진 누군가에게 옷을 준 것이다. 두 손이 자유로워진 샘 해밍턴은 조금 더 밝은 얼굴로 박수를 치며 어울렸다.
별거 아니지만 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장면이었다. 과거 매니저 출신인 정준하는 이날 샘 해밍턴의 롤을 누구보다 이해하기 쉬웠을 터. 그러나 그의 무관심은 내색하진 않았지만 샘 해밍턴에겐 어떠한 생각을 들게 했을 것이다. 물론 정준하가 욕 먹어 마땅한 건 아니다. 조금 무관심했을 뿐이지 큰 죄를 저지른건 아니다. 예능이다보니 예능으로 넘어갈 수 있는 몇 초 였을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
반면 유재석은 그 찰나에게 또 한 번 배려하는 모습으로 '역시'라는 찬사를 받았다. 시끄러운 음악이 쿵쾅거리고 정신없이 춤을 추는 멤버들 사이에도 눈빛은 샘 해밍턴을 향했다. 그 잠깐이라도 샘 해밍턴을 위하는 마음으로 재빨리 손을 자유롭게 해줬다. 그동안 유재석의 선행은 많이 알려졌다. 선·후배나 동료들의 인터뷰만 찾아봐도 유재석의 칭찬일색이다. 이번에도 작은 배려가 '국민 MC' 유재석을 더욱 빛나게 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 그의 본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