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미국프로농구(NBA)를 풍미했던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38·LA 레이커스)가 14일(한국시간) 정든 코트를 떠났다. 그리고 같은 날 스테판 커리(28·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는 팀의 역대 단일 시즌 최다승(73승) 신기록 달성을 이끌며 NBA의 새로운 전설로 등극했다.
브라이언트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스테이플스센터에서 열린 2015~2016 NBA 정규 리그 최종전 유타 재즈와의 홈 경기를 끝으로 은퇴했다. 이날 42분을 뛰며 60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한 브라이언트는 팀의 101-96 역전승을 이끌며 자신의 마지막 경기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의 환호에 보답했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53)의 후계자로 불린 브라이언트는 지난 1996~1997시즌 레이커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줄곧 한 팀에서 뛰며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 '공룡 센터' 샤킬 오닐(44)과 함께 레이커스를 3연속 우승으로 이끄는 등 팀을 통산 5차례 챔피언의 자리에 올려 놓았고, 개인 성적에서도 정규 리그 최우수선수(MVP) 1회, 파이널 MVP 2회, 득점왕 2회를 차지해 자타가 공인하는 슈퍼스타로 우뚝 섰다.
하지만 2013~2014시즌 무릎 부상, 2014~2015시즌 어깨 수술로 인해 시즌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며 은퇴설이 고개를 들었다. 부상에 시달리는 와중에도 2014년 12월 조던이 세운 역대 득점 3위 기록(3만2292점)을 경신했지만 은퇴설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결국 브라이언트는 지난 시즌이 끝난 뒤 "2015~2016시즌을 마치고 은퇴하겠다"고 선언했다.
선수 생활 마지막 시즌, 변함없는 사랑을 받으며 코트를 누빈 브라이언트는 자신의 고별전이 된 이날 재즈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는 팀 동료들의 아낌없는 지원 속에서 올 시즌 자신의 개인 최다 득점 기록인 60득점을 올렸고, 서부지구 최하위인 레이커스의 최종전을 짜릿한 역전승으로 이끈 뒤 코트를 영원히 떠났다.
경기가 끝난 뒤 "벌써 20년이나 지났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고 뒤돌아 본 브라이언트는 자신의 별명인 '블랙 맘바(코브라)'를 빗대 "맘바 아웃"이라는 말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전설에 마침표를 찍었다.
브라이언트가 코트를 떠나는 순간, 같은 시간 오클랜드의 오라클 아레나에서는 새로운 전설이 탄생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역대 단일 시즌 최다승 신기록을 이끈 커리가 그 주인공이었다. 커리는 멤피스 그리즐리스와의 경기에서 3점슛 10개 포함 46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125-104 승리를 이끌었다. 골든스테이트는 이날 거둔 승리로 올 시즌 73승9패를 기록, 지난 1995~1996시즌 조던이 이끌던 시카고 불스가 기록한 역대 단일 시즌 최다승(72승10패) 기록을 뛰어 넘었다.
커리는 특히 이날 NBA 역사상 최초로 한 시즌에 3점슛을 400개 이상 터뜨린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이전 경기까지 3점슛 392개를 기록 중이던 커리는 이날 10개를 추가하며 총 402개로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2년 연속 정규 리그 최우수선수(MVP)상을 사실상 확정짓는 기록이자, 커리를 NBA의 새로운 전설로 만든 대기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