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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 메이트' 애경 이름으로 팔고선…사과 '모르쇠', 불매운동 '앞장'


정부 발표에 따르면 애경의 가습기 메이트를 사용하다 피해를 입은 소비자는 3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중 사망자도 20~30명에 달한다. 70여 명의 사망자를 방생시킨 옥시 다음으로 피해자가 많은 셈이다.

하지만 애경에서 판매한 가습기 메이트를 이용한 피해자들은 정부가 실시한 실태조사 판정에서 대부분 3~4등급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분류돼 보상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옥시 제품을 사용하다 1~2등급의 피해자로 분류된 이들이 병원 치료를 무료로 받은 것과는 달리 애경 제품을 사용하다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모두 개인 부담으로 고통을 짊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애경은 현재까지 피해자 가족들에게 단 한 차례의 사과는 물론 보상도 하고 있지 않아 공분을 사고 있다.

애경은 문제가 된 제품은 SK케미칼 측에서 제조했고 애경은 판매만 했기 때문에 사과를 할 필요도 없고 책임을 질 필요도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피해자 측은 "애경의 로고가 붙은 제품을 팔아놓고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만 말한다"며 "제품을 유통해 돈은 벌어 놓고 책임은 나몰라라 하는 살인 기업으로 옥시와 전혀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구상금도 못 낸다"

애경은 구상금을 놓고도 정부와 끝까지 법적으로 다퉈보겠다는 생각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애경은 정부와 구상금 청구소송을 진행 중이다.

구상금은 정부가 피해자에게 장례비나 치료비를 먼저 지원한 뒤 가해기업으로부터 해당 금액을 징수하는 것이다. 애경의 구상금액은 8억5700만원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애경은 구상권 청구소송(답변서)에서 '책임이 없다. 소송의 결과에 따르겠다'는 취지의 변론만 펴고 있다"며 "구상금을 내겠다는 것은 도의적인 것보다는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가 강해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애경 관계자는 "우리는 문제가 된 제품의 판매만 담당했다"며 책임이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와 법원의 판결을 기다려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애경처럼 유통만 담당했던 다이소가 이미 정부의 구상금 요구를 받아들여 제조업체인 산도깨비와 함께 해당액 1200만원을 전액 지급한 것과 대조된다. 다이소와 산도깨비도 애경의 가습기 메이트와 동일한 CMIT와 MIT가 함유된 제품(가습기 퍼니셔)을 제조·판매했다.
 
옥시 불매운동엔 앞장

애경은 사과는 뒷전인 반면 경쟁사인 옥시 제품의 불매운동에는 적극 앞장서고 있다.

최근 대형마트를 비롯해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등이 옥시 관련 제품의 불매 운동에 나서자 이에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실제 지난 6일을 기점으로 계열사인 AK백화점에서 옥시 관련 제품을 진열대에서 빼기 시작했다. 온라인몰인 AK몰에서도 옥시 관련 제품의 판매를 모두 중단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자신들이 판매한 제품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고 같은 사건에 연루된 경쟁사의 제품 불매운동에만 앞장선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애경은 옥시처럼 위생용품, 세제, 탈취제 등 생활용품과 치약, 샴푸 등 뷰티·헬스케어 제품을 생산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경은 다른 가습기 제조·유통업체들과 달리 사과는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제조사인 SK케미칼에만 책임을 넘길 것이 아니라 애경의 로고를 달고 제품이 판매된 만큼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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