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팀'이 유럽 강호와 원정 2연전을 통해 배운 것들을 발판 삼아 2018 러시아월드컵을 향해 간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0위인 한국 대표팀은 세계적인 강호 스페인(FIFA 랭킹 6위)과 체코(FIFA랭킹 30위)와의 맞대결을 치르며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대비한 교훈을 얻었다. 무엇보다 스페인에 5점 차로 대패한 뒤, 무너진 멘틀을 빠르게 수습하는 법을 배운 점이 가장 큰 수확이다.
한국은 스페인과 평가전에서 크고 작은 수비 실수와 집중력 부족으로 1-6으로 패배했다. 전반 30분 다비스 실바(30·맨체스터 시티)에 선제골을 내준 뒤 채 2분도 되지 않아 추가골을 허용했다. 개인 기량이나 조직력 면에서 모두 부족했다.
특히 세계적 강팀 스페인을 상대로 주눅된 모습이 역력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렇게까지 (큰 점수 차로) 질 줄 몰랐다"며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영국 매체는 "우리 선수가 빈 골대에 공을 넣었다"며 비아냥거렸다.
하지만 슈틸리케팀은 무너지지 않았다. 스페인전 참패 뒤 슈틸리케팀은 곧바로 '위닝 멘털리티(Winning mentality·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를 회복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체코와 경기에 앞서 가진 미팅에서 "우리는 오늘 다시 시작하는 거야"라고 외쳤다.
그리고 나흘 만에 체코를 상대로 바닥까지 떨어진 멘틀을 곧추세웠다.
하나로 묶인 '태극전사'들은 체코를 자극하며 시종 유리하게 경기를 풀어나갔다. 결국 2-1 승리를 쟁취했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이 스페인전 이후 정신적으로 100% 회복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점이 중요하다. 체코전 승리로 월드컵 최종예선까지 좋은 분위기를 가져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만약 한국 대표팀이 스페인에 이어 2연패를 당했다면 오는 9월 시작되는 월드컵 최종예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대표팀은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이란, 우즈베키스탄, 중국, 카타르, 시리아와 경쟁한다.
2연패 악몽을 꿨다면 당연히 흐름과 분위기에서 쳐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경기력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슈틸리케 감독은 빠른 시일 내에 멘틀을 수습하는 것에 집중했다.
월드컵 최종예선은 1·2차전이 4~5일 간격으로 열린다. 한국은 9월 1일 중국과 1차전을 치른 뒤 5일 뒤인 6일 시리아와 2차전을 벌인다.
시리아와 3차전은 10월 6일, 이란과 4차전은 11일로 예정돼 있다. 만에 하나 대패를 당했을 때는 다음 경기를 위해 짧은 시간 안에 정신력을 추슬러 승리하는 능력이 필수다. 이번 유럽 2연전을 통해 이 훈련은 확실히 할 수 있었다.
또 월드컵 예선에서 K리거들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유럽파'들은 고전했지만, 주세종(26·FC 서울)과 이재성(24·전북 현대) 등 K리거들의 수준급 활약은 한국의 월드컵 본선행 전망을 밝히기에 충분했다.
한편 슈틸리케호는 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해산한 뒤 오는 9월 시작되는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준비에 돌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