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한국시간) 프랑스에서 개막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 16강 대진이 확정됐다. 16강전은 25일 스위스와 폴란드가 스타트를 끊는다. 이어 26일에는 웨일스-북아일랜드, 크로아티아-포르투갈, 프랑스-아일랜드가 차례로 격돌하며 독일-슬로바키아, 헝가리-벨기에전은 27일 열린다. 16강 일정은 28일 이탈리아-스페인, 잉글랜드-아이슬란드전을 끝으로 마감된다.
사실 이번 대회 조별 라운드는 '흥미가 떨어진다'는 혹평에 시달렸다. 참가국을 16개국에서 24개국으로 확대하면서 6개조 3위 상위 4팀도 16강에 오를 수 있게 한 규정 탓이다. 비교적 전력이 떨어지는 팀들은 극단적 수비 축구로 3위를 노렸다.
하지만 더 이상 노골적인 '잠그기'는 용납되지 않는다. 단판 승부로 팀 운명이 결정되는 토너먼트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맞대결의 연속이다.
특히 대진표 우측에 '우승 후보'들이 대거 몰려 있다. 이들은 16강을 통과해도 8강, 4강에서 우승권 팀들과 차례로 만날 확률이 높다.
16강전 최고 '빅매치'는 이탈리아-스페인전이다. 이들은 지난 유로 2012 결승에서 충돌했다. 당시엔 스페인이 4-0 완승으로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4년이 흐른 지금은 다르다. 스페인은 D조 마지막 경기서 크로아티아에 1-2로 져 2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이탈리아는 벨기에와 스웨덴을 각각 2-0, 1-0으로 제압해 '빗장수비'의 위용을 과시했다. 이들은 이겨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8강에선 독일을, 4강에선 잉글랜드-프랑스전 승자와 마주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대진표 왼쪽은 비교적 여유롭다. 축구 전문가들은 '황금 세대'를 자랑하는 벨기에 그리고 루카 모드리치(31·레알 마드리드)가 버티고 있는 크로아티아를 강팀으로 꼽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의 포르투갈을 상대한다. 호날두는 조별 라운드 내내 부진했으나 23일 헝가리전서 2골을 폭발시켜 예열을 마쳤다.
'돌풍'의 팀 헝가리와 아이슬란드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헝가리는 44년 만에 오른 유로에서 F조 1위로 조별 라운드를 통과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아이슬란드도 자국 역사상 처음 진출한 유로에서 16강까지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헤이미르 할그림손(49) 아이슬란드 감독은 23일 16강을 확정한 뒤 "오늘을 국가 공휴일로 지정해야 할지도 모르겠다"며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