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31일 왼손 스윙맨 고효준(33)을 내주고 오른손 선발투수 임준혁(32)을 받는 1 대 1 트레이드를 KIA와 진행했다. 이로써 SK는 2012년부터 5년 연속 트레이드 시장에 뛰어들며 선수단에 변화를 주고 있다. 10개 구단 중 5년 연속 시즌 개막 이후 데드라인인 7월 31일까지 트레이드를 한 구단은 넥센과 SK 둘뿐이다.
선발투수가 필요했다. SK는 에이스 김광현이 팔꿈치 통증을 이유로 7월 3일 1군 엔트리에서 빠진 뒤 선발 로테이션이 꼬였다. 개막 후 77경기까지 SK의 선발 평균 자책점이 리그 2위(4.28)였다. 하지만 김광현의 이탈 후 치른 20경기에선 6위(6.07)까지 떨어졌다.
원투펀치 역할을 맡고 있는 외국인 투수 켈리(1승1패 평균자책점 2.67)와 윤희상(2승2패 평균자책점 4.45)을 제외하면 사실상 선발진이 붕괴 직전이다. 4선발 박종훈은 최근 4경기 평균자책점이 10.06이다.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라라도 선발로 나선 2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무엇보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중간계투로 오래 뛰어 조심스럽게 투구 수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다. 한 차례 통증이 왔던 팔꿈치도 위험 요소다.
김용희 SK 감독이 "켈리와 윤희상이 나오는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다. 선발 세 자리가 모두 불안하다.
좀처럼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임시 선발을 맡았던 김태훈(1패 평균자책점 18.00)과 김주한(1패 평균자책점 20.25)은 모두 부진했다. SK는 2군에서 선발투수를 올리지 않고 불펜에서 선수를 빼 선발로 돌리고 있다. 김 감독은 "1, 2군의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불펜마저 얇아지는 악순환을 부른다. 선발투수가 필요하다. SK는 줄곧 선발로 기용한 문승원을 최근 불펜으로 전환했다. 켈리-윤희상-라라-박종훈으로 계속 선발진을 꾸리더라도 5선발이 공석이다. 선발로 뛰며 지난해 9승을 기록한 임준혁이 좋은 대한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임준혁에겐 귀향 트레이드다. 2003년 인천 동산고를 졸업한 임준혁은 그해 신인 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지명을 받아 KIA 유니폼을 입었다. 통산 성적은 18승18패 평균자책점 5.18이다. 지난해에는 9승6패 평균자책점 4.10으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기도 했다. 올 시즌에는 1군 6경기에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10.00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퓨처스리그 기록이 3승 평균자책점 3.08이다.
민경삼 SK 단장은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고효준이 스스로 트레이드 요청을 했다. 몇몇 팀과 트레이드 시도를 해 봤지만 잘 안 됐다. 어제(7월 30일) 얘기를 하다가 진행이 됐다"고 말했다. SK와 KIA는 29일부터 인천에서 3연전을 치르고 있다. 민 단장은 "여름이 되니 선발투수가 지친다. 대형 트레이드는 아니지만 임준혁이 2군에서 잘했고, 선발 경험도 있다. 공교롭게도 인천 출신이고, 고교 시절에 송은범(한화)과 배터리를 하던 선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