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가 형제의 난이 마침내 종식됐다. 형 박삼구 금호아시나아그룹 회장과 동생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형사고소와 상표권 분쟁 등 양측에 걸려있는 소송을 모두 취하하고 각자의 길을 가기로 했다. 2009년 경영권 분쟁 이후 7년 만이다.
11일 재계에 따른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 10일 아시아나항공 이사진을 상대로 서울남부지검에 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사건과 박삼구 회장, 기옥 전 대표이사를 상대로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한 기업어음(CP) 부당지원 손해배상 청구소송 등 2건의 소송을 취하했다. 상표권 소송도 양측이 원만하게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금호석유화학은 11일 "글로벌 경제상황과 경쟁 여건의 불확실성과 불안으로 한국경제를 위태롭게 하고 있고 있다"며 "금호석유화학은 주주와 시장의 가치를 추구했으나 결과적으로 경제주체 간의 갈등과 국내 제도와 정서상의 한계 등으로 서로의 생사 앞에서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고소 취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당사는 스스로의 가치를 제고하고 주주에게 이익을 되돌려주는 기업 본연의 목적에 더욱 집중하고자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모든 송사를 내려놓고 각자의 갈길을 가기로 결정했다"며 "금호아시아나그룹도 하루 빨리 정상화돼 주주와 임직원, 국가경제에 보다 더 기여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했다.
이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석유화학의 모든 소송 취하에 대해 존중하고 고맙게 생각한다"며 "그동안 국민들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하고, 이번 일을 계기로 양 그룹 간 화해로 국가 경제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로써 2009년 경영권 분쟁으로 촉발된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의 형제 간 싸움도 7년 만에 끝나게 됐다. 두 형제는 2009년 대우건설·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 부실 문제를 들어 갈등을 빚었고 2010년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분리됐다. 현재 양측은 독자 경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