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측은 검찰의 7일 출석 요구에 대해 고령과 건강상태를 이유로 방문조사를 요청했다. 사실상 검찰의 소환 여부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인 셈이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5일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검찰 출석요구사항을 드렸지만 본인이 고령인데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출석이 어려워 방문조사를 해줬으면 하는 의견을 피력했다"며 "이에 현재 총괄회장의 주치의와 협의 중에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앞서 신 총괄회장에 대해 조사 방식에 대해 논의를 거쳐 소환으로 가닥을 잡았다. 검찰은 애초 신 총괄회장이 고령인데다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했지만 지난 1월 검찰에 출석해 조사받은 적이 있어 출석요구를 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했다.
하지만 신 총괄회장이 출석이 어렵다고 밝혀 검찰과 신 총괄회장의 법률대리인과 협의해 방문조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차명으로 보유하고 있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6.2%를 사실혼 관계에 있는 서미경씨와 그의 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에게 넘겨주는 과정에서 6000억원의 탈세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검찰은 신 총괄회장이 롯데그룹 정책본부를 거쳐 홍콩·싱가포르·미국 등에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고 시가가 아닌 액면가로 일본 롯데홀딩스 주식을 거래한 사실을 파악했다.
이외에도 신 총괄회장이 롯데시네마가 운영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 매장이 일감을 서씨가 보유한 회사에 몰아주며 780억원을 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소진세 그룹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번 주 주 중으로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등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뒤 추석 연휴 이후 신동빈 회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조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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