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Ace)'라는 단어는 모든 투수에게 허락되지 않는다. 팀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압도적인 실력과 상대를 누를 수 있는 위압감이 있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엑토르 노에시(29·등록명 헥터)를 'KIA의 에이스'라는 칭호없이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팀이 위기에 빠진 순간 완벽한 호투를 펼치며 승리를 이끌었다.
헥터는 지난 2일 광주에서 열린 kt전에서 9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묵직한 직구와 변화구를 섞어던지며 삼진은 9개를 뽑아냈다. 헥터가 마운드를 책임진 KIA는 이날 kt를 3-1로 제압했다. 3연패에서 탈출하며 6위 SK와 격차를 벌렸고, 지난 5일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지었다. '에이스'는 팀이 연패에 빠졌을 때 끊어내는 역할을 해야 한다. 헥터는 자신의 임무를 완벽하게 완수하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헥터는 현재 KBO리그 최고 연봉 외국인이다. KIA는 메이저리그 선발 출신 헥터를 데려오기 위해 170만 달러(약 19억원)을 투자했다. 기대에 부응했다. 팀의 에이스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며 KIA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헥터의 장점은 '꾸준함'이다. 그는 올해 부상없이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켰다. 이닝 소화능력은 리그 최고를 자랑한다. 이날 완투승을 따낸 그는 15승과 200이닝을 동시에 달성했다. 일간스포츠는 10월 첫째주 조아제약 MVP(상금 50만원)로 헥터를 선정했다.
- 올해 마지막 주간 MVP의 주인공이 됐다.
"올해 마지막 수상자라니 영광이다. 미국에서 비슷한 상을 받은 적이 있다. 정확한 날짜와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한국에선 처음 상을 받는데 기분이 남다르다. 주위 동료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 목표한 200이닝((206⅔이닝) 돌파에 성공했다. 꾸준함의 비결이 무엇인가.
"특별한 비결은 없다. 꾸준함이 꾸준함을 만드는 것 같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러닝과 웨이트를 빼먹지 않는다. 러닝은 투수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래 버틸 수 있는 원동력으로 보면 될 것 같다."
- KBO리그를 처음 경험했는데,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딱히 힘들었던 점은 없다. 구단의 배려, 동료의 도움으로 어려움 없이 지낸 것 같다. 한국 생활에 만족한다. 통역(김신욱 씨)이 많이 도와줬다."
-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는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임하는 각오는.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해 기쁘다. 그러나 그 경기라고 해서 특별히 각오가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이번 시즌 늘 했던 것처럼 똑같은 마인드로 경기를 준비하겠다."
- 재계약에 대한 의지가 궁금하다.
"아직 시즌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내년에 대해 말하는 건 시기적으로 조금 이른 것 같다. 당장 내일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것 아닌가. 현재에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