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48) FC 서울 감독은 '1%의 가능성'을 노리고 있다. 반면 최강희(57) 전북 현대 감독은 '1%의 희망도 없다'고 확신했다.
서울과 전북은 1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1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4강 2차전을 펼친다. 지난달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4강 1차전에서 전북이 4-1 대승을 거뒀다. 또 올 시즌 K리그 클래식(1부리그)과 ACL을 합쳐 전북은 서울을 상대로 4전 전승을 기록했다. 따라서 대부분의 전문가와 팬들은 이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전북의 ACL 결승행이 확실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전망에 황 감독은 고개를 저었다. 황 감독은 기적을 바라보고 있다.
경기 하루 전인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황 감독은 "90분 안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것이 축구다"며 "1%의 가능성이 있다. 끝까지 해야 한다. 총력전을 펼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 감독은 1%의 가능성만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분명 전북에 허점이 생겼다. 전북은 15일 클래식 34라운드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에 2-3으로 패했다. 올 시즌 33경기 연속 무패 행진(18승15무) 신기록을 세우던 전북이 리그에서 첫 패배를 당한 것이다. 3실점이나 허용했다. 그것도 홈구장에서 당한 패배다. 흐름이 꺾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번 4강 2차전에서 수비의 핵인 최철순(29)이 경고 누적으로 출전할 수 없다. 결승에 진출하기 위해서 3골 차 이상 승리가 필요한 서울이 흔들리는 전북 수비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면 1%의 가능성도 현실이 될 수 있다.
특히 올 시즌 전북과 5번 붙어 5번 모두 지는 것은 서울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황 감독은 "전북에 올 시즌 4번 다 졌다. 이는 서울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며 "우리 홈에서 경기를 한다. 전북의 거친 수비에 효과적으로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면 전북을 많이 괴롭힐 수 있다"고 비장함을 드러냈다.
최 감독은 1%의 기적을 믿지 않았다.
최 감독은 "축구에는 의외성이 있다. 서울은 의외성을 가지고 경기를 해야 한다"며 "하지만 의외성이라는 것은 상대를 잘 모를 때나 나오는 것이다. 시즌 초반에나 의외성을 따져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올 시즌만 해도 서울과 4번 경기를 했다. 서로 장단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서울이 어떻게 나올지 예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 감독은 의외성과 함께 방심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는 "서울에 4번 다 이겼기 때문에 전북 선수들은 심리적으로 자신감이 있다. 그렇다고 우리 선수들이 방심하거나 자만하지는 않는다"며 "모든 면에서 전북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의외성은 1%도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서울의 희망을 꺾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