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추노'(2010) 이후 사라졌던 그 곽정환이 돌아왔다. 지난 12일 종영한 'THE K2'는 화려하고 박진감 넘쳤다. 이야기는 산으로 갔지만 그래도 명장면이 남은 데엔 곽 PD의 공이 컸다.
곽정환 PD는 2005년 KBS 2TV '이 죽일놈의 사랑'의 공동 연출에 이름을 올리며 입봉했다. 이후 '황금사과' '한성별곡' 등의 작품을 연출했지만 크게 빛을 보진 못했다. 그랬던 그가 그야말로 '빵' 터지게 된 계기는 2010년작 '추노'다. '추노'의 성공으로 주연배우 장혁은 이 해 연기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추노'는 영화 같은 영상으로 '브라운관의 스크린화'를 이뤄냈다. 액션신은 화려했고 감정신은 애절했다. '추노'로 곽PD는 단숨에 스타 연출자가 됐다.
그러나 이후의 곽 PD의 행보는 아쉬웠다. '도망자 플랜비'는 참패했고, CJ E&M 이적 후 '추노' PD의 신작으로 관심받았던 '빠스껫볼' 또한 참담한 성적표를 받았다. 올 상반기 방송된 OCN '동네의 영웅'까지, 그렇게 '추노' 곽PD는 사라지는 것만 같았다.
예상치 못하게 안방 시청자의 마음에 '훅' 들어온 것이 바로 'THE K2'다. 'THE K2'는 첫 회부터 영화 뺨치는 드라마로 호평받았다. 준비 기간이 길지 않았지만 그가 만들어낸 퀄리티는 영화 못지 않다는 이야기다. 지창욱의 킹스맨 액션, 임윤아의 라면 댄스, 조성하의 위선적 연설 등 극적인 연출이 가미된 장면들은 방송 후 크게 회자됐다.
곽정환 PD는 산으로 가는 'THE K2'의 키를 잡고 올바른 길로 항해하도록 노력했다. 비록 초반 목적지에 정확히 당도하지는 못했더라도, 그가 이끄는 'THE K2'의 여정은 흥미로웠다.